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보리 추억.
오래된 이야기입니다.
고등학교 시절에 옆에 앉은 친구가 최고등급으로 도대표가 되었다는 걸 이야기하다 들었습니다. 고등학생쯤 되면 활동이 거의 없다시피 하지만, 어린시절에 외국의 잼버리대회에 자주 나갔다는 말을 자랑스럽게 했습니다.
어느날은 내게 여고에 공적인 일로 가야 하는데 함께가자고 졸라서. 잼버리 하던 친구들과 함께가면 되지 왜 나야하고 반문했지만, 결국은 같이 갔어요.
여고도착.
운동장을 가로질러 가는데 2.3층 창가에 고개만 내민 수 많은 여고생들이 까~약 하고 내지르는 소리에 나도 모르게 뒤 돌아보기도 했지만 수백명의 환호를 뒤로하고 교무실로 직행. 잠깐의 용무를 마치고 학교에서 받은 깃발을 들고 돌아나오는 길에 다시한번 꺅꺅 거리는 소리.
마치 구름위를 미끄러지는 황홀경과 아마도 손오공이 권두운을 타고 날아가면 이런 기분일꺼야 하는 농담을 주고 받으며 왔던 기억.
그리고 시간이 흘러 여름방학쯤에 친구가 급히 찾아와서 함께 놀러가는데 같이 가지는 제안.
나가보니 여고생 12명과 남고생 한명이 모두 잼보리출신이라면서 어디 시원한 계곡이나 강가에 가자고 해서 버스를 타고 뿌연 흙먼지를 날리는 비포장도로를 달려 섬진강 어디메쯤 가서 재미있게 놀고 원두막에 올라가 참외와 수박을 먹고.
가끔은 인터넷에서 '여초회사'이야기가. 나올적마다 그때 그시절이 회상되고는 합니다.
시선을 둘곳몰라.
물장난으로 젖어버린 옷.
봉긋하게 튀어나온 적나라한 모습.
어색한 시선과 여인들의 경쟁과 시샘등등.
갈아입을 옷이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태양에 마를 때까지 옷깃만 털던 모습과 18세 젊은이의 혈기 왕성한. 감당 안되던 모습.
여인이 12명.
그 후에 시간이 지나 다시 개별적으로 찾아온 여인.
인연은 어디까지나 인연인 관계로.
다음시로 가름합니다.
楊柳花時渡江客 山桃開盡未還家.
버들꽃 질 때 강 건너 간 사람 복사꽃 피고 져도 돌아올줄 모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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