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410

늙어간다는 것

내가 아는 철학 혹은 부제. 인간은 영혼과 육체로 나눠지는 것은 맞는것 같다. 무한의 자유를 주면 인간은 동물과 마찬가지로 최초의 기본으로 돌아간다. 아무것도 하지않고 본능이 시키는대로 배고프면 먹고 졸리면 자고, 그걸 교육이라는 틀어다 넣고 영혼을 가르치기 시작해서 결국은 육체를 지배하게 된다. 재화를 벌어야 먹고 살길이 있다는걸 알려주기 때문에. 경제학의 그 많은 이론은 두가지로 귀결된다. 기회비용 과 효용가치. 기회비용이란, 만일 다른 일을 했을때 어떤 결과를 창출하는가 하는 것이고. 효용가치란 같은 일을 할때 같은 시간에 5번의 삽질보다는 10번의 삽질이 더 큰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기택이가 평생 사업을 하면서 이것을 확실하게 배운것이다.그래서 타업체보다 더욱 경쟁력이 있는 회사로 만든것인데..

수필 2021.07.23

무모한 도전

자전거를 잘 탄다는 건. 빨리 가는 것도 아니고, 묘기를 부리는 것도 아닌 목적한 곳을 안전하게 충분히 즐기면서 돌아오는 것. 무모한 도전. 바람이 순풍이나 역풍이 중요하지 않아. 그저 앞을 보고 달리는 거지. 계절의 변화를 체험하면서 정서진을 지나 백운교 아래를 가면 곱게 핀 해당화가 첫사랑 입맞춤 같은 향기를 내뿜지요. 한때는 아카시아 향기와 이팝나무 낙화가 하얀 쌀밥처럼 느껴졌지만, 이제는 쥐똥나무도 한 몫 거들어 군데군데 섞여 오는 그 향기도 아름답지. 더러는 이름모를 꽃들도 곱게 피워서 저마다 아름다움을 뽐내지. 열심히 달려서 아라뱃길 등대 오르막을 30단을 놓고 달리고, 물론 올라가서는 가쁜 숨을 몰아쉬고, 컨셉이 '아라뱃길 꽃길 50리'라는데. 김포관문과 행주대교 아래를 지나면서 뒤늦게 조성..

수필 2021.05.31

살아있는 심곡천

살아있는 심곡천. 오늘로서 심곡천에서 화사를 3번째 만났다. 2번째까지는 달리는 스피드에 뱀을 바퀴에 깔고 갔으나, 오늘은 내가 피하자 뱀도 오던길로 급선회하고 되돌아 갔다. 그 화려하고 섬뜩하도록 아름다운 화사. 총천연색의 문신은 놀랍도록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육감적인 유려함이 한낮의 땡볕아래 꿈틀거리는 유혹으로 피어난다. 지난번에 눈동자까지 초롱하게 고개를 돌리고 나를 바라보는 고라니 조형물이 있었다. 가면서 드는 생각은 어쩜 저리도 섬세하게 털빛하나까지 윤택하게 잘 만들었을까 하고 가까이 가자. 순간 고개를 돌리고 겅중거리며 뛰어가는 살아있는 고라니라니! 심곡천은 초입부터 비들기와 까마귀, 그리고 긴부리 황새같은 새들이 진을치고 있었는데 어느날 부터인가 가마우지가 황새와 먹이전쟁으로 영역을 차지하고 ..

수필 2021.05.11

땅콩 껍질 속의 연가.

땅콩껍질 속의 연가. 학교 다닐때 범수가 땅콩 속의 연가에 대해서 열변을 토하고는 했는데, 두쪽이 빈틈없이 딱 붙어서 웅크리고 있는 모습이 환상적으로 보이는 것이라고. 인간도 그렇듯 청춘남여의 최종적 결합은 땅콩에 버금가는 것이라고. 세월이 흘러 범수는 기억하고 있을지 모르겠지만. 작년에 친구가 준 땅콩모종으로 실컨먹고 남은 것을 베란다에 천금농장 종묘장을 만들어서 키우고 있는데 잘 자라 이제는 밭으로 이식할 날만 기다리고 있다. 모종을 준 친구는 하늘나라로 떠나고. 이제 또 봄날의 따사로운 태양아래 땅을 일구고 골을 파고 비닐을 씌우고 작물들을 심고. 생산비 안나오는 힘든 고난의 행군이 기다리고 있어도 내가 스스로 즐거우면 천국이다라고 생각한다. 아무런 장비도 없어 삽과 괭이 그리고 호미로 일구는 노동..

수필 2021.04.18

석곡은 향기를 남기고

베란다에서 캠핑용 의자에 앉아 책을 봅니다. 석곡향기가 온몸을 휘감고 돌아 마치 조용한 파티장에 온듯합니다. 그리고 어디선가 불쑥 나타날것 같은 환영으로 책속에 판타지가 겹치는 상상을 합니다. 어제보다는 오늘처럼 바람이 잠든날 라이딩을 했으면 더욱더 좋았을텐데 말이죠. 온통 세상이 벚꽃잎이 휘돌아지는 세상을 훨훨 달리는 맛은 인생에서 몇번 남지 않았으리라 생각합니다. 오늘이 인생 최고의 날처럼 멋지게 사는게 행복이겠지요.

수필 2021.04.02

전류리포구 돌아오다

전류리를 돌아오다. 꽃 바람 부는 심곡천, 아라뱃길, 한강으로 이어지는 길. 달리는 중간에 잠깐씩 쉬면서 이런저런 세상사는 이야기도 나누고 했지만 역풍에 오로지 다리 근력 만으로 달리는 100km 길은, 누구나 이야기는 할 수 있지만 아무나 도전할 수 없는 길. 김포 쪽에서 끝까지 주욱 길게 이어져 언젠가는 친구 셋이 모여서 애기봉 가는 하성길 철새도래지를 돌아오기를 희망하면서, 생고기 김치찌개 막걸리 한 사발이 그렇게 깊은 우정을 나누는 수 있다는 것에 무한한 감사를 느끼면서, 범수 말대로 우리는 죽지 말고 오래도록 우정을 나누면서 건강하게 살아야 할 분명한 이유가 있다는 것. 누군가 이런 말을 했다지 늙은 노인이 산에 나무를 심고 있길래 아니 노인네 나이가 몇 살인데 지금 나무를 심어서 어떻게 합니까..

수필 2021.04.01

수종갱신

사랑하는 친구. 내가보기엔 남원 감농장과 매실농장은 되도록이면 빠르게 수종갱신을 해야하는 걸로 실행을 하는게 좋을듯. 지난해 태풍피해를 많이 입어서 감이 다 낙과되고 딸게 없던 이유는 외곽으로 방풍림이 없던관계로 보이니. 시간이 걸리더라도 키가크고 뿌리가 튼튼하고 그런울타리를 심는게 좋을듯하고. 산림조합에 갔더니 유실수와 특용약재로 사용할 수 있는 나무들이 너무 많이 있더라. 욕심나는 것들은 밤.호두. 자두.살구.블루베리.매실도 청매보다 홍매가 더 욕심나고.사과. 대추등. 물론 수분수를 섞어서 심어야 하겠지만. 나 같으면 적당히 띄워서 한 10개씩 정도씩 심어놓고 상황을 보면서 줄이고 늘리면 좋을듯하더라. 또 다른 헛개나무.구지뽕나무.가시오가피등. 심어서 적당히 키워 스스로 닭잡아서 고아먹을때 넣어도 되..

수필 2021.03.31

세월이

애쓰는 감자는 더 파삭하고 달콤한 법. 남원 밭에도 많은 감자를 심었던데, 누가 다 먹으라고 이렇게 했냐니까 누군가에게 준다고 하더라. 조카가 혼자나와 일하기레 어머니는 어디가고? 집에서 주무시느라 아무리 불러도 대답이 없던데. 요즘은 기력이 떨어져 못나온다고. 인사하고 돌아설적에 내년에 어머니가 캐준 쑥으로 국끓어 먹는다고 약속하고 왔는데. 허허 웃으시는 모습에 아무래도 힘들어서 못할것 같다는..... 콧수염 때문에 날 못알아보고.

수필 2021.03.31

안개속에 비까지 내리면

여수의 끝자락에 망망대해를 바라보는 자리에 향일암 난간에는 바다를 줄지어 향하는 수많은 거북이들의 향연. 그 무엇을 구하려고 용궁엔 간다나요? 섬과섬을 연결하는 다리를 건너다 만난 낭도막걸리. 팔영대교를 건너면 고흥이라지. 하나를 넘으면 또 넘어야하고 그렇게 넘어선 인생길이 여덟개인데. 팔영산 그림자가 그날을 회상하며. 고흥. 시원한 생선찌게가 생각나 검색하고 찾아간 곳은 제사상 음식하는 흔적만 남았구려. 보성녹차밭에서 태백산맥의 흔적을 찾으면. 보성,조성,벌교의 비릿한 상처가 스며나온다. 황혼역의 염상진은 누굴위한 투쟁인지. 남도 비단길. 율포 해수욕장. 바닷물에 씻긴 피는 흔적없이 잔모래만 남기고. 어느 여름. 수영하다 발아래 꿈틀대는 작은 고둥들이 밤하늘의 별만큼이나 많이 꿈틀대던 곳. 천개의 섬...

수필 2021.0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