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410

낙안읍성.

낙안읍성. 순천 낙안읍성 가는길은 그 옛날 소달구지 끌고 고개 넘어 구불구불 휘어지는 길에 아스팔트 포장만 해놓은 상태인데, 그것도 지난 시간을 말해주듯 군데군데 폿트홀로 지뢰를 피해서 가는 길처럼 보였다. 다녀간 시간이 좀 흐른 지라 비포장 주차장에 깔끔하게 정리된 모습. 입장권을 끊는자리 경로우대로 프리패스 한다. 괜스레 기분이 좋다. 가을 추수한 짚을 엮어서 초가를 얹은 모습에 많은 노고가 있었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두께를 보니 5년치가 그냥 그대로 덮여있다. 돌로 쌓은 담장에 초가이엉을 얹어두고 멋스럽게 장식을 했다. 골목골목으로 이어진 초가집들. 현재 사람이 사는 집이라고 하나 대부분의 집은 문을 걸어 잠긴상태고, 사생활 보호차원에서 인지 대나무를 문살로만든 집들은 하나같이 출입금지 된 상태다...

수필 2024.02.29

순천 드라마촬영장

순천 드라마촬영장 에서 한바퀴 도는데 영화 '동백'의 한부분이 재연되면서 불렀다는 '굳세어라 금순아' 의 한부분이 젓가락 장단에 맞춰서 찌그러진 주전자를 두들기며 박자를 맞추는 모습이 나옵니다. ~금순아 어디를 가고 길을 잃고 헤메이느냐~ 그리고 여기저기 세트장을 돌던 중에 노래방이 나옵니다. 그래서 한곡조. 굳세어라를 쫙~ 97점을 얻고 60~70년대를 만들어둔 달동네를 한바퀴 돌았습니다. 지금도 새로운 영화를 기획하는지 공사가 진행중입니다. 작년에 한창 인기였던 카지노도 순천에서 찍었다고 합니다. 아! 세월은 흐르고 그 싱싱하던 젊은 배우들의 빛과 그림자!

수필 2024.02.28

탑건 & 에스페로 이야기.

탑건 그리고 에스페로. 1986년. 우리는 그리고 나는 에스페로 엔진 개발을 위해 주야를 막론하고 정말 불철주야 혼신을 다해 DOHC ENG개발에 최선을 다했다. 🎥 탑건이 발표되면서 배경음악으로 쓰였던 'Take My Breath Away.' 달리는 자동차가 비행기와 맞서는 엔진의 힘. 여기에는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 당시 엔진연구소에서 근무를 했는데, 출시가 급한 연구소장이 다이나모 시험실로 와서 지속적인 완성 사인 푸시를 했다. 팀장은 당연히 안된다고 했고 엔진은 성능과 내구성 테스트를 규정이 요구하는 품질 수준을 준수해야 출시가 가능한 것이기에 양심에 어긋나면 안되는 것이다. 할말은 많지만 기업의 비밀도 있는 관계로. 오늘 '탑건 매버릭' 🎥 를 보는데 지나가 버린 옛생각이 스멀스멀 되살아난다...

수필 2024.02.07

딱다구리와 비들기.

딱다구리와 비들기. 창밖 수양버들이 실처럼 휘 늘어져 잎새는지고 빈가지만 바람결에 진양조 가락처럼 흔들리는 오후. 까치도 다녀가고 왜가리도 다녀가고. 어디선가 날아온 오색딱다구리 한마리. 가지를 이리저리 탐하면서 껍질을 쫀다. 툭툭 떨어지는 껍질들. 한참을 쪼다가 다른 쪽으로 옮기고 다시 쪼고. 한끼의 식사가 걸린 진지함이 숭고해 보이는 순간. 몇몇 군데를 이리저리 다니면서 벌레를 찾는 걸 보면서 저 딱다구리도 뭔가 믿는 구석이 있기에 저리 열심히 쪼아대고 있을텐데 하는 생각과 그런 탐지 능력은 타고나는 것인가 하는 생각. 책에서 본 내용은 새장에 갖힌 새들도 구만리 먼 하늘길과 푸른 창공을 나는 생각으로 가득하다는데, 새장속에 풍족한 먹이가 그런 생각을 잠재우는 건 아닐지? 오래전에 그려진 옛 그림속의..

수필 2024.01.26

방아쇠수지 수술후기.

방아쇠수지 회고. 운동할때 뭐든지 열심히 하면 좋은지 알고 "악력기" 정말 . 사무실, 자동차. 침대, 소파. 기회가 있는데로 부러지면 또 사고해서 심지어는 등산갈때도 악력기를 애용했어요. 진짜 악력이 최상의 컨디션이 었어요. 수시로 손가락 관절꺽기도 하면서 심심풀이로 자주 꺽었지요. 운동하다가도 꺽고. 뚝뚝 소리를 자랑스러워 하면서. 5년전쯤. 한쪽 손가락이 안꺽어지고 아파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어요. 조금 지나서 다시 꺽어지는 소리가 났는데, 그 후로는 한번 구부려지면 펴지지 않는 "방아쇠수지 증후군"이 시작됐어요. 병원에 들려서 주사치료해보자고 해서 홀몬주사를 맞으면 3~6개월. 다시 재발되고. 떠돌이 방랑자가 되어 다른 병원에도 다니고. 결국 수술하기로 결정하고. 문의해보니 한곳은 수술을 안하니 ..

수필 2024.01.11

가야할 길.

가야할 길. 운동하고 나오면서 작은 개울물이 얼어 있는데 그 위에 흰 눈이 쌓여 있는 상태. 누군가의 발자국과 언젠가 먹이사냥을 위해서 마치 조형물처럼 물만 바라보며 발을 담그고 때를 기다리던 재두루미. 이제는 물이 얼어서 안오나 했는데, 그 눈길에 마치 화살표처럼 아직 얼지 않은 곳까지 이어진 발길. 야생에서의 삶 이란게 이토록 고독한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차라리 작은 새로 태어나 공원 언저리나 관광객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는 지나가는 여객선에서 뿌려주는 과자 부스러기라도 받아먹고 살수 있을텐데. 철새긴 하지만 크나큰 몸집에 겁도 많다보니 쉽사리 사람에게 접근 할수는 없고, 물이 얼기 전만해도 건너편에서 낚시대를 드리우고 세월을 낚던 도시의 낚시꾼과의 보이지 않는 경쟁으로 긴장의 끈을 당기더니. ..

수필 2023.12.27

베로니카의 사랑의 전설.

베로니카의 사랑의 전설. 16세기 베니스. 가난한 평민의 딸 베로니카(캐서린 맥코맥)는 귀족청년 마르코(루퍼스 스웰)를 만나 첫눈에 반한다. 그러나 마르코는 사랑 대신 돈과 권력을 좇아 다른 여인과 정략결혼을 하고 만다. 실의에 빠진 베로니카에게 한때 고급 창녀였던 어머니 파올라(재클린 비셋)는 "그의 사랑을 얻고 싶으면 최고의 창녀가 되라"고 권한다. 어머니의 가르침에 따라 마침내 베로니카는 권력층의 남성들을 사로잡는 창녀가 되고 마르코와 열정적인 사랑을 나누는 데도 성공한다. 그러나 그녀의 사랑을 독점할 수 없다는 사실 때문에 괴로워하는 마르코. 베로니카가 위기에 처한 베니스를 구하기 위해 프랑스 왕과 잠자리를 하면서 함대지원에 성공하고 둘의 갈등은 더욱 깊어간다. 결국 마르코는 전쟁터로 떠나고 베로..

수필 2023.12.19

이모작.

이모작二毛作. 금년에는 작은 도랑에 '잡초와의 전쟁'을 치르느라고, 옥수수도 수수도 그리고 단호박도 심어서 소소한 소출을 올렸고, 수수는 생각보다 훨씬 잘되서 그곳 사는 친구에게 다 가져가고 수수빗자루 2개만 달라고 주문했다. 옥수수와 고추를 수확해서 잘 먹었고 김장하는데 요긴하게 썼다. 그리고 베란다를 청소하고 쓰레기받이에 있는것을 빈 화분에 부었는데, 어느결에 그곳에는 새생명이 자라나 두개의 옥수수와 작은 고추가 싹이나서 숲을 이뤘다. 시간이 흘러 자꾸만 커가는 옥수수. 때는 가을을 넘어 눈내리는 겨울에 '개꼬리'라 불리는 꽃이 피고, 그 결실로 옥수수가 맺혔다. 물론 먹을수있는 상태로 자라지는 않겠지만, 어쨌든 2모작이 된것은 틀림이 없다. 그냥. 보고만 있어도 괜히 웃음이 실실 나오는 상태. 친한..

수필 2023.12.14

마포종점.

오늘도 달린다 마는 정처없는 이 발길. 뿌연 하늘과 내가 기준점으로 삼는 방화대교 에서 바라본 북한산 정경이 보일듯 말듯. 탁한 하늘과 거센 바람. 자전거 라이딩으로는 최악의 조건. 그래도 달린다. 가는길에 절두산을 지나고. 절두산이라고 불리게 된 유래는 1866년 병인양요 당시 프랑스 함대가 이곳 양화진까지 진격해온 적이 있었는데, 이에 흥선대원군은 "양이로 더럽혀진 한강의 물을 서학 무리들의 피로 씻어야 한다"고 하면서 전국 각지에 척화비를 세웠으며 이와 함께 수많은 교인들을 붙잡아 양화진 근처의 이 산봉우리에서 만명의 목을 잘랐다고 하는 데서 비롯되었다. 종점. 마포. 밤 깊은 마포종점 갈 곳 없는 밤 전차. 비에 젖어 너도 섰고 갈 곳없는 나도 섰다. 강 건너 영등포에 불빛만 아련한데, 돌아오지 ..

수필 2023.12.07

살면서

살다보면 이것저것 고장이 나고 바꾸고 교체하기도 하면서 살아간다. 내 능력으로 해결하면 그나마 다행인데 그러지 못할때는 자꾸만 고민거리가 머리속을 맴돌게 된다. 2023년을 살면서 해야할 일과 하지못하고 내년으로 미룬 일들. 린나이 가스레인지 560*430. 23만. 안방 변기 실리콘 작업. 完 가스레인지 교체. 完 안방티비교체. 55*30만 完 거실티비교체 75* 完 안방변기 수전교체. 完 안방 세면대 연결 파이프교체. 完 앞 베란다 페인트칠. 2024. 봄. 앞 베란다 누수. 2024 봄. 조선낫. 完 마체테 完 예초기 수리. 完 텃밭에 가지 完 토마토 完 케일 完. 死 비트 完. 死 파프리카 完 양배추 完 적양배추 完 수수. 完 옥수수. 完 단호박 完 고추. 청양. 오이. 完 애호박 完 사야할것. ..

수필 2023.1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