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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나기

내가 당신에게 봄은 아프다 하셨습니까? 엄동설한 겨울눈을 키워 새싹의 아린을 비집는 태동의 아픔 햇살의 미소와 바람의 손길로 당신을 토닥여 추스려 드리겠습니다. 여름은 덥다 하셨습니까? 당신 삶 자체가 역동적임에 어찌 덥지 않겠습니까 산들바람과 한줄기 소나기로 몸과 마음을 식히는 쉼터가 되어 드리겠습니다. 가을밤 쓸쓸하고 외롭다 하셨습니까? 한바탕 축제가 끝난 뒤안길 어둠내린 저믄들녘 빈들처럼 황량한 당신의 가을밤을 별들의 그 조곤거림으로 넉넉히 채워 드리겠습니다. 겨울은 춥고 시리다 하였습니다. 향짙은 카페 창가에서 커피잔을 마주하고 사뿐히 너울거림으로 춤추며 오실 첫눈을 기다리는 그 설레임으로 당신의 언 마음을 녹여 드리겠습니다. 사계가 뚜렸한 이땅에서 너와 내가 우리라는 이름으로 살아감이 축복입니다..

수필 2022.12.27

꿈의 배신

꿈의 배신. 몇일전에 꿈속에서 나는 황제가 되었다. 모두가 떠 받들고 중앙에 자리잡은 의자에 앉아서 세상을 호령하는 그런 꿈. 꿈속이지만 무척이나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깨서 한참을 어둔 밤에 명멸하는 가로를 바라보다가 다시 잠이 들었는데. 이번에는 유명한 연예인들이 나를 찾아와서 선물을 주고 갔어요. 칭송의 말과함께. 다 풀어보지도 못하고 깼는데 너무나도 기분이 좋았지. 더러는 꿈속에서 똥을 싸거나 똥을 밟거나 하는 그런 날은 스스로 조심하느라 문밖 출입도 안하고 살얼음판을 걷듯 책이나보고 음악이나 듣고 영화 좀 보고 하면서 하루를 보내는데. 그래서 좋은 기분으로 로또를 샀는데. 추첨하는 시간까지가 최고의 꿈과 희망이 었어요. 결과는 꽝! 그래도 복권산것을 후회하지는 않아요. 그동안의 가슴졸임과 꼭 당..

수필 2022.12.24

기억의 오류

가와바다 야스나리. 지고말것을. 예전에 설국이라는 일본소설을 읽었을때만해도 가와바다가 젊어서 설국으로 노벨상을 받은 것이라 생각했고, 더 이상의 작품세계를 이어나갈 수 없어서 자살했다고 알고 있었는데요. 이건 기억의 오류였습니다. 40무렵에 쓴 소설로 70무렵에 상을 받았다는. 1899-1972. 72세로 가스중독으로 사망. 자살이라고 보도 되었으나. 지인들은 사고사라고 주장.

수필 2022.12.24

종이 피아노

한강의 "종이 피아노" 가난한 집에서 살다가 서울로 이사한 5학년 때 피아노를 배우고 싶었다. 친구와 그렇게 가기 싫어하는 피아노 학원에 따라 가 조그만 방의 구석에 앉아 있곤 했다. 친구가 건반을 두드리면 서툰 소리 위로 도처의 방들에서 물려 나오던 그 선명한 음들이 너무도 좋았다. 마침내 피아노 학원에 보내달라고 어머니에게 말했을 때 어머니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리고 시작된 시위. "안 된다니까 우리 형편에" 얼마 뒤 나는 문방구에 가서 십원을 주고 종이 건반을 샀다. 책상에 내 귀퉁이를 압정으로 붙여놓고 학교에서 간단히 배운 대로 노래를 연주했다. 물론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지만 고개를 까딱거리며 신나게 쳤다. 시위를 하거나 부모님의 마음을 아프게 하려는 생각은 전혀 없는 그저 아이다운 낙천성이었..

독후감 2022.12.24

어떤 상갓집

어떤 상갓집. 후배 부친상을 당했다고 해서 강화에 다녀왔어요. 이야기를 들어보니 좀 황당해. 윈스톰을 아버지가 끌고 다니는데 오래된 차잖아. 주차하고 내려서 걸어가는 중에 보니 차가 싸이드를 채우지 않아서 경사로를 미끄러져서 내려오니까. 그걸 온몸으로 막다가 힘이 부쳐서 깔려서 다리를 지나갔는데. 병원에서 검사하고 집으로 왔는데 넘어 지면서 머리도 손상이 된걸 몰랐다가 저녁쯤 되서 갑작스럽게 사망? 그럴것이면 병원에서 퇴원시키지 말고 좀더 세밀하게 진찰을 했어야 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윈스톰이면 버려도 누가 주워가지도 안할 그런차에 목숨을 걸다니? 인생이 참 허무하다는!

수필 2022.12.24

오이디푸스 컴플렉스

오이디프스 컴플렉스. 오이디푸스의 친부모는 그리스 테베의 왕 라이오스와 아내 이오카스테다. 라이오스는 한때 피사의 왕 펠롭스에게서 보호를 받으며 수양아들처럼 자랐고, 그러면서 펠롭스의 친아들인 크리시포스를 사랑하게 되었다. 크리스 포스를 반강제로 납치해 자신의 왕국인 테베로 데려와 겁탈을했다. 이에 펠롭스는 크게 분노 하여 라이오스에게 천벌이 내리기를 기원했다. 다시 말해 그가 아들을 낳으면 그 아들에게 죽임을 당하고, 그의 아내이자 아들의 어머니는 자신이 낳은 아들과 결혼하게 되리라는 저주를 내린 것이다. 이후 라이어스는 이오카스테 사이에서 아들 하나를 낳고 델피의 신전에서 이 저주에 관한 신탁을 받는다. 아들이 자신을 죽이고 아내와 결혼하리라는 신탁을 들은 그는 이오카스테와 협의하여 유례없이 비겁한 ..

독후감 2022.12.24

롯테

젊은 베르트리의 슬픔 어머니의 유산 상속문제를 정리하고 더불어 불행한 연애로부터 벗어나 고자 베르테르는 고향을 떠난다. 목가적인 소도시 발하임에 머물게 된 그는 호의적이고 점잖은 지방행정관 S를 만난다 S는 부인과 사별 후 9명의 자녀를 홀로 키우고 있었다. S는 베르테르를 집에 초대하려 하지만 한동안 베르텔은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그러다가 얼마 뒤에 집을 방문하고 그 집 첫째 딸인 롯데(Lotte)를 만나자 마자 마음이 달라진다. 로테는 어머니를 대신하여 어린 동생들을 살뜰히 챙겼고, 이 모습은 베르테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이후 한두 차례 만남이 이어진 다음, 그는 로테가 자신과 정신적으로 통한다고 믿게 된다. 마침내 로테를 향한 감정이 플라토닉을 넘어서는 지경에 이르자 베르테르는 그녀에게 어..

독후감 2022.12.24

모모.

모모는 평범하지 않은 조그만 소녀다. 이름을 알 수 없는 커다란 도시에 언제부턴가 나타난 모모는 폐허가된 원형극장에서 산다. 부모님이 없다는 건 확실해 보인다. 옷감을 덕지덕지 덧된, 전혀 어울리지도 맞지도 않는 누더기만 입고 다닌다. 다른 사람의 말을 귀 기울여 들어주는 재능이 있다. 그래서 모모는 금세 도시에서 가장 중요한 상담가가 된다. 회색 신사들은 마을의 사람들에게 다가와 시간 계산서를 보여주며, 지금 시간을 절약하면 나중에 더욱 많은 시간을 가지게 될 거라고 말한다. 그로 인해 사람들은 여가 없이 시간을 쪼개 일만 하고, 시간에 쫓기느라 매 순간을 즐기지 못하고 지나치게 된다. 더불어 사람들은 고유의 상상력과 개성을 잃고, 간단하게 말하면 이들은 과로에 시달리는 전형적인 어른처럼 행동한다. 시..

독후감 2022.12.24

변신

카푸카의 변신. 어느 날 아침잠에서 깬 그래고르는 자신이 거대한 딱정벌레로 변했다는 걸 알게 된다. 벌레로 변하기 전 그레고르는 영업사원이었다. 직업 특성상 제대로 쉴 여가 시간이 거의 없었으며,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는 언제나 지극히 피상적이어서 그 누구도 깊이 알지 못했다. 여기에 더해 상사와 관계는 극도로 나빴다. 그러므로 그레고르에게는 가족을 제외하면 실질적인 사회적 관계가 전무했다. 쉴 틈 없이 일하는 이유는 아버지가 파산했기 때문이다. 일자리를 찾으러 노력하는 대신 아들이 자신의 빛을 갚느라 뼈 빠지게 일하는 걸 보고만 있다. 그래고르가 그동안 열심히 일한 덕에 가족은 그가 벌어온 돈을 틈틈이 모아 상당한 비상금을 저축해 놓았다. 딱정벌레로 변한 이후 당연히 그래고르는 더는 일할 수가 없다. 대..

독후감 2022.12.24

선셋.

그해, 선셋비치에서(EVERY BREATH)/니케러스 스파크스作 영혼의 짝. 2016년 늦은 봄. 신선한 바람이 불던 오늘날 나는 윌밍턴과 사우스캐롤라이나 경계선 부근에 있는 작은 섬들 가운데 하나인 노스캐롤라이나 선셋비치로 차를 몰았다. 부두 근처에 차를 세우고 해변을 따라 걸으면서 아무도 살지 않는 해양 보호구역인 버드아일랜드로 향했다. 성조기가 시야에 들어오자 눈을 크게 뜨고 열심히 둘러봤다. 나는 모래언덕 근처에 있다는 '영혼의 짝'이라 불리는 우편함을 찾고 있었다. 오랜 세월 풍화에 시달린 나무 기둥에 세워진 그 우편함은 1983년부터 존재해왔으며 그 누구의 소유도 아니었다. 누구든지 그 우편함에 편지나 엽서를 남길 수 있었고 누구든지 그 안에 든 것을 읽어볼 수 있었다. 해마다 수천여 명의 사..

독후감 2022.1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