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로서 심곡천에서 화사를 3번째 만났다.
2번째까지는 달리는 스피드에 뱀을 바퀴에 깔고 갔으나, 오늘은 내가 피하자 뱀도 오던길로 급선회하고 되돌아 갔다.
그 화려하고 섬뜩하도록 아름다운 화사. 총천연색의 문신은 놀랍도록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육감적인 유려함이 한낮의 땡볕아래 꿈틀거리는 유혹으로 피어난다.
지난번에 눈동자까지 초롱하게 고개를 돌리고 나를 바라보는 고라니 조형물이 있었다. 가면서 드는 생각은 어쩜 저리도 섬세하게 털빛하나까지 윤택하게 잘 만들었을까 하고 가까이 가자. 순간 고개를 돌리고 겅중거리며 뛰어가는 살아있는 고라니라니!
심곡천은 초입부터 비들기와 까마귀, 그리고 긴부리 황새같은 새들이 진을치고 있었는데 어느날 부터인가 가마우지가 황새와 먹이전쟁으로 영역을 차지하고 대부분의 영토를 빼앗고 여유롭게 살고있어요.
군데군데 박아놓은 말뚝을 자리잡고 갈매기가 얼씬하지 못하도록 가마우지의 특성상 날개를 펴고 햇볕과 바람에 말리면서.
자전거 복장이 대부분 몸에 착 달라붙는 레깅스나 타이즈같은 것을 입는데, 어느님인지 무릎에 미치지 못하는 치마를 입었는데 치파오나 아오자이 처럼 옆자락이 트여서 페달을 굴릴때마다 허벅지의 근육이 움직이는 모습에서 그 어느 영화보다도 훨씬 육감적인 모습으로 보여 맞바람에도 힘든지 모를 정도로 달려갑니다.
새로운 패션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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