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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결국, 누군가의 하루 중에서.

터키. 튀르키예. 뭐가 다르지? 도우배아짓은 튀르키예와 이란 국경에 있는 작은 마을이다. 워낙에 작은 마을이라 호텔 밖 의자에 앉아 튀르키예에서 제일 높다는 아라라트산을 쳐다보는 것 외에는 그다지 할게 없는 곳이다. 하루는 심심해서 여행사를 통해 노아의 방주가 닻을 내렸다는 곳에 다녀왔는데, 사기를 당했다는 느낌을 영 지울 수가 없었다. 내가 도착한 곳은 그저 평범한 산이었다. 하지만 관광객 몇몇은 여행사 직원의 맛깔나는 설명에 그 자리에서 눈물을 훔쳤다. 입담이 얼마나 좋은지 그 가이드가 전생에 노아의 방주에 타고 있던 기린이 아니었을까 여겨질 정도였다. "여길 보세요. 이 계곡이 V자 이지 않습니까? 노아의 방주가 이곳에 정박했었다는 강력한 증거입니다. 그리고 저것의 흙이 파인 흔적이 보이시죠? 바로..

독후감 2023.11.21

여행은 결국, 누군가의 하루 중에서

" 불교 상징을 45° 기울이면 나치가 되는 법이라네. 다시 말해 종교가 조금 기울어지면 악이 될 수도 있다는 말이지. 이 세상에 수많은 사람이 종교 때문에 죽어간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네. 예수와 붓다는 완벽한 사람이었다네. 그래서 그들이 왜곡되면 더욱 위험해지는 거야" " 불가리아가 요구르트로 유명해지게 된 데는 생리의학부분 노벨상을 받은 매치니코프의 역할이 컸다. 그는 결혼한 지 5년 만에 첫째 부인을 결핵으로 잃고 충격으로 자살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이후 재혼을 했지만 둘째 부인 역시 건강이 좋지 않았다. 그의 불운한 삶은 매치니코프로 하여금 생명 연장의 꿈을 꾸게 했다. 매치니코프는 장수 비결을 연구하며 사람이 노화 하는 원인이 장 내 소화되지 않은 음식물과 숙변 물질이 뿜어내는 독소 때문이라..

독후감 2023.11.18

함백산의 봄. 김이랑 作

함백산의 봄. 김이랑作 앙증맞고 깜찍한 꽃다지, 샛노란 점박이 얼굴로 땅바닥에 착 달라붙은 새비름, 돌돌 말린 꽃대가 사르르 풀어지면서 빙글대는 하얀 꽃말이, 오동통한 잎 사이로 노란 비를 뿌려놓은 돌나물, 꽃잎이 노란 바람개비처럼 빙글빙글 대는 물레나물, 하늘 향해 좁쌀을 내뿜는 냉이. 별똥별 떨어진 자리에는 노란 민들레가 핀다. 노루가 오줌 눈 자리에는 노루오줌 꽃이 피고 제비가 똥눈 자리에는 제비꽃이 핀다. 장끼와 까투리가 사랑을 나는 자리에는 꿩의 바람꽃이 핀다. 사무친 그리움이 진 자리에는 상사화가 벙글고 애달픈 사연이 깃든 자리에는 찔레꽃이 핀다. 서로움 북바치는 자리에는 눈물꽃이 터지고 기쁨 넘치는 자리에는 웃음꽃이 핀다. 걸음마를 배우기도 전에 산으로 간 아기는 애기똥풀꽃, 시집도 못 가고..

독후감 2023.11.16

고들빼기의 기억

고들빼기의 기억. 어릴적 내가 살던 곳에는 시골에서 농산물이나 냇가에서 잡은 피래미부터 잉어. 메기. 뱀장어. 참게라든지 뭐가됐든 돈이 될만한 물건을 이고지고메고 팔러왔다. 하루종일 돌아다니면서 팔다가 남은 것 혹은 못팔고 다시 가져가아할 것들을 가지고 돌아가기 위한 기차역으로 모였는데, 그때 억지로라도 넘겨주고간 물건들이 많았다. 이미 판매의 시기를 놓쳐서 물건의 싱싱함을 잃어버려서 제 값을 받기가 어려운 상태도 되기도 하고. 그럴때마다 어머니는 물건도 사주고 밥도 한상 차려서 내주기도 하고는 했다. 그래서 짚으로 엮은 참게를 잔뜩 사서 조선간장으로 게장을 담으면 아버지는 그토록 즐겨드시던 음식이 었다. 어느날은 가득한 고들빼기를 한 지게나 될 양으로 나타난 시골농부. 다 팔아야 돌아간다고 하소연을 하..

수필 2023.11.14

죽음에 관한 이야기.

아주특별한 장려식(스틸 라이프) "건강 관리를 위해 특별히 운동을 하거나 음식을 조절하지 않고 오늘을 인생의 마지막. 날인 것처럼 취해서 살고 있다." 100세를 산 사람이 남긴 말중에. 메멘토 모리( Memento Mori) 죽음을 기억하라. 이 말은 로마 계산 장군부대가 원정 전쟁에서 승리한 후 행진 할 때 노예들에게 외치게했던 말이다. 오늘은 비록 계산 장군 일지 모르나 내일을 당장 죽을 수도 있다는 것을 상기시키기 위함이었다고 한다. 죽음을 기억하자. 나의 죽음도 타인의 죽음도 잊지 말자. 사랑하는 이들이 당장 내일 내 곁을 떠날 수 있음을 기억하며 사랑하자. 내가 갑자기 지금 이 순간 이 땅에서 사라질 수 있음을 기억하며 살아가자. 까르페 디엠(Carpe Diem) 현재 이 순간에 충실하라. 죽..

수필 2023.11.14

나라는 안식처. 박연준 作

'나'라는 안식처. 박연준作. 지금 행복하지 않은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행복할 가능성은 없다. 행복은 체험이다. 많이 겪어본 사람이 더 자주 쉽게 겪을 수 있다. 유년에 저금해 둔 행복을 한꺼번에 찾아 즐겁게 누리는 어른을 본 적이 없다. 참고 또 참은 아이는 욕구불만과 만성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어른으로 자랄 뿐이다. 게다가 어른이 되어서도 해야 할 저금은 끝나지 않는다. 미래의 행복을 위해 스팩을 쌓고, 미래의 행복을 위해 종잣돈을 모으고, 미래의 행복을 위해 적금을 붓고, 미래 행복을 위해 재태크에 뛰어들며, 미래의 행복을 위해 대출을 받아 집을 사고, 미래의 행복을 위해 불합리한 일과도 고된 노동을 참아야 한다. 나중이란 시간은 도착하면 멀어진다. 미래는 언제나 미래로 존재한다. 즐거움을 포기하는..

카테고리 없음 2023.11.10

고향의 맛.

고향의 맛. 송이눈을 봐도 고향 눈이요 두 송이 눈을 봐도 고향 눈일세 깊은 밤 날려오는 눈송이 속에 고향을 불러보는 고향을 불러보는 젊은 가슴아 소매에 떨어지는 눈도 고향 눈 뺨 위에 흩어지는 눈도 고향 눈 타향은 낯 설어도 눈은 낯익어 고향을 떠나온 지 고향을 이별한 지 몇몇 해던가. 노래를 들을때마다 심쿵하고 왠지 콧날이 시큰한. 괜스레 예전에 헤어진 그 누구의 돌아서는 옷자락이라도 본듯한 느낌이 든다면. 옛날. 마당 한켠에 두레박으로 물을 긷던시절. 퍼내도 퍼내도 줄지않는 그 오묘함. 들여다보면 떠가는 흰구름 과 떨어지던 빗방울 퐁당거리는 모습이 마냥 신기하던. 그 시절은 갔어도 마음속에 어린이로 남아 영원히 마르지않는 생명수가 마구마구 샘솟듯 추억속에 우물. 나중에는 우물이 메워지고 작두펌프가 ..

수필 2023.11.08

일본영화. 눈물이 주륵주륵.

일본영화. 눈물이 주륵주륵 오키나와. 엄마와 함께사는 아들 요타로. 새로 만난 홀에서 트럼펫트로 활동하는 자유스런 영혼의 소유자 아빠와 딸인 여동생 카오루. 한집에 살면서 엄마는 작은 식당을 한다. 잠깐의 행복. 그리고 어데론가 떠나버린 아빠 긴조 아카야시. 엄마는 동생을 잘 돌봐주라는것과 내가 죽으면 섬에 할머니한테 가라고 유언을 마친다. 눈물이 날때는 코를 움켜쥐라는 말과 함께. 결국 남매는 배를타고 할머니가 있는 섬으로 간다. 비가오던 어느날. 카오루는 비에 대한 트라우마로 해안을 헤메다 집으로 가는 길을 잃는다. 데리고 온 오빠 요타로. 그곳에서 고등학교 다니다 돈을 벌기위해 떠난다. 그리고 온갖 잡일. 시장에서 물건을 배달하고 돈을 모아 식당을 연다는 희망으로 착실하게 준비를 한다. 동생이 섬에..

독후감 2023.11.07

숲의 미래

프랑스 방송에서 "숲의 미래" 전부 다 본것은 아니지만 프랑스의 산림 관리인과 숲의 관계에 대한 다큐. 25년 35년을 산림청 공무원으로 일했다는 사람들이 하나 둘씩 자살을 한다. 이유는 산림청의 민영화로 숲에서 생산되는 목재의 가격으로 근무자의 급여를 지급할수 없다는 단순한 논리. 지역마다 하나씩 문을닫는 산림청. 유럽의 남부에 해당하는 프랑스는 목재의 생산비가 너무 높아서 북유럽의 스칸디나비아나 러시아 시베리아에서 생산되는 목재에 비해 가격결정력이 한참 떨어진다는 이야기. 따라서 한지역에 존재하던 재재소는 10개에서 2개가 남고. 그나마 한곳이 거의 독과점으로 생산해서 전체 물량을 다 흡수하기 때문에 전통적으로 300년을 이어온 재재소는 문닫을 날이 멀지 않았다. 대형의 재재소는 하루 생산량이 작은 ..

수필 2023.11.06

오랫만에 만난 지인

오랫만에 만난 지인. 간간이 내리다 그치는 비. 헬스장을 가서 운동을 하는데 어떤사람이 유심히 보면서 왔다갔다. 마스크를 쓰고 있어서 누군지는 모른상황. 가까이 오더니 혹시 하면서 이름을 부른다. 누구지? 하도 오랫만이라 이름은 기억이 안나고 흐릿한 이미지만 남아 나도 반갑다고 했다. 한 10년 만에 만난분인데. 어떻게 이름을 기억하지? 내가 살아오면서 뭔가를 기억에 남을 만한 공유가 있었나 하면서 기억을 더듬어 본다. 아! 한때 함께 등산을 다녔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런데도 이름을 기억한다는 것은 대단한 기억의 소유자임에 틀림이 없다. 이야기를 하면서 예전과 변함이 없다고 했더니 엄청 즐거워 한다. 인생을 잘 살아온 결과. 나보고는 예전의 몸이 그대로인것 같다고한다. 하지만 천만의 말씀. 늙으면 근육부..

수필 2023.1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