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모모.

no pain no gain 2022. 12. 24. 19:23

모모는 평범하지 않은 조그만 소녀다.

이름을 알 수 없는 커다란 도시에 언제부턴가 나타난 모모는 폐허가된 원형극장에서 산다.
부모님이 없다는 건 확실해 보인다. 옷감을 덕지덕지 덧된, 전혀 어울리지도 맞지도 않는 누더기만 입고 다닌다.
다른 사람의 말을 귀 기울여 들어주는 재능이 있다. 그래서 모모는 금세 도시에서 가장 중요한 상담가가 된다.
회색 신사들은 마을의 사람들에게 다가와 시간 계산서를 보여주며, 지금 시간을 절약하면 나중에 더욱 많은 시간을 가지게 될 거라고 말한다. 그로 인해 사람들은 여가 없이 시간을 쪼개 일만 하고, 시간에 쫓기느라 매 순간을 즐기지 못하고 지나치게 된다. 더불어 사람들은 고유의 상상력과 개성을 잃고, 간단하게 말하면 이들은 과로에 시달리는 전형적인 어른처럼 행동한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호라 박사의 집에서 모모는 회색 신사들에 대한 내막을 듣는다. 시간 도둑인 이들은 사람들의 시간 훔쳐 자신들의 생을 위해 쓴다. 회색 신사들은 훔친 시간으로 계속해서 담배를 태우는데, 담배가 없으면 살지 못한다. 즉 이들은 사람들에게 훔친 시간을 연명하는 존재다.
  더 큰 불행을 막기 위해 호라는 스스로 잠에 들어 세계의 시간을 잠시 멈추는 위험을 강행한다. 시간이 멈춰 회색 신사들은 당황하여 어쩔 줄 모른다. 시간이 흐르지 않으면 더는 담배를 피울 수 없기 때문이다. 누구도 그녀를 넘지 못하고 생명줄인 담배를 하나둘 놓치면서 결국 모두 사라진다.
회색 신사들의 시간 창고를 다시 연 모모는  유리처럼 얼어 있는 무수하고 다채로운 시간의 꽃을 발견한다. 언 꽃들은 차차 녹으면서 온기를 되찾고 각자의 원래 있던 자리인 사람들 마음속으로 돌아간다. 이로써 사람들은 시간을 되돌려 받고 분주히 쫓기던 생활을 멈추고 여유롭고 활기찬 일상을 회복한다.

세상을 달리는 기차. 새로 타는 사람은 새로운 탄생이요. 아무 역이나 내리는 사람은 인생의 종말이다. 그토록 모아둔 저축했던 인생시간은 기차에서 내리는 순간 모두 소멸된다. 실현되지 못한 꿈과 희망을 가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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