📚 산에 사는 맛. 김향안作.
산(山)에 사는 맛. 김향안作. 우리가 성북산협(城北山峽)에 자리 잡았을 때는, 굵은 별장과 띄엄 띄엄 몇몇 초가집 있었을 뿐으로 우리는 서울에서 살고 있되 완전히 산에살고 있는것 같았다. 맑은 공기와 수묵의 향기와 흐르는 물소리와 기저귀는 새의 노래 소리는 우리의 젊음의 배가되는 에너지를 불어넣어 주었다. 그러기에 우리는 혜화동 입구에서 보성중학 고개를 넘어 산협에 이르는 2, 30분의 거리를, 또는 삼선교에서 골짜기까지 올라오는 3, 40분의 거리를 항용 날마다 도보로 내왕 하고도 피로한 줄을 몰랐다.집에 있는 날은 산에서 굵은 돌을 주워오고, 앞개울에서 잔돌을 주워 날라 축대를 쌓아 올리고, 밭을 갈아 채소를 심고 정원을 만들어 화초를 가꾸기에 골몰했다. 집 앞에는 두 그루의 은행나무가 서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