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415

경복궁 나들이.

경복궁 나들이.봄이오면 노랫가락처럼 들리는 진달래 개나리가 피고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나면, 경회루 능수벚꽃이 그리워지는 계절이다.늘상 다니던 길이 아니라 이번에는 '민속박물관' 투어를 해보고 싶었다. 이유는 간단하게 함께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 현장을 꼼꼼하게 둘러볼수가 없기 때문이다.전시과 초입부터 북적데는 외국인들. 관광을 왔으니까 투어의 코스로 정해진 길로 가겠지만은, 설명을 한다 한들 뭘 알기나 하는걸까하는 생각이 든다.결혼이야기부터 시작해서 삼신할미의 점지로 악귀가 오지 말라고 새끼손톱만한 도끼를 구멍뚫어서 세개를 차고 다녔다는 것도 신기하기도 하고, 서당에 다니고 공부를 하고, 혼인과 독서와 일상으로 이어지는 과정이 전시되고, 노인화 되어가서 오래사는 사람의 명단을 보니 오십사세부터 칠십 이..

수필 2025.04.12

갈색 두루미.

갈색 두루미.서부천을 흐르는 작은 수로에는 하지말라고 가이드를 쳐놓은 로프를 눕히고 들어가서 낚시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날씨에 따라 많게도 적게도 나오지만, 생업은 아니고 취미가 전부인 사람들. 비가 오거나 눈이 내리면 자리를 옮겨서 다리 그늘에 들어가고. 꾸준하게 낚시를 한다.식사 때를 맞춰서 찾아오는 재두루미와 그 부류의 두르미들. 때론 동시에 오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시간대가 다르고 혹은 서로 기피하기도 하면서 찾아온다. 야생의 세계는 가혹해서 먹지 않으면 죽는다는 원칙이 존재하는 세상이다 보니, 그 유혹은 떨칠수가 없다.통칭하는 김이박의 낚시꾼들.하나의 낚시로 승부를 거는 사람도 있고, 더러는 세개나 그 이상의 낚시대로 조율하면서 낚시를 하는데 그렇다고 해서 수확이 많은 것은 아니다.대부분의 붕어들..

수필 2025.04.07

역풍. 🚲는 달린다.

역풍. 🚲는 달린다.지난 겨울은 몹시 추웠다.나이들어 가는 것이라 핑계를 대지만 사실은 게을러지는 단계일 뿐이다.예보를 보니 초속 십미터로 분다는 서풍.며칠동안 바람을 타고 산불이 날아다녔다고 뉴스를 장식을 했다. 임업을 전공한 나로서도 약간의 지식은 있는데, 산불이 나면 방화지대를 설정하고 풍속과 확산속도를 계산해서 방어지대 벌채를 해야 한다고 알고있다. 그렇다면 평생을 임업과 산림에 몸바쳐온 전문가들이 그런사항을 모를리가 없다.또한 오래전부터 산불에 취약하다는 침엽수 계통의 소나무로 계속 식재해왔다는 그런.....나를 슬프게한다.오늘은 역풍을 안고 정서진을 가는데 바람에 자전거가 들썩일 정도로 심하다. 정서진 쉼터에서 계산역방향으로 달리는데, 뒷바람에 마치 보이지 않는 역마차가 끌어주는 느낌이 든다..

수필 2025.03.29

모임. 그 후일담.

모임. 그 후일담.점심식사를 겸해서 모임을 가졌다.그동안의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오갔는데, 난 그중에서도 절반정도 밖에 이해되지 않았다.1. 배우자가 뇌경색으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집에서 요양 중이라고 한다. 모든 사업등 외부활동을 접고 병간호와 집안살림을 한다는 이야기. 한때는 등산을 좋아해서 '화대종주'를 100회 완성하기 위해 열심히 산을 오르던 그는 어느날 목표를 다 채우지 못하고 자신의 체력에 한계로 포기하고 말았다고 했다.2. 또 다른 사람은 모처럼 나왔는데, 배우자가 쓰러져서 35키로까지 체중이 빠졌었는데 어느날 부터 먹지 않던 족발을 먹고 60키로까지 체중이 늘었다고 한다. 아침에 식사를 먹이고 자전거 타고 아파트 관리소장일을 위하여 출근하면 점심을 챙기기 위하여 집으로 와야 한다고 한다...

수필 2025.03.17

사이먼 리브의 다큐. 미국 이야기.

사이먼 리브의 다큐. 미국 이야기.캘리포니아 농부들 에서 농사짓는 불법체류자가 250 만이 된다. 주로 멕시코나 남아메리카에서 온 사람들. 주 산업이 농사이기 때문에 모든 농사에는 물이 필수적이다. 아몬드 생산이나 소고기 생산에 필요한 물을 끌어다 쓰는것은 오랜가뭄으로 대부분이 지하수를 뽑아쓴다.그래서 지하가 침하되고 적은 물을 보충하기 위해서는 더 깊은 지하수공을 뚫고 물을 퍼올려야한다. 그렇게 깊어진게 35미터에서 퍼올렸으나 지금은 64미터로 따른 지반침하가 3미터에서 많은곳은 전신주 두개 높이 만큼의 침하가 일어난 곳도 있다.기후변화에 적응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또 다른 문제는 농사지역의 도시기반시설이 이루어지지 않아서 식음료로 쓰는 물도 지하수를 사용하는데, 농약과 화학물질로 오염이되어 ..

수필 2025.03.11

모란기행.

모란기행.그냥. 이름 만으로도 모란시장엘 가고 싶었다.길은 삼백리.오라는 이 없어도물따라 흐르다보면 갈수 있는 곳.왠지 어린시절 꿈을 잡을듯 하여오늘은 반포. 잠원. 송파를 지나 탄천. 그 언저리로 갑니다.강나루 건너서 밀밭길을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길은 삼백리 남도 삼백리 술익은 마을마다 타는 저녁놀 .모란시장에 도착.한바퀴 휘둘러 보는데꽃시장, 옷시장. 먹거리. 공산품에 흐트러지게 널려있는 그 갖은 상품들마침한 중참시간그러나 먹지 못했다.모두들 삼삼오오 그룹이 아니면 단짝이 행세.그래서 둘러보는데.'오빠 우리 영원히 잊지말자.''그래 죽어서도 그렇게 살자.'한잔술이 그토록 강한 힘일. 줄이야.아! 나는 홀로 끼일 틈이 없구나.둘러보다 마침 한가게.풍란을 판다.20년 전이나 같은 가격.발길..

수필 2025.03.09

내가 격은 양봉이야기.

양봉 이야기.아주 오래전에 난 양봉하는 사람을 따라가 일을 한적이 있다. 물론 전문가 입장에서 보면 겉핥기식에 불과 하겠지만, 나로서는 매우 큰 한휙을 긋는 좋은 인생공부를 한 셈이다.양봉은 꽃피는 계절을 따라서 움직인다.제주의 노란 유체꽃부터 아카시아와 밤꽃, 그리고 싸리꽃등 자연 야생화를 꿀 빨며 자연스럽게 마무리가 한해 꿀 수확이 되는 것이다.벌통을 차에다 옮겨 싣고 이동해서 자리를 잡을때 그 땅의 주인쯤 되는 사람이 찾아와 임대료 협상부터, 자리를 잡고 벌통을 놓고 정리하고 사람이 기거할 텐트까지 치고나면 그때부터 그 자리의 자연주인인 독사등 뱀과 개구리, 두꺼비, 말벌과의 전쟁이 시작된다.그중에서도 두꺼비가 가장 강적인 이유는 외따로 떨어져 있는 벌통에 잠시만 한눈을 판다면 출구 앞에서 벌통의 ..

수필 2025.02.17

깨달음의 순간.

떨어지는 낙엽에 깨달음을....무릎까지 푹푹 빠지는 산길을 올라 월정사에서 쉬고자 처마아래 마루에서 쉼을하고 물한잔 마시면서 부처님의 진사사리를 모셨기에 불상이 없다는 안내문에 잠깐 하늘을 보고.마루청에서 아래에 쌓아둔 화목을 보니, 이건 산에서 죽은 나무를 잘라온 것이 아니라 예전의 목재로 지어진 대들보나 세가레등을 패서 모아둔 것이어서 정성을 다해 그렸던 화공의 솜씨가 그대로 남아있는 잔여물이었던 것.길옆에 얼음 속에서도 굵은 물줄기가 주야로 흐르는 소리가 들리는데, 소임을 다한 절간의 폐목은 저렇게 온 몸을 태워 재로 남고 연기로 환생을 하는구나!여기서 드는 생각. 예전에 수백년 전에 유명한 서화가가 남겼다는 현판이나 주련의 글씨들도 저렇듯 시간 속에 공수레공수거로 연기로 변하고 말았던 듯 하여 잠..

수필 2025.02.01

경계선.

경계선.아주 오래된 이야기인데, 농사짓던 논을 어느날인가 경지정리해서 절대농지로 만들었다.그리고 50년쯤 흘렀다.몇년전에 이웃하는 하우스 농사짓는 사람이 땅에 대한분쟁에 불만을 가지고 경계측량을 했는데, 뒤쪽에 10센티와 앞쪽에 20센티정도 자기네 땅이 들어갔다며 땅을 내 놓으라고 내용증명을 보내왔다. 어른들은 모두 돌아가시고 타지인들이 땅을 사서 농사를 짓는 관계로 이해와 타협이 아니라 모두가 법적 분쟁으로 해결을 요청하는 판이라 전연 대화가 되지 않는 판이다.그래서 당장 하우스를 옮길수 없으니 옮기는 그날까지 매년 20 만원씩 도지세를 주기로 약속하고 계약서를 썼다. 해가 지나고 연락이 와서 이야기가 처음으로 다시 돌아가 하우스를 빼주던지 30만원으로 시세조정을 하자고 한다. 동네 지인들과 친구들에게..

수필 2025.01.21

보일러.

보일러.가끔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은근한 수를 쓰는 사물들이 있다.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건조기, 선풍기와 아주 작은 충전기나 뭐 그런것들이 자꾸만 하소연을 한다.물론 한번 태어난 생은 언젠가는 죽는다.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 그러나 모든것들은 '기대수명'이라는 것을 은근히 믿는 구석이 있는데, 이게 터무니 없이 적거나 갑작스런 사망으로 마감할때는 다시한번 생각에 잠기게 된다.내 생에 그토록 애착스러웠던 물건은 무엇이었는지? 또 잊지못하는 인연은 누구였는지?10년된 안마기. 기능은 멀쩡한데 표피비닐이 끈적이면서 떨어져 손에도 묻고 바닦도 지져분해서 천으로 새로 옷을지었다.갑작스럽게 추워진 날씨. 이럴때 심기를 건드리는 녀석이 보일러다. 처음보일러 교체 시기는 몇년 되지도 않았는데, 가장 춥다는 바로..

수필 2025.0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