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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살다보면 이것저것 고장이 나고 바꾸고 교체하기도 하면서 살아간다. 내 능력으로 해결하면 그나마 다행인데 그러지 못할때는 자꾸만 고민거리가 머리속을 맴돌게 된다. 2023년을 살면서 해야할 일과 하지못하고 내년으로 미룬 일들. 린나이 가스레인지 560*430. 23만. 안방 변기 실리콘 작업. 完 가스레인지 교체. 完 안방티비교체. 55*30만 完 거실티비교체 75* 完 안방변기 수전교체. 完 안방 세면대 연결 파이프교체. 完 앞 베란다 페인트칠. 2024. 봄. 앞 베란다 누수. 2024 봄. 조선낫. 完 마체테 完 예초기 수리. 完 텃밭에 가지 完 토마토 完 케일 完. 死 비트 完. 死 파프리카 完 양배추 完 적양배추 完 수수. 完 옥수수. 完 단호박 完 고추. 청양. 오이. 完 애호박 完 사야할것. ..

수필 2023.12.05

들깨수재비

들깨수재비의 추억. 예전에 검단산에 간부산행을 갔지요. 그리 높지는 않지만 땀을 흘리고 쉬었다가 올라가고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이 안개가 흩어지는 한강의 절경이 참 멋드러졌던 기억. 반대편으로 내려서는 길. 팔당댐 아랫쪽에 산속에 있는 식당에서 함께하던 식사자리. 메뉴는 들깨수재비 였지만 실은 다른 코스요리에 고기와 야채. 그리고 좀 시골스러운 반찬들이 많이 나왔던 걸로 생각되는데 역시 삼겹살은 빠질수없는 화려한 식사를 마칠 즈음에 마지막으로 나온 그날의 주인공 "들깨수재비 " 반공기 정도되는 양. 모두들 후루륵. 들이 마시듯 적은 양으로 조금 더 먹을수없냐는 질문에 준비한게 그것 뿐이라는 대답을 듣고 회식을 마쳤지요. 그리고 남은 미련. 조금더 푸짐한 들깨수재비가 오랫동안 생각이 났어요. 몇일전에 시..

수필 2023.12.03

굿. 전상국 作.

굿. 전상국 作. 그들이 낙동강 전투에서 지구 유행군에게 쫓겨 도망가는 폐잔병이라는 것이 여기저기 숨어 다니며 뭔가 숙덕거리기 시작한 어른들의 입을 통해 알려졌다. 그때부터 난리가 터진 지 서너 달 만에 처음으로 마을에 무서운 일이 벌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 위원장님 계십니까. 어느 날 잘 보이지 않던 마을 사람들이 몇이 아버지를 찾아왔다 그거요. 둔짓골 박 씨네 집에서 인민위원장 대접하려고 닭을 잡았다고 아버지를 거기 가자는 겁니다. 다른 건 생각 안 나도 그때 아버지가 둔짓골 올라가기 전 어머이한테 하던 말만은 지금도 잊지 않고 있어요. 쟤가 사대 독자요. 어머니 잘 모시고......웅얼웅얼. 우리 어머이가 놀랄 수밖에요. 준성이 아버지, 왜 그래요? ㅎㅎㅎ. 그때 아버지가 이런 소리로 웃었던 게 ..

독후감 2023.11.26

오래된 자동차

10년 된 자동차. 헬스장에서 운동하면서 보니 바닥이 너무나도 지저분한 상태라서 청소를 시작했더니 눈치빠른 사람들이 너도나도 같이 청소를 합니다. 기구도 닦고. 울타리 넘어 낙엽도 쓸고. 1. 처음엔 앞차의 뒤에 비치는 헤드라이트가 한쪽만 들어와서 고치기 시작을 했는데, 지상은 좀 추울것 같아서 지하주차장에서 휴대폰 후레쉬를 비춰가면서 벌브를 갈다가 볼트가 하나 떨어져 찾으니 없고, 문을 여닫다보니 배터리 방전. As를 부르고. 시동걸고. 생각난김에 엔진오일을 교환하는데 5만원. 차폭등이 한쪽이 안 들어와서 2개를 사고. 오래전에 사둔 와이퍼브러쉬를 교환하고. 3시간이 흘쩍. 배터리는 교환하려고 물어보니 충전해준 기사가 90암페어면 13만원이라고. 아들과 통화해서 인터넷에서 82000원에 사서 교환하기로..

수필 2023.11.25

완전범죄.

완전범죄. 그 실패. 하루는 서쪽으로 달려서 전류리포구 지나 김포 석탄리철새조망지 를 달렸고. 그곳에서 나를 반기려는 철새들의 군무가 펼쳐진다. 하루는 동쪽으로 달려서 탄천까지. 다음엔 모란시장까지. 어디선가 들은 바로는 숭늉을 끓일때 넘치지 않게 하려면 냄비에 나무주걱을 올려두면 된다고 기억이 났다. 잠시 잠깐의 시간. 이것을 불가에서는 찰나의 시간이라고 한다지? 어디선가 머리카락 혹은 대나무가 타는 냄새가 나는듯 싶었는데. 펄펄 끓고있는 숭늉이 넘치지는 않았는데 주걱의 머리부터 얼굴을 향해 등신불처럼 타오르는 중. 급하게 불을끄고. 훌훌불어 마시면서 어떻하면 완벽하게 범죄를 숨길수 있을까? 그래. 모란시장에 가자. 가서 흡사한 주걱을 사서 대체하면 될거야. 자전거 타고 달려서 굴포천을따라 아라뱃길 지..

수필 2023.11.24

집을 떠나 집에 가다.

집을 떠나 집에 가다. 전상국 作. 이보다 오래전 산이 집인 그런 때가 있었다. 산에서 그녀를 만났다. 날렵한 걸음으로 혼자 산을 타는 여자의 뒷모습이 좋았다. 10월이었던가, 굴 참 나무 울울한 숲을 벗어나면서 우와 탄생이 터졌다. 나 혼자 본 것이 아니었다. 우거진 녹음, 한낮의 햇살, 너무 붉어서 숨이 막히는 계곡에 적 단풍 군락. 한숨같이 깊은 탄성, 그네는 옆 모습도 앞 모습도 좋았다. 한눈에 서로를 알아본, 서른을 막 넘긴, 치기의 그 만남은 오직 산에서만, 산그늘에서만 자라는 사랑이었다. 함께 좋은 것을 봤을 때, 함께 몸을 섞는 환락의 그 정점에서 이제 그만 죽고 싶다는, 내 말을 그녀가 받았다. 죽고 싶다, 그게 아니고 죽이고 싶은 거 아니에요?. 죽이고 싶었다. 아름다운 풍경에 숨이 막..

독후감 2023.11.24

다시읽는 하얀전쟁. 안정효作

다시읽는 "하얀전쟁" 안정효 작가는 월남전 참전을 바탕으로 전쟁소설을 썼다. 다른 작가들도 썼지만, 아주 리얼한 묘사가 최고의 현장감을 준다. 41년생. 얼마전에 안 작가는 죽었다. 한기주병장은 불어와 영어가 되는 유일한 파견분대장으로 백년전쟁에서 패한 프랑스 대신 막대한 물량공세를 퍼부은 미군이 들어가 패배한 전쟁이다. "밖에서 낳아 오셔도 이해하겠어요." 딱 한 줄로 요약되는 문장이 의미 심장하다. 아이를 못 낳는 책임이 자기한테 있을지 모르니까 다른 여자에게 서라도 생산해 보라는 제안이었다. 씨받이. 만일 아이를 못 낳는 것이 내 탓이라면 나는 아내가 다른 남자의 씨를 받아오는 것을 용납할 수 있을까?. "차내에 계에신 시 인사 수 욱녀 여러분, 본인은 정의의 십자군으로 월남 전선에서 자유를 수호하..

독후감 2023.11.23

오래된 지인.

오랫만에 만난 지인. 간간이 내리다 그치는 비. 헬스장을 가서 운동을 하는데 어떤사람이 유심히 보면서 왔다갔다. 마스크를 쓰고 있어서 누군지는 모른상황. 가까이 오더니 혹시 하면서 이름을 부른다. 누구지? 하도 오랫만이라 이름은 기억이 안나고 흐릿한 이미지만 남아 나도 반갑다고 했다. 한 10년 만에 만난분인데. 어떻게 이름을 기억하지? 내가 살아오면서 뭔가를 기억에 남을 만한 공유가 있었나 하면서 기억을 더듬어 본다. 아! 한때 함께 등산을 다녔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런데도 이름을 기억한다는 것은 대단한 기억의 소유자임에 틀림이 없다. 이야기를 하면서 예전과 변함이 없다고 했더니 엄청 즐거워 한다. 인생을 잘 살아온 결과. 나보고는 예전의 몸이 그대로인것 같다고한다. 하지만 천만의 말씀. 늙으면 근육부..

수필 2023.11.21

보바리 부인.

보바리 부인 이야기. 보바리 부인은 프랑스 작가 귀스티브 플로베르의 소설이다. 엠마는 기숙학교에서 금서인 연애소설을 몰래 탐독하며 거기에서 인생의 길을 발견한다. 그런데 그녀가 있던 소설 속 남자들은 현실의 남자들과 달리 하나 같이 말숙하게 차례에 입은 용감한 신사들이다. 그들은 박해받는 귀부인과 사랑을 나누고, 사자 같이 용감하지만 양처럼 유순하고, 눈물이 많고 멋진 키스로 여자를 황홀하게 할 줄 아는 한없이 다정다감한 사람들이었다. 이런 소설들을 읽으면서 엠마는 극적인 일이라곤 좀처럼 일어나지 않는 진부한 삶이 아니라 연애소설 속 주인공들처럼 극적이고 화려한 삶을 살고 싶었다. 흰 깃털로 장식한 멋진 기사들이 검정 말을 타고 자신에게 달려오는 것을 즐기며 인생을 보내고 싶었다고나 할까. 기숙학교를 졸..

독후감 2023.1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