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410

짐.

짐. 인생은 살면서 소유하는 짐이 하나씩. 하나씩은 늘어나게. 된다. 처음으로 내것이었던게 무엇이었을까? 크면서 애착이 가던 물건은? 크면서 내가 소유했던 딱지와 유리구슬. 쇠구슬과 직접 잘라서 만든 새총과 활 같은것. 접이식으로 된 주머니칼. 이것저것 깍고 다듬다 손도 다치고 했던 물건들. 다 어디로 갔을까? 결국. 인생이라는 여행길에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짐가방을 들고 떠난다. 어디를 가던 필수불가결하다는 것은 꼭 있으니까. 그런데 그 짐속에 버려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것과 버려서는 안되는 것으로 나뉘어 취사선택의 기로에 서면 아쉽지만 버려야 하는 결정을 하고. 과감하게 이별을 한다. 예전에 지나가는 나그네 들의 쉼터였던 여관에서. 많은 사람들이 돈 혹은 저당 잡아야할 그 무슨 사연 때문에 자신의 ..

수필 2023.11.03

돌지않는 풍차

돌지않는 풍차. 사랑도 했다 미워도 했다 그러나 말은 없었다 소낙비 사랑에는 마음껏 웃고 미움이 서릴 때면 몸부림을 치면서 말없이 살아온 그 오랜 세월은 아~ 아~ 아~ 돌지 않는 풍차여 돌지않는 풍차. 정서진 앞마당에 세워진 두개의 풍차. 언제부턴가 하나는 돌고 하나는 멈춰서 열심히 도는 풍차를 구경하는 듯한 풍경. 왜. 고치지 않는걸까? 오다가다 드는 궁금증. 바람이 몹시불던 날. 풍차는 돌았다. 작은 자극에는 꿈쩍도 하지 않더니 붕~붕~붕~ 소리를 내며 힘차게 돈다. 사랑도 저런걸까? 작은 자극에는 꿈쩍도 않다가 잊혀진듯 잊혀지지 않는 사랑. 그런게 인생. 자전거 타고 가는길에 비암 3마리를 보았다. 아직도 그 작은 비암도 어떻게든 겨울을 날 것이다. 그리고 내년에는 조금 더 커진 모습으로. 삶을 ..

수필 2023.11.02

아침풍경.

흐린날. 계양도서관에 조금 일찍 와서 산책을 하는데. 개를 끌고 산책하는 사람들. 왁자지껄 시끄러운 축구하는 사람들. 맥문동 씨를 채취하는 사람들. 기구운동을 하는. 사람들. 냅다 뛰는 사람들. 나무그늘아래 벤치에는 몇개의 술병이 뒹굴고있다. 소주. 막걸리. 빈 종이컵이 수북하다. 아침부터 아니 새벽부터 이 잔을 채우고 비워야하는 사람들의 마음속에 무었이 있었을까 ? 또는 3명이 이야기중에 서로가 자기 이야기만 하는 사람들. 목소리가 커지는듯 싶더니 냅다 욕설이 튀어나온다. 지나가는 나를보고 겸언적었는지 조용히 하라고 한다. 밤새 그리워했을 두사람. 흘러간 옛노래를 틀어놓고 바싹 붙어서 소곤소곤 이야기 하는 사람들. 서둘러서 계양산을 오르러 가는 사람들. 여기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거의다 노 인 네 다. ..

수필 2023.11.01

미스터션샤인.

미스터션샤인. 얼마전에 논산에 미스터션샤인 촬영지를 다녀왔다. 잠깐의 홍보영상도 보고. 그래서 생긴 호기심으로 몇편을 봤다. 이병현과 김태리의 조선말기와 일제강점기 초기의 역사와 가문의 멸문지화. 그리고 역인사랑이야기가 재미있게 전개되는 흥미진진하게 스토리가 역어진다. 총 24편을 다 정주행 하기에는 아직 갈길이 멀지만 5년전 방송을 했다고 하던데, 미리 촬영지를 다녀와서 인지도 모르지만 섹터가 바뀔때마다 아! 저기 하는 생각이 들어서 더욱 재미있게 보고 있다. 나라는 망해도 나만 잘 살면 된다는. 설정과. 미국과 청국 독일과 러시아를 두고 어느쪽으로 손을 잡아야 내가 잘 살것인지를 계속 가늠해보는 인간심리를 잘 건드린 작품이다. 글로리호텔. 전신국. 파리제과. 양화점. 양복점. 술집. 전당포. 종각과 ..

수필 2023.10.30

우연한 인연

양화대교에서 귀인을 만나다. 정서진으로 돌아서 단숨에? 양화대교까지. 바람이 불면 불어서 좋았던 추억과 바람따라 흘러간 시간과 가을이 깊어갈수록 훵하니 머리털고 빈가지로 선 나무들 속에 유난히 천천히 물들어가는 파란잎과 노랗고 붉은 잎이 함께 머물러 있는 젊었으면서도 늙어가는 나무가 유난히도 눈에 띈다. 마치 인생의 가을과 겨울사이. 방화대교를 지나고 마곡철교와 가양대교지나면 염창동쉼터에서 안양천으로 갈라지는 길에 잠시 어느 방향으로 갈것인지를 고민한다. 월드컵대교를 지나 양화공원 아래에서 잠깐의 몸풀기 운동을 하고........ 물을 마시려고 하는 순간에 어느 여인네와 마주친 눈. 잠깐의 대화속에 작전에서 왔다고? 나도 효성에서 왔는데? 혼자가 아니라 남편과. 갑자기 커피를 한잔하란다. 두분이 마시려고..

수필 2023.10.28

바람과 청춘.

언젠간 가겠지 푸르른 이 청춘 지고 또 피는 꽃잎처럼 달밝은 밤이면 창가에 흐르는 내 젊은 연가가 구슬퍼 가고없는 날들을 잡으려 잡으려 빈손짓에 슬퍼지면 차라리 보내야지 돌아서야지 그렇게 세월은 가는거야 나를 두고 간님은 용서하겠지만 날 버리고 가는 세월이야 정둘곳없어라 허전한 마음은 정답던 옛동산 찾는가. 한강따라 흐르는 물결이 넘실대는 게 억새가 바람에 흔들리며 손짓하는 모양새 같아. 그래 그렇게 세월은 가는거야. 구절초도 피었고 가을국화도 피었지. 기러기때지어 날아오는데 한강백사장에 가득히 앉아서. 지난 6월에 친구와 함께 잔차타면서 보리수나무 아래. 올갱이에 막걸리 마시던 날. 더 가자고 했는데 힘들다고 그만갔지. 오늘 가 본 전류리포구는 천지개벽을 해서 군 순찰로를 자전거 전용도로로 만들어 언젠..

수필 2023.10.24

산길에서 만난 트렉터

얼마전에 산에 벌초하러 갔다가. 외길인데 차를 세워두고 올라가서 일을 하고 내려와보니 트렉터가 떡하니 앞을 막고. 전화번호나 아무런 연락처도 없고. 옆길로 빼도 되는되 앞을 못가게 막아버린 상황. 아무리 클락숀을 울려도 나타나지 않는 트렉타 주인. 나도 잘했다는건 아니지만. 논으로 들어가는 길인데 추수가 끝나서 세워둔 것을. 결국. 112에 신고를 했어요. 위치추적 했다는 문자가 오고 출동했다고. 어느정도 기다리는데 갑자기 나타난 트렉터 주인. 주차해서 미안하다고 사과부터 하고. 이야기하다보니. 한참후배. 차를 빼서 100미터 쯤 가니 바로 산속에서 나타난 패트롤카. 이쯤되면 경찰들 정말 일 잘하는 것. 맞아요. 회신으로 대한민국 경찰 최고입니다. 해결됐어요하고 문자를 보냈더니 감사합니다 하고 답신. 조..

수필 2023.10.21

입맛

입맛. 나는 무엇이든 맛있게 잘 먹는 사람이 좋다. 호들갑을 떨거나 음식에 대한 트집을 잡지않고 그냥. 있는 그대로의 맛을 즐길줄 아는 사람. 누군가의 정성과 아는 지식과 있는 재료를 모두 갈아넣어서 만든 그 사람의 최고의 작품인 요리를 완성하고 평가를 기다리는 작가의 심정으로 만든것을 열심히먹어주면 되는 것이다. 먹는 것에는 오미(五味)가 있다. 달고. 짜고 시고. 맵고. 떫고. 혀의 미뢰가 느끼는 부위에 따라 맛의 평가는 각자의 입맛에 따라 다르다는걸 먼저 인정하고 먹으면 모든 음식은 다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언젠가 여수를 여행다니면서 이순신대교위에서 스티로폼 박스에 넣어서 파는 '갓김치'를 사서 다리건너 광양. 섬진강 끝지점에 있는 망덕포구 정자 공원에서 식사를 한적 있었는데 정말 맛있게 잘 먹었..

수필 2023.10.17

도림사와 순천 국가정원 박람회. 천상의 세계.

예전에 본 영화중에 "하늘과 땅"에서는 베트남 전쟁을 모토로 천국과 지옥의 구분을 표현한 것이었는데. 시골가서 벌초도 하고 잡목도 치고. 나오는 길에 장끼. 한마리가 도망가지 않고. 친구집에 가서 100세인데 아프시다는 어머니도 만나고. 조카가 챙겨준 단감을 여기저기 여행다니면서 간식으로 먹는데 정말 꿀맛이다. 두레식당에서 오징어 볶음에 청국장을 먹고. 곡성에 있는 천삼백년된 도림사와 그 계곡을 보고. 도선국사 책을 보면 뭔 한반도에 있는 유명한 사찰은 거의가 도선이 지었다고 하는데, 정말 지은건지 아니면 이름을 도용한건지. 서산대사. 사명대사등 유명한 대사들이 수풀처럼 모여들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도림사. 예전에 친구가 여기 갔다왔다고 했었지. 그리고 압록유원지. 노을이지는 고고한 물결에 비치는 고즈..

수필 2023.10.17

땅콩지옥

땅콩 지옥. 사마루 친구가 땅콩 씨앗을 줬는데 그 친구는 그해 먹어보지 못하고 죽었다. 그리고 남은 종자로 하우스 옆에 텃밭에 100여평 농사가 시작됐다. 처음엔 어떻게 할줄모르고 석회와 유기질비료를 뿌리고 밭을갈아 시작된 땅콩지옥. 수확은 생각보다 많았다. 문제는 기계를 사용하지않고 삽으로 고랑과 이랑을 파고 오로지 손으로만 이루어지는 작업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생산된 수확물은 여기저기 선물로 나가고. 투자대비 수입은 0원. 그냥 반찬해 먹는 수준이다. 다음해도 마찬가지. 그렇게 개고생하고 피와 땀과 눈물로 지은 농사. 이제 3년차. 이번에는 친구가 기계로 비늘을 씌워주는 바람에 담배로 대신 보상을 했다. 중간에 땅콩의 특성상 자방병이 나오기 시작하면 비닐을 걷고 포기 중앙에 수로에 있는 흙을 한삽씩 ..

수필 2023.1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