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푸카의 변신.
어느 날 아침잠에서 깬 그래고르는 자신이 거대한 딱정벌레로 변했다는 걸 알게 된다. 벌레로 변하기 전 그레고르는 영업사원이었다. 직업 특성상 제대로 쉴 여가 시간이 거의 없었으며,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는 언제나 지극히 피상적이어서 그 누구도 깊이 알지 못했다. 여기에 더해 상사와 관계는 극도로 나빴다. 그러므로 그레고르에게는 가족을 제외하면 실질적인 사회적 관계가 전무했다.
쉴 틈 없이 일하는 이유는 아버지가 파산했기 때문이다. 일자리를 찾으러 노력하는 대신 아들이 자신의 빛을 갚느라 뼈 빠지게 일하는 걸 보고만 있다. 그래고르가 그동안 열심히 일한 덕에 가족은 그가 벌어온 돈을 틈틈이 모아 상당한 비상금을 저축해 놓았다. 딱정벌레로 변한 이후 당연히 그래고르는 더는 일할 수가 없다. 대신 가족 구성원들의 급히 일자리를 구하기 시작해 생계를 이어간다.
밀폐된 공간에 방치된 그레고르는 가족 으로부터 따돌림을 받고, 동생은 이 딱정벌레를 더는 오빠라 생각하지 않으며, 집에서 내쫓아야 한다고 확실하게 선을 긋는다. 그러고는 동생의 뜻에 조용히 동의하며 밤중에 홀로 죽음을 맞이한다.
그가 사라지자 가족의 분위기는 돌연 전환되어 한편 한결 편안해진다. 이들은 모처럼 하루 날을 잡아 함께 나들이를 떠난다. 그래고르라는 점에서 해방된 가족은 이제 모든 일이 잘 될 거라며 미래를 긍정적으로 내다본다.
프란츠 카프카는 인간적으로 무척 안타까운 사람이다. 지나치게 엄격한 아버지와 좋은 관계를 맺지 못했으며, 내내 불안을 겪어야 했다. 평생 지루한 사무직에 매여 있었고, 그러다가 병을 얻어 오랜 투병 끝에 어린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체코 프라하가 나치가 정복하기 전에 죽었으니까 유대인인 그가 더 오래 살았다면, 이미 불행으로 가득했을 그의 운명은 더욱 비극적이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나치는 유대인 뿐만 아니라 자신들이 우월한 인종의 표상에 들어맞지 않는 모든 인간을 강제수용소로 보냈다. 독일 민족이라도 아프거나 장애가 있으면 가스실에 넣어 죽였다. 그렇게 목숨을 잃은 독일인 만 수 천이 넘는다. 죽이지 않는 경우에는 대개 불임을 만들었다.
하지만 믿기 어려운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가 연애편지의 달인이었다는 건 공공연한 사실이다. 오랜 연인 펠리체 바우어는 카푸카로 부터 무려 하루에 세 통의 연애편지를 받은 날도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