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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에서 짊어지고 가고 싶은 것?

독서란? 예전에 읽었던 책의 저자와 줄거리를 다 잊어버려도 어느 한대목. 그때 궁금증을 남기고 책을 덮었던 내용들이 아주 우연한 순간에. 나를 스치고 지나간 향기라든지, 어떤 멜로디던지, 살결을 스치는 피부를 스치는 감촉 같이 이상하게 떠오르는 그림과 그 알수없는 형상 같은 것들이 저 깊게 잠재되어 있는 숨어있던 기억의 실마리를 건드려 심연의 어떤 단어와 형태를 되살리는 것. 전쟁에 관한 책을 읽었는데. 종가집 문중에서는 족보와 신위를 꽁꽁 싸매고 떠나고, 방앗간 주인은 쇠로된 절구공이를 가지고 가고, 집안 대대로 오래된 베짜는 집에서는 다듬이 돌과 두들기는 방망이를, 대장간지기는 쇠로된 모루를 지고 피난을 가는 장면에서 모두들 주인공들은 진지한 물음속에 묵묵히 걸어가는데, 상상속에 나는 그만 웃음이 났..

수필 2024.06.29

떠나는 날

푸른 하늘을 부러워하지 않는 바다. 누구가를 잊지 못하는 시간이 있다면 그때는 미련두지말고 방향없이 떠나라고 하고 싶다. 어디를 언제 어떻게 가느냐는 중요하지 않아. 그냥 가는길에는 눈을감고 상상만 해도 좋아 끝없이 펼쳐진 바다와 포말로 부서지는 파도와 사랑의 씨앗처럼 남은 백사장과. 인연의 한계에서 느껴볼 수 없는 위로와 허함을 채워보는 순간. 그 바다는 말이 없다. 지나온 과거가 모두 추억이 되는 마법. 잊을 건 잊어야지. 모래백사장에 남겨진 발자국들도 모두 흔적없이 사라졌잖아 그렇게 세월은 가고 인생도 가는거지. 내 손에 쥐어진 것은 아무것도 없어 그날 허공을 떠돌던 웃음소리만 창공에 퍼진거야.

시어 2024.06.28

📚 마음의 오지. 림태주作.

📚 마음의 오지. 림태주作. 돌아오기 위해 떠난다는 말. 돌아온다는 약속은 분명하고, 그래서 마음 놓고 떠날 수 있다. 낮선 곳에서 혼자가 되어본 사람은 안다. 투명해 진다. 사람마다 꺼내기 싫은 기억이 있다. 돌아가기 싫은 시간이 있고. 떠올리기 싫은 공간이 있다. 그 기억의 시공간이 마음의 오지다. 나는 물의 흔적을 따라 메마른 와디를 걸었다. 협곡에 흩어진 붉은 모래를 보았고, 붉은 모래는 가시나무 숲으로 이어져 있었다. 나는 가시나무 숲 앞에서 심한 갈증이 일어 사막의 물장수에게 물 한 잔을 사 먹었다. 물값을 치르자 물장수가 내게 이야기. 하나를 들려줬다. 야자수 그늘에 한 물장수가 살았다. 그는 낙타를타고 지나가는 대상들에게 샘물을 팔아 돈을 벌었다. 어느 날 그는 야지수가 샘물을 너무 많이 ..

독후감 2024.06.25

제 3. 연육교.

제3 연육교.그 섬에. 가고싶다.오래전에 부터 마음속에 담고있던 작은 꿈.인천에 살면서 주변에 그 많은 섬들에 가보지 못하고 살았는데, 이제는 언젠가 가봐야지 하는 생각이 오도커니 자리잡고 있다.그것도 뚜벅이 여행보다는 자전거 타고 섬을 한바퀴 또는 그런 여행을 해보고 싶었다.그래서 후배가 정년을 하면 함께하기로 계획을 세웠는데, 일복이 많은 그는 시간을 못내고 있어 다음으로 미루어둔 상태다.공항철도를 이용해서 영종도 건너 화물청사역에 내리거나 인천공항1역에서 내려 골프장을 가로질러 가는 코스로 남쪽 해안 자전거도로를 타고 용유도 거쳐 무의도 혹은 소무의도를 도는 길.아니면 반대쪽으로 돌아서 캠핑장 2개를 지나는 동안에 바닷가로 조성된 레일바이크 길을 끼고 구읍 선착장으로 가는 길. 양쪽 다 17키로를 ..

수필 2024.06.25

늙어간다는 것

나이든다는 것. 헬스장에서 만난 88세 어르신. 얼마전에 허리가 아파서 매일 침을 맞으러 다닌다고 한다. 그게 효과가 있을까? 그래서 정형외과 소개를 했다. 주사맞고 내려오는데 하나도 안 아픈게 기적같았다는데, 집에서 앉은 순간 다시 아파서 3일후에 찾아갔는데 주사는 6개월 후에 다시 놔준다고 했단다. 그래서 홀몬주사를 놔줬군요 했다. 연세가 있으니 운동하지 마라고 모든 의사들이 그런다는데, 자신은 정작 가만히 있으면 몸이 더 아파서 움직여야 통증이 덜하다는 이야기다. 허리 여기저기가 아파서 파스로 임시 처방을 하면 그 부분만 빼고 다른 곳이 아프고, 지난 번에 감기가 들어서 보름정도 쉬었더니 혈당이 올라가서 큰일 날뻔 했다고 한다. 기분이 좋으면 3~4곡 노래가 나오는데요. 요즘엔 아파서 노래하기가....

수필 2024.06.20

물풀.

어느 여름날. 땡볕에 고무신을 신고 구불구불 이어지는 논길을지나 도착한 곳은 은하천이 내려와 지상에 꿈을 꾸었다는 요천수와 광한루. 친구와 함께하는 시간들. 누가 만들었나 인생사를 갈아넣은 꿈꾸는 세상. 위 아래 짝을지어 몰이하던 시절. 미련도 없다. 후회도 없다. 흘러가는 물결에 머리풀고 흔들리는 세상. 세상사 순리라는게 바로 이런것.오늘도 추억속의 이런 물풀만보면 돗대들고 들어가서 붕어, 미꾸리, 송사리, 모래무치, 빠가살이, 메기 잔뜩 잡아서 매운탕 한그릇에 왕대포 한잔이면 인생을 논하고, 열여섯 춘향이의 다홍치마 자락 스치는 소리 이야기나 하면서 살수 있는 걸! 아! 옛날이여. 오늘도 추억속의 페이지는 넘어간다.

수필 2024.06.19

누수.

오래된 집. 비가오면 생각나는 그사람이 아니라. 비가 온 후에 베란다는 오래된 석회암동굴처럼 한방울씩 물이 떨어진다. 어느땐가 부터는 두군데 세군데도 물이 떨어진다. 창밖에도 비가 개고 일주일 혹은 열흘씩 꾸준하게 떨어진다. 마치 수종사의 전설처럼. 관리소장을 호출했다. 문제가 있군요. 다음예산에 반영해서 방수처리 해드리겠습니다. 그런데 감감 무소식이다. 전화하니 비리로 교체가 되었단다. 다음 관리소장은?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베란다 타일은 마치 몽환적인 그림인냥 피카소와 뭉크의 혼합작이 탄생했다. 그럴때마다 베란다 페인트 칠은 나의 취미처럼 변해갔다. 그래서 다른 색상으로 덧칠에 또 덧칠. 제작년에 다시 이의제기를 했고, 내년 사업계획에 넣겠다고 하더니 갑자기 엘리베이터를 새로 설치한다고 해서 사업계획..

수필 2024.06.18

76

76. 우리가 미래 불안한 불확실성과 과도한 기대를 가지고 학창의 마지막 해를 보낼때. 그때. 박정희는 이천호국원 충용탑을 세우고 끼리끼리 박수치면서 술잔을 나누고 멋진 행사를 했드랬다. 이렇게 양면의 칼처럼 서로다른 방향으로 나아갈때를 우리는 기억한다. 그리고 3년이 지나던 어느날 총탄의 재물로 역사의 언덕에서 사라졌다. 누군가는 육이오와 월남전예서 싸우다 죽고 또 누군가는 민중을 향해 총구를 겨누다 죽고, 이제는 호국영령의 혼이 되어 한곳에서 잠든이 땅. 비내리는 호국원에서 누구를 위한 총구인지를 겸허하게 되색인다. 지금 잘 살고 있는가? 삶이 만족하고 미래 불안요인이 없이 행복한가? 그들이 꿈꾸던 세상이 도래되었는지? 탑은 말이 없다. 마치 끊임없이 부딪쳐서 포말로 부서지는 파도와 같이.

수필 2024.06.10

복날 푸념.

누군가의 복날 푸념. 운동을 하는데 옆에서 누군가를 상대로 푸념을 한다. 집에서 키우는 개가 어떤 영문인지 모르지만 가출을 해서 경찰에 신고하고 찾으러 다니고 해서일주일 후에 어느 택시기사가 길거리에서 찾았다고, 데리고 와서 보니 말그대로 피골이 상접하게 말라서 갈비뼈가 튀어나와 동물병원에서 온갖 검사와 주사치료와 영양제를 맞고. 수의사 말대로 인큐베이터에 일주일간 입원한 다음 데려왔는데, 택시기사한테 수고비 20만원 주고 병원비 530 만원이 들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놀란 마음에 병원비가 아까운 줄 몰랐는데 하루하루 지날때마다 내가 그깟 개 때문에 너무 많은 돈을 썻구나하는 자괴감이 들더란다. 더 큰 문제는 이제 이 개도 늙어서 가끔 한번씩 병원에 가면 나도 안맞는 온갖 영양주사로 몇십만원씩 들어가는데..

수필 2024.06.10

천금의 유래.

옛날 조선시대 왕중에 세종은 앵두를 따서 은쟁반에 담아 달밝은 밤에 앵두를 먹으면서 시연회를 열었다는 기록이 있다. 그때는 앵두를 "천금"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돌아가신 장인께서는 어찌알고 뒷뜰에 앵두를 심고, 딸 이름을 "천금"이라고 지으셨을까? 앵두나무 우물가에 동네처녀~~~ 앵두나무가 너무커서 두그루는 뽑아버리고 남은 한그루. 올해도 앵두가 가득가득 열렸습니다. 설탕으로 재서 한창더울때 앵두즙에 얼음동동 띄운 한잔이 너무나도 맛있습니다.

수필 2024.06.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