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많이 내려서 나라가 온통 여기저기 쑥대밭이 됐다.
남의 일이라고 강건너 불구경하는 인간들이 많다.
나만 아니면 된다는 심보다.
땅콩을심고, 군데군데 안나서 보식을 하면서 보니까 구멍이 깊게 파였다. 누가 먹은걸까?
다시 보식도하고. 무성하게 자란 땅콩은 꽃피고 자방병이 나오면 비닐제거와 북주기를 해야하는데, 그게 모두 수작업으로 이루어지는 거라 한삽씩 뜨다보면 허리가 비명을 지른다.
텃밭에 자란 오이와 가지. 방울토마토와 부추를 베고. 한봉지에 몇개 들어있지 않은 호랑이콩과 완두콩을 거두고. 고추는 5개씩 청양. 꽈리. 오이고추를 심고, 일반고추를 한줄 심었는데 너무잘되서 나무가 쓰러질 정도 입니다.
호랑이콩은 오천원을 주고 샀는데 수확해보니 오만원어치도 넘게 나왔다.
마지막으로 거두면서 껍질을 까니 긴 장마에 수발아가 되서 싹이튼게 많다.
먹지는 못하겠지만 뒷텃밭에 그냥 심었다.
저들도 살려고 나왔는데 그냥 버리기가 안되서.
작년에 사다먹은 단호박 씨를 심었는데 잘크고 있는 중입니다. 그걸 심은 이유는 언젠가 진도와 완도 여행중에 명사십리 해수욕장 에서 수영을 하다보니 작은 골뱅이 같은 것들이 지천입니다.주워서 주머니에 넣었는데 꾸물꾸물 기어나오는게!
그리고 찾아간 갈치조림집. 너무나도 맛있어서 물어보니 단호박을 넣어서 그런거라고 하더군요.
사람은 늙어가면서 추억을 먹고 산다고 하잖아요.
집에와서 밥상은 온통 풀밭입니다.


'수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클라이언트 리스트 감상 (0) | 2023.07.28 |
---|---|
은백양나무의. 추억 (0) | 2023.07.28 |
오늘같은 날. (0) | 2023.07.12 |
雨 (0) | 2023.07.11 |
현명한게 뭘까요? (1) | 2023.07.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