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411

어죽이야기

어죽이야기. 처가에 들러 콩을 보관중이던 거실을 보고 기겁을 했다. 사람이 없는 틈을타서 쥐떼가 콩들의 잔치를 벌이고 쥐똥천국을 만들어놓은 것. 생각이 복잡해졌다. 일단은 청소부터하고 흩어진 콩을 모으니 반됫박정도. 장농을 들어내고보니 쥐들의 비상통로가 보인다. 석고보드를 깨면서 천장으로 올라가는 통로에 1차로 각목을 잘라서 막고 샌드위치 판낼에서 철판을 잘라서 마감을 하고. 마무리하고 나니 시간이 많이 흘렀다. 그 동네 친구들이 물고기를 잡아서 매운탕을 끓인다고 연락이 왔다. 어디서? 서하교지나 무갑리산속에 비밀의 장소가 있다고 한다. 이 추운날 물고기를 잡아서 대접을 한다고. 국수를 사서가니 매운탕이 열심히 끓고있다. 국수넣고 적당량의 양념을 하고 한그릇씩 퍼서 목탄난로가 활활타는 주변에 둘러 앉아 ..

수필 2020.12.10

바람속으로

야전정비 그리고 겨울바람. 맞바람이 부는날. 심곡천을 달리는 길에는 역광속에 흔들리는 억새의 노래. 그리고 갈대의 춤. 키작은 함초의 빨간몸짓까지. 그렇게 달려 정서진의 노을속으로 빠지는 시간. 갯골 작은 혈관은 밀려드는 물결이 꿈틀거린다. 그리고 공기압 보충을 하다가 바람이 새는걸 알았지. 스페아 튜브로 교체. 실패를 알기까지는 1시간도 넘게 걸렸지. 다른 스페아 튜브를 교체하고 차가운 겨울바람속에 길게 늘려진 그림자를 밟으며 달리는 기분. 손도 시려워 발도 시려워. 그래도 신나게 페달을 밟고. 결산. 디스크 브레이크 로터의 휨과 타이어의 트레이드는 너무타서 다 닳아 없어지고 튜브는 불량인걸 스페어로 가지고 다녔으니, 타이어와 튜브와 로터를 새로 주문하고 기다리는 중입니다.

수필 2020.12.05

터키탕

터키탕 이야기 터키에서는 터키탕이 없다. 단 하맘이라고하는 목욕탕이 있는데, 실크로드 중간지점에서 목욕도하고 휴식과 상담도 필요에 따라 만든문화. 탕은 없고 사우나처럼 옷을 입고 땀을 내면서 대화를하고 샤워하는데, 예비신랑 신부 어머니들이 만나서 예비신부의 몸매와 걸음걸이 피부를 보고 신부를 선보는 중요한 자리. 마음에 들어 남자와 여자의 맞선자리에서는 신부가 손수 끓인 커피를 내와서 여자의 마음에 안들면 설탕대신 소금을 넣어 주고, 그걸 마신 남자는 아무말없이 일어서는 문화. 아주 신사적입니다.

수필 2020.12.05

흘러가는 바람처럼

흘러가는 바람처럼 계양산 오르려면 4번의 오르막길을 한겨울에도 땀을 흘리고 가야하는데 정상을 찍고 돌아가는 길. 계양산을 내려와 생태터널을 건너 중구봉으로 오르는 계단에는 한창 겨울채비로 묵은 잎을 떨궈내고 대비를하는 소나무 숲길에 숨이차고 옷은 젖어서 한걸음마다 이 길의 끝을 향해 내딛는 힘겨운 오르막길을 가는데, 자그마한 체구에 하얀색 스키니 바지를 입고 사뿐하게 내려오는 젊은 처자. 스쳐지나가는 바람처럼 하얀 마스크에 살며시 눈웃음을 날리면서 땀도 안흘리고 숨도차지않으면서 마치 구름위를 걷는듯한 상상속에 잠시나마 한켠으로 서서 숨을 고르며 뒷모습을 봅니다. 아! 나이가 세월을 이기지 못하는 세상. 나도 한때는 저렇듯 젊음을 내딛는 청춘이 있었을텐데! 딱 한번 본것인데 수많은 사람들과 지나침이 있었는..

수필 2020.12.02

청설

聽說청설 대만 로맨스 명작 청설 영화를 보면서 마음이 듣고 가슴으로 느끼는 청각장애인 언니를 통역해 주기 위해서 수화를 배우는 동생 . 그리고 그를 사랑하는 남자 . 수화가 싫었다는 동생은 언니가 어느 날 피아노 소리를 아름답냐고 하고 묻는 그 질문에 열심히 수화를 배운다 . 어린 시절 .사랑을 표현할 줄 몰라서 무작정 돌격하면 사나이다운 사랑이 되는줄 알고 서툰 사랑고백이 부끄러워지는 나이. 해도 잠든 밤하늘에 작은 별들이 소근대는 너와 나를 흉보는가봐 설레이며 말못하는 나의 마음을 용기없는 못난이라 놀리는가봐 라- 미소짓는 그 입술이 하도 예뻐서 입맞추고 싶지만은 자신이 없어 누군가가 요놈하며 나설것같애 할까말까 망설이는 나는 못난이 라~ 미소짓는 그 입술이 하도 예뻐서 입맞추고 싶지만은 자신이 없어..

수필 2020.11.20

Not Fair

Not Fair Oh he treats me with respect 그는 나를 존중해줘요 He says he loves me all the time 언제나 날 사랑한다고 말해주죠 He calls me fifteen times a day 하루에 15번씩 내게 전화해요 He likes to make sure that I'm fine 내가 잘 지내고 있다는 걸 확인하고 싶어하거든요 You know I've never met a man 난 이런 남자를 만나본 적이 없어요 Who's made me feel quite so secure 날 안정적으로 느끼게 해주는 그런 남자요 He's not like all them other boys 다른 남자들이랑은 전혀 달라요 They're all so dumb and imm..

수필 2020.11.20

추상

꿈속에서 꿈을 꿉니다. 내린 비가 온통 거리보도블럭에 각각의 색으로 모자이크를 깔았습니다 노란우산이 모여있는 은행나무와 별모양 알록달록한 단풍나무에 가늘게 펼쳐진 메다세쿼이어 잎까지 어우러지는 가을색으로 걸어갑니다. 간간이 내리는 秋雨를 마음으로 반기며 이 어려운 시기에 축하하러가는 발걸음이 바람에 상긋하니 가볍습니다. 멀리 가는길에 옆에 앉은 여인네의 香氣가 그저 향나무 향내가 납니다. 절간도 아닌데. 그리고 1시간여를 동행하는길. 점점 향기로운 향취에 길들여 갑니다. 우연의 일치로 하차하는 역과 올라가는 엘리베이터가 같고 참석하는 자리도 옆자리. 이쯤되면 인연이 아닐까요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사랑하는 친구의 아들을 혼사시키는 성스럽고 아름다운 자리. 이제 한계단의 걸림돌을 넘어 섯지요. 연예인을..

수필 2020.11.20

두부한모

여기 처갓집에 와서 콩털고 마캐고 깨털고. 두부한모와 콩비지 찌개가 우연히 얻어걸린게 아니라는걸 비싼 수업료 지불하고 공부합니다. 콩을심고 칠갑산 노래를 부르며 잡초를 뽑고 또 뽑고. 콩을베고 10일간 말린다음 도리깨대신 작대기로 털고 바람에 껍질을 날리고 불량콩을 골라.... 이런과정을 거쳐 메주가되고 두부가 된다는게! 앞으로 음식을 먹을때 두부를 감사하게 생각하고 먹겠습니다.

수필 2020.11.20

米의 찬가

米의 찬가 가을은 깊어만 가는데 직접 수확한 햅쌀을 한가마니들고 찾아온 친구. 정성껏 마련한 갈치조림과 꽃게탕에 고추부각과 고추잎무침을 반찬삼아 남원 동동주 한잔을 곁들이면 신선이 노닌다는 방장정 오작교가 부럽지 않고, 오랜세월 뛰어넘어 춘향이 다홍치마 옷자락 스치는소리에 졸음겨워 지는 날. 햅쌀 뜸물로 우려낸 구수한 숭늉과 누릉지는 먼 옛날 어머니의 손맛이 생각납니다. 이 맛있는 계절을 어찌하면 좋단말인가요? 메멘토모리(Mementomori ) 죽음을 기억하라. 모든일은 죽기전에 하나씩을 이루어 가면서 버킷리스트에 하나씩 지워가는 삶. 그래도 희망적인 것은 케세라세라( Que sera sera ) 이루어질 일은 언젠가 이루어진다는 믿음속에 오늘도 즐겁게 살아야만 하는 의무속에 새로운 태양을 맞이합니다.

수필 2020.11.20

외상보일러

외상 보일러. 어느날 갑자기 보일러가 고장나서 As신청했는데 너무 오래되서 교환하는게 나을거라는 이야기를 남기고 갔다. 수명이 보통 10년이 안되는데 17년을 사용했으니 늙어서 죽었다는 이야기. 보일러에대한 정보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린나이는 일본것이라서 패스. 나비엔과 귀뚜라미로 귀결. 콘덴싱을 선택할지와 22000Kcal 충족조건에서 가격협상이 이루어지고 개스 경보기설치와 오래된 집이어서 보일러실에 배수구가 없어서 호스를 10미터 연결과 겨울에 혹시모를 동파대비 열선을 감기로 하는조건에서 가격이 점차올라 75만원정도 하는걸로 이야기가 되었는데 좀 비싼게 아니냐고 하고 내가 전화를 끊었다. 다시 전화가 와서 좀 할인을 해주겠다고 해서 흥정을 했는데 65만원에 하기로 했는데 결정적으로 E음카드 결재가 안된..

수필 2020.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