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410

길위에서 길을 묻다.

길에서 길을 묻다. 알 수 없는 길. 심곡천에 청라호수공원으로 가는 중에 비암이 한마리 길게 누워 움직이지도 않고 있다. 씩씩하게 마주오던 여인네에게 앞에 뱀이 있다고 알려줬는데. 어머나 그러면서 팔을들어 좌우로 흔들고는 뒤돌아서 간다. 시천나루 엘리베이터에서 같이 합승하던 어떤사람이 내 자전거를 유심히보더니 뒷바퀴가 덜 조여졌다고 알려준다. 나도 알고있다고 했다. 행주대교 건너가는 길에 앞에가던 어떤사람이 다리아래에서 군인들의 훈련모습을 열심히 보고 있다가 내가 가까이 가니까 출발을 한다. 연세도 드셨고 시나브로 간다. 이럴때 생각나는 시. '길은 천리길 외길인데 앞선행장의 그님은 구름보다 느리구나.' 행주대교 아래 공원에서 간식과 쉼을 하는데 어떤사람이 와서 묻는다. 여기에서 행주산성 까지 가는 자전..

수필 2021.11.03

목련향

오뉴월 목련향. 운동삼아 자전거를 타고가는데 오늘은 펫 바이크. 처음부터 조짐이 좋지 않았어. 역풍이 불어서 무거운 자전거를 타기가 쉽지 않았지. 그래도 남자의 자존심이 있지. 깡으로 달려보는거야. 한참을 가다보니 뒷바퀴에서 쎅쎅소리가 들려? 이게 뭔 일? 수향루 언저리에서 사진을 찍고 점검을 해보니 뒷바퀴에 협착된 브레이크! 그래도 그걸타고 김포아울렛까지. 돌아오는 길에 머리속에 삼만오천가지 생각이 쉬지않고 맴돌아. 원래 이과출신들인 다 그렇잖아. 시천나루 건너서 자전거 대여점에서 엘렌치를 빌려달라고 하니 돌아오는 대답이 엘렌치는 없고 육각렌치만 있습니다.ㅋ 빌려서 수정하다보니 로터가 휘어진게 보이네. 타고오다가 다시 수정. 아하! 구름타고 날아가는듯이 달리는 자전거. 저녁식사를 싱싱하고 잔뜩 알실은 ..

수필 2021.10.27

거지

럭셔리 거지인생. 티비에서 98살 노인네가 사는곳은 부천인데 택시를 타고 서울 지하철에 구걸로 돈을 벌어 단골식당에 가서 좋아하는 메뉴를 시키고 큰소리쳐가면서 현찰식사를 하고. 구걸이 끝나면 다시 택시타고 집까지 가면서 사는 인생. 그렇게 살아도 집이 3채라고. 큰아들은 죽고 두째는 뇌경색이라서 셋째에게 선산을 물려줬는더 셋째가 같이 사는 동거녀에게 등기를 이전해서 다시 되돌려달라고 소송을 했는데 대법원까지가서 패소하고. 조상님 산소와 마누라산소에 가려고 제작진의 도움으로 강원도까지 갔는데 입구를 휀스로 막아놓고 막내아들이 버섯을 키우기 때문에 못들어간다고 하니 경찰에 신고하고. 제작진의 도움받은 고마움에 답례로 식당에서 제일비싼음식을 대접하고. 용돈까지주는 돈은 물론 구걸로 번돈. 한집에 사는 막내딸은..

수필 2021.10.27

흘러가는 것들

나는 예전에 형님 생전에 몇가지를 이야기했지. 1.족보. 2.산소. 3.제사. 죽어버린 조상님 위해서 살아있는 형제간의 우의를 저버릴수 없다고. 결국 형은 그 어려운걸 결정하지 못하고 이승을 떠났다. 형집에 있던 족보를 내가 가지고 왔다. 버린다고 해서. 지금은 족보가 USB로 나온다. 아직 사위나 며느리. 손자들도 족보에 올리지 못했다. 산소에 벌초를 하지만 아무도 관심이 없다. 그리고 형은 기독교 공동묘지에 잠들어 있다. 형님이 있을때는 예배를보고 밥을 먹고 밤에 올라왔는데 죽고 나서 제사도 흐지부지 되고 말았다. 세상은 이렇게 흘러가는 중이다. 앞으로의 예측에 10년쯤 후에는 이마저도 없어지는 문화가 될것으로 생각한다. 우리가 죽고 영선이.주현이.성현이가 제사를 지낼것인가를 상상해봐라. 세상은 물흐..

수필 2021.10.27

친구

지나온 세월이 많이 온것 같있는데. 뒤돌아보면 한손에 잡힐듯 바로 그자리. 세월은 가고 청춘은 늙어가는 인생. 가고 오지않는 젊음. 그래도 추억 많다는건 인생을 잘 살았다는 증거. 앞으로의 희망사항 이라는건 멋지게 늙어가는 꿈을 잊지않는것. 엊그제 다리아래에서 벤치프레스와 평행봉에서 바딮을 하는데 오랫만에 하는거라 가슴이 찢어지는듯한 고통. 그래도 이런것도 즐기는게 인생. 친구야. 많은것은 필요없다. 한잔술과 함께할 친구면 족하다. 따라서 오래살아야하는 이유가 여기있다.

수필 2021.10.27

동창모임 이야기

동창모임 이야기. 그냥 초청이 왔다. 소머리하나 삶고 있으니 시간되면 들러서 몇점하라고. 새벽부터 준비하고 밭에서 일하다보니 배가 고파서 라면좀 먹고. 갑작스럽게 내리는 비. 서둘러 마무리를 지고. 다른 친구가 부르러 와서 가보니. 식깡에 한솥 끓고 있는 소머리. 전날부터 하루를 고았다고 한다. 한켠에 자리잡고 먹으면서 들으니 이마 오전에 판을벌려 한 패거리는 왔다가 갔다고 한다. 7~8명이 않아서 소주에 로얄제리를 칵테일해서 마시는 자리. 운전자들은 물을마시고 주흥은 깊어만 간다. 많이 내렸다 줄어들다 간간이 조화를 맞춰서 물위로 파문을 일으키며 소나타 8악장처럼 라르고와 포르테가 번갈아 어느님의 지휘에 저 장엄한 오케스트라는 그칠줄 모르는구나. 소머리음식점에서 얍게썰어 투명하게 비치는 소머리 몇점이 ..

수필 2021.10.11

당신의 마음.

당신의 마음. 방주연. 티비에서 보고 예전에 알던 그 가수가 아직도 살아 있구나하는 생각을 했다. 옛날가수 김부자나 이수미나 이런 사람들의 노래를 들으면서 어린시절을 보냈었는데. 51년생으로 70년대부터 지금까지 꾀꼬리같은 목소리로 부귀복락을 누리고 잘 살아온 줄 알았는데.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보니 임신중에 임파선암이 찾아와 자연치유로 완치를 했다고 하고. 그후에 10년쯤에는 다시 위암으로 고생했다고 한다. 남편은 외국에서 사업을 하면서 살았는데 사후에 알고보니 외국에 현지처와 아들이 살이 있다는 소식을 들었고. 그로 인한 화병으로 지금도 깊은 잠을 이루지 못하고 뒤척이다가 밤을 샌다는 이야기. 핑계같지만 지금도 노래를 하고 취입을 하는데 그 화병의 여파로 도레미파솔라시도에서 미음이 발성이 잘 안된다고 ..

수필 2021.10.01

하루

느닷없는 하루. 윤여사가 말한다. 오늘 뭐해요? 계획없는데. 그럼 서하리 가요. 어제 꽃게 주문해 놨는데 수현네 보내야 돼요. 응. 1. 명세병원 들러서 치료. 2. 부평시장 들러서 꽃게싣고. 3. 서하리 꽃게 전달. 윤여사 하차. 대화한다고. 4. 밭으로가서 잡초제거. 5. 처갓집에서 티비보고 대기. 6.1시간 후쯤. 데리러 오라고. 7. 처갓집에서 호박보다가 벌집을 발견. 8. 119호출 40분정도 기다려 벌집제거 후 5분만에 퇴장. 9. 윤여사가 호박과 부추수확. 10. 농협이동. 쌀수령10키로. 무우 3키로. 천원. 갈비 3팩사고. 11. 집으로 오려는데 너무졸려서. 서하리 이동. 잠깐 수면. 12. 밥해서 꽁치통조림김치찌게 끓여서 4끼식사. 13. 8:30분에 1시간20분 걸린다고 해서 출발. ..

수필 2021.09.17

상상을 쓰다

폴링인 러브와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에서 열연한 메릴스트립. 우연한 만남. 그리고 수렁같은 사랑. 배우자의 연애는 모두가 불륜의 범주일까에 대한 의문을 던진다. 가끔은 상상을 한다. 방송에서 나오는 우리또래의 여인들. 혹은 그보다는 좀 젊거나 어린 사람들을 보면서 내 친구가 가끔은 만나고 헤어지는 여인네들의 모습이 바로 저런 형태일텐데. 그래도 스크린에 나온다고 리모델링을 해서 뜯어서 고치고 새롭게 페인트칠을 해서 나름대로의 이쁜 모습으로 변신한게 저 모냥일털데. 저마다의 인생에서 감추고 속이고 싶은 곳도 있겠지. 어느 책에서 세상에는 너무나도 멋진 남자와 이쁜 여자가 그토록 많다는 것을 결혼한 후에 안다는 것이 세상의 비극이다라는 구절이 생각난다. 몰래한 사랑은 그 어느 것보다도 더 달콤하다는데. 먼 후..

수필 2021.09.12

내곁에 있어주

아주 오래전에 있었던 이야기. 한 여행객이 동네를 찾아왔는데 벼라별 소문이 돌았다. 검은색으로 치장한 그는 007가방을 들고 다녔는데, 그 속에 백원짜리 지폐가 한가득이라는 것. 검은 안경과 양복. 잘 어울리지 않는 검은 와이셔츠에 검은 넥타이를 맨 젠틀맨 흉내를 잔뜩 내고 머리는 포마드를 잔뜩 바르고 특이한 향수를 풍기면서 동네 제일가는 미녀를 품고 나닌다는 것. 한 친구의 제안에 따라 나섯더니. 호젓한 숲속의 빈터에 그때 흔하지 않은 빨간색 야외 전축의 음악소리가 들리는 곳에는. 붉은 색의 담요를 깔고 짧은 미니스커트를 입은 여인네의 허벅지를 베고 비스듬히 누워서 담배를 피우는 모습은 마치 영화의 한장면 같은 풍경. 물론 검은 안경을 세트로 맞춘듯 둘이서 그 부드러운 미소하며 나직하게 나누던 대화가 ..

수필 2021.09.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