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410

농사의 궁금증이

농사의 궁금증이. 지난주에 밭에 쪽파. 시금치. 열무심고 돌아서 오는길에 비가 내렸다. 차 안에서 듣는 배호의 돌아가는 삼각지와 함께 어린시절에 형님들과 겪었던 이야기들. 자주 생각도 나고 더러는 꿈도 꾼다. 엊그제부터 벌써 몇번째 꿈속에서 나타난 큰형. 짐싣는 자전차를 타면서 아기적 유찬이 만한 영선이를 태우고 가는데 뒷바퀴가 펑크나서. 근처에 가는데 남원 집 이라고 가르쳐주고 세든사람이 쳐다보고. 수리하러가서 바람을 넣으니 한군데 크게 터져서 구멍난 곳에서 옷을 꺼내고. 형님이 나타나서 되돌아가라고 뭐라한다. 형님이 자전차에 작은형과 같이 삼형제가 타고 낚시가던 일. 산에 할아버지 할머니 벌초하러 가면서 냇가를 건널때 형님이 업고 건너던 일. 광한루 물들어가는 수리조합에서 낚시할때 나를 안고 낚시가방..

수필 2023.08.30

인간극장 태웅이.

농부가 되겠다는 마음. 6년이 지난 인간극장 재방송 보면서. 태웅이의 15살 중학교 2학년 짜리를 부럽게 본다. 73살된 할아버지. 엄마는 37살에 돌아가시고 그때의 아버지는 7개월후에 새엄마를 데리고 와서 야밤에 강원도로 떠났다. 외삼촌 한테 농사를 배운 15살의 할아버지는 맨손으로 일궈서 농부가 됐다. 태웅이 아버지는 농사가 싫어서 도망만 다니고 기특하게도 농사가 좋다는 손자와 소. 염소. 닭. 그리고 논과 밭. 고추 농사도 짓고. 생산된 계란은 이웃 노인들에게 선물로 준다. 닭을 키워서 계란을 모아 판 돈으로 염소를 사고. 염소 판 돈으로는 소를 산다는 야무진계획. 경운기와 트렉터를 가지고 땅을 일구고 남의집 일손도 돕는 중2. 친구들은 피씨방과 놀러가자고 하는데. 농사걱정에 집으로 달려온다. 논에..

수필 2023.08.27

추억의 일상

추억. 그 특별한 일상. 어제는 간간이 비가 내리고 책을 보는데 현대판 이숍이야기. 한 남자가 낚시를 가서 얼음을 뚫고 낚시를 하는데, 아무것도 잡히지가 않아서 푸념으로 아무것이나 잡혀라 했는데, 정말 웬 항아리같은 것이 묵직하게 올라와 뚜껑을 열어보니 이상하게 생긴사람이 나타나고 누구냐니까 '나는 악마다' 뭐든지 할수있지. 그럼 금화를 달라고하자 그건쉽지 하면서 하나. 그리고 계속되는 요구에 또. 또. 계속 욕심대로 쌓이는 금화. 결국 무게를 이기지 못한 얼음은 깨지고. 이승에서의 삶은 욕심으로 점철된 징검다리. 그리고 헬스장에서 운동하면서 듣는 음악. 이수미. 방주연. 하춘화. 듣다가. 신중현의 미인. '한번보고 두번보고 자꾸먼 보고 싶네 그 누구의 애인인지 정말로궁금하네.' 앞에서 앉아 컬하는 미모..

수필 2023.08.23

내손내작

내손내작. 가끔은 밭에 가서 노지 방울토마토와 오이 가지 고추를 따고. 적양배추에 토마토 넣은 셀러드도 만들고. 수로에 풀과 경쟁하라고 심은 옥수수도 쩌서먹고. 수확을 기대하지 않지만 시험삼아 뿌린 수수. 잘 크고 있어요. 몇개 심은 갓. 갈비에 소주를 마시면서 쌈장에 찍어먹은 갓 잎파리. 장마가 끝나고 작열하는 태양아래 노지에서 자란 갓 잎은 그 고유의 톡쏘는 향취가 코끝이 찡하면서 눈물이 찔끔나올 정도의 맛과 멋이 있어요.

수필 2023.08.04

잼보리와의 추억 한토막

잼보리 추억. 오래된 이야기입니다. 고등학교 시절에 옆에 앉은 친구가 최고등급으로 도대표가 되었다는 걸 이야기하다 들었습니다. 고등학생쯤 되면 활동이 거의 없다시피 하지만, 어린시절에 외국의 잼버리대회에 자주 나갔다는 말을 자랑스럽게 했습니다. 어느날은 내게 여고에 공적인 일로 가야 하는데 함께가자고 졸라서. 잼버리 하던 친구들과 함께가면 되지 왜 나야하고 반문했지만, 결국은 같이 갔어요. 여고도착. 운동장을 가로질러 가는데 2.3층 창가에 고개만 내민 수 많은 여고생들이 까~약 하고 내지르는 소리에 나도 모르게 뒤 돌아보기도 했지만 수백명의 환호를 뒤로하고 교무실로 직행. 잠깐의 용무를 마치고 학교에서 받은 깃발을 들고 돌아나오는 길에 다시한번 꺅꺅 거리는 소리. 마치 구름위를 미끄러지는 황홀경과 아마..

수필 2023.08.03

클라이언트 리스트 감상

영화. 클라이언트 리스트. 내가 좋아하는 배우중. 귀여운 여인. 줄리아 로버츠. 애들 셋. 남편의 실직. 그래서 선택한 직업 전선. 마사지 샾. 준비 안 된 마음의 갈등. 한단계를 넘고나니 고객이 원하는 섹스를 이끄는 능력자. 얼굴과 몸매로 살아온 미인대회 우승자. 점차 늘어나는 고객들. 다른 동료들의 시셈. 수입과 고객들이 늘어날수록 쫓기는 시간과 피로. 결국. 선택한 필로폰. 고발로 이어지고 생방송과 대서특필로 끝까지 간 추락. 변호사 친구의 도움으로 시장선거에 영향을 미칠 고객명단 69명. 재판에서 구류 30일과 약간의 벌금. 그리고 찿아온 여인들. 고객들의 배우자. 그들은 어떻게하면 다시 내품으로 남편이 돌아올까 하는 궁금증이 있다. 한사람씩 상담해 주면서 회복해 간다. 비법이란. 대화와 약간의 ..

수필 2023.07.28

은백양나무의. 추억

은백양나무의 추억. 학교다닐때 언덕아래 경사진 곳에 땅굴을 뚫어 만든 지하실. 일제강점기 때는 대피소및 뽕나무 잎을 서늘하게 저장하기 위해 만든 곳이라고 들었는데, 그 위에는 입구를 위장하기 위해 심어둔 백양나무. 세월은 흘러 고목나무가된 2그루는 시원하기도 했지만, 호기심 많은 어린 학생들에게 숨어서 담배피기 '딱' 좋은곳. 그걸 모를 훈육주임이 아닐텐데 마치 목진지에 트랩을 설치하고 기다리고 있는 사냥꾼 모냥 많은 이들 혹은 걸리고 또 걸린 애들. 또한 화장실에서 흡연으로 걸린 애들은 지우지 못한 흔적의 연기와 냄새를 항변도 했지만, "옷입고 똥싸냐"는 한마디에 모든게 들통. 낙엽 활엽 교목으로 수원사시나무(P. tremula var. glandulosa Uyeki)와 은백양(P. alba) 사이에서..

수필 2023.07.28

텃밭

비가 많이 내려서 나라가 온통 여기저기 쑥대밭이 됐다. 남의 일이라고 강건너 불구경하는 인간들이 많다. 나만 아니면 된다는 심보다. 땅콩을심고, 군데군데 안나서 보식을 하면서 보니까 구멍이 깊게 파였다. 누가 먹은걸까? 다시 보식도하고. 무성하게 자란 땅콩은 꽃피고 자방병이 나오면 비닐제거와 북주기를 해야하는데, 그게 모두 수작업으로 이루어지는 거라 한삽씩 뜨다보면 허리가 비명을 지른다. 텃밭에 자란 오이와 가지. 방울토마토와 부추를 베고. 한봉지에 몇개 들어있지 않은 호랑이콩과 완두콩을 거두고. 고추는 5개씩 청양. 꽈리. 오이고추를 심고, 일반고추를 한줄 심었는데 너무잘되서 나무가 쓰러질 정도 입니다. 호랑이콩은 오천원을 주고 샀는데 수확해보니 오만원어치도 넘게 나왔다. 마지막으로 거두면서 껍질을 까..

수필 2023.07.18

오늘같은 날.

오늘 같은날. 3월에 보고 7월에 만났으니 시간이 많이 흘렀다. 그동안 열심히 살고 건강하게 무너지지 않도록 육체를 지키느라 노력한 모습에 박수를 보낸다. 여기 인천도 몰라서 그렇지 갈곳이 꽤 있다. 연안부두 떠나는 배는 무슨사연? 아니 어느 연인의 이야기가 숨겨진 것일까? 러일전쟁의 기념으로 만들어진 공원. 그때는 러시아와 사이가 괜찮아서 했지만, 지금 같으면 아마도 일본 승전 기념비가 세워지지 않을까 한다. 정서진. 전망대. 날씨 좋은시간 석양에 지는 노을이 장관인데. 다음기회에 꼭 다시보자. 계양산 장미공원. 그곳도 무척이나 아름다운 성지다. 어느 시각으로 보느냐에 따라서 달리 보이겠지요. 그리고 새로 탐구하는 신간 10권. 부지런히 읽어야지. 헬스장에서 운동하는데 숨이차더니 참기름 냄새가 고소하게..

수필 2023.07.12

雨. 비가 내린다. 아니 구멍뚫린 하늘에서 폭포로 퍼붓는다. 그래 어디 한구석 못다한 사랑이 넘쳐나는 거려니. 아니. 숙제가 밀렸나. 며칠째 보상으로 앙갚음을 하나보다. 운동하고 돌아오는길에 큰길 사거리에서 경찰과 청소차가 길을 막고 차량 안내를 한다. 흘러내린 토사에 섞인 빗물이 길을 덮어서 멀리 돌아서 가라한다. 아! 밥값하는 날도 있구나. 뉴스에서 오토바이 소음을 규제한다고 하던데 한밤중에 배달하는 배기음은 왜 그리큰지. 대로에 신호와 속도 무시하고 달리는 차와 오토바이는 왜그리 시끄러운지. 가끔은 지나가다보면 더러 패트롤카도 서 있던데. 그분들은 구경삼아 있는 것인지? 어쩌면 내가 착각하고 있는지도 몰라요.

수필 2023.0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