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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오류.

기억의 오류. 김훈작가의 책. "자전거 여행" 과 "라면을 끓이며" 두권을 읽었다. 내용중에 술에관한 단상이 나오는데, 과음한 후의 후회와 속쓰림의 정도를 솔직하고 설사 까지의 과정을 제법 그럴듯하게 그려낸 것을. 다시 읽으려고 뒤적거리며 찾았으나 그 장면을 찾지 못했다. 나도 한때 젊음의 과신이라고 술을 폭음으로 현실의 불만에 대한 탈출구가 마치 술독속에 있는것으로 혹은, 젊다는 것의 시험대가 술을 많이 마셔서 타인보다의 우월하다는 것의 증빙을 삼으려는 작태를 버리지 못한때가 있었다. 다 나이들어보면 안다. 그게 다 철없음을 의미한다는 것을. 작가는 말한다. 많은 술을 마셨다고. 경험상으로 말하면 '술은 체력으로 마신다' 어느 정도에서의 포기인가는 자신의 욕심에 있는것이 아니라 체력의 한계까지 끌고가면..

수필 2024.10.21

📚 자전거 여행. 김훈作

자전거 여행. 김훈作. '신비'라는. 말은 머뭇거려지지만, 기진한 삶 속에도 신비는 있다. 오르막길 체인의 끊어질 듯한 마디마디에서, 기어의 톱니에서, 뒷바퀴 구동측 베어링에서, 생의 신비는 반짝이면서 부서지고 새롭게 태어나고 흐르고 구른다. 땅의 모든 길을 다 갈 수 없고 땅의 모든 산맥을 다 넘을 수 없다 해도, 살아서 몸으로 바퀴를 굴려 나아가는 일은 복되다. ~~~~~~~~~~~~~~~~~~~ 나는 가끔 자전거를 타면서 생각한다. 지나가는 그 숱한 여인들. 자전거와 자전거 사이 바람이 가르는 그 순간에 놓치지 않고, 어떤 밑밥을 깔았든 낚아채서 대화의 상대로 이끌고, 대화의 광장으로 모셔 와서 어떤 결론을 내던. 은밀한 공간에서 옷을 벗기고, 땀을 흘리고, 스릴과 공포와 아슬아슬함을 넘나들면서, ..

독후감 2024.10.18

📚 오발탄(誤發彈) 이범선作.

오발탄(誤發彈) 이범선作. 전쟁전 북한에서 꽤 큰 지주로 한 마을의 주인 격으로 제법 풍족하게 살아오던 철호의 어머니는 산등성이에 악착같이 깎아 내고 게딱지 같은 판잣집들을 다닥다닥 붙여 놓은 이 해방촌(解放村)의 삶이 치매상태인 상황에서도 만족스럽지 않다. 그래서 수시로 "가자"라는 외마디로 고향을 그리는 것이다. 아무리 자유가 있다고 한들 죽어도 고향에 가서 죽고 싶은 엄마. 공인회계사 서기로 어렵게 살아가는 철호. 대학 3학년에 입대해서 제대한 뒤에 2년째 실업자인 동생 영호. 크게 한탕을 벌일계획을 세우고 있다. " 이제 우리도 한번 살아봅시다. 재길, 남 다 사는데 우리라구 밤낮 이렇게만 살겠수? 근사한 양옥 도 한 채 사구, 장기판만한 문패에다 형님의 이름 석 자를, 제길, 장님도 보게 써서 ..

독후감 2024.10.03

헬스장 형님.

헬스장 형님. 언젠가 나에게 물었다. 월남 갔다 왔어요? 아니요. 저는 그렇게 나이가 많지 않아요. 나는 월남 파병되었을 때에 원래 1년인데 장기 지원해서 하사관으로 2년 근무하고 왔어요. 대단하십니다. 그럼 연금은 얼마나받아요? 고엽제 수당 안준다고 해서 소송해서 다 받아냈어요. 그래서 합하면 140정도 됩니다. 연세가? 46년생 입니다. 지금 일반적으로 먹는 약도 없어요. 건강관리가 탁월 하십니다. 평가를 해보면. 그렇게 큰키는 아니지만, 단단한 체구에 뼈와 근육 만으로 이뤄진 강골체형이라 기구운동도 평행봉과 철봉과. 그 연세에 자유롭게 구사하는 능력자입니다. 어느날인가 내가 벤치 160을 들고 있는데 한마디. 하십니다. 나도 저렇듯 힘쓸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인생 다 가고 구경만하는 신세가 되었..

수필 2024.09.11

아버지의 유물

아버지의 유물. 그때 그시절 폼나던 최고오급 오메가시계. 하루를 흔들고 다녀야 시계바늘이 돌아가는 지금으로서는 꽤나 귀찮은 물건이지만, 그걸 고쳐서 가져온 아들. 온 동네 통틀어서 하나뿐인 좌우로 문이 열리던 전축도 있었지. 그때는 커다란 괘종시계도 부의 상징이라고 시간만되면 댕댕 종을 울리던 것을 어느날인가 전자시계 장사가 무슨 욕심에선지 조용한 전자시계로 바꿔갔던 그 물건. 세월은 가고 님도가고. 그저 그런 흔적만 남아. 이제는 나도 남겨줄 유물도 없지만 하나씩 정리해야될 나이. 아! 인생은 결국 공수래공수거. 빈손은 빈손으로 떠나는 것.

수필 2024.09.01

📚 늙은 베르테르의 기쁨. 유안진作

늙은 베르테르의 기쁨. 유안진作 퇴직한 60대 남편이 집에서 하루 한 끼도 안 먹으면 영식님이고, 한 끼만 먹으면 한식씨이고, 두 끼를 먹으면 두식놈, 세끼 다 먹으면 삼식이 새끼라는 구박도 받아가며, 늙은 아내와 함께 사는 그의 일과는 양품가게 차린 며느리가 맡긴 손자를 봐주는 일이다. 대개는 아내가 돌봐주기 때문에 손자 재롱만 즐기다가, 아내가 외출하면 놀이터에 데리고 나가 그네를 밀어주거나, 다치지 않도록 지켜봐주고, 용변 시중을 들어주고, TV 채널을 돌리거나 그림 동화책을 읽어주고, 계란도 삶아주는 등 간식을 먹이고 놀아준다. 그러다가 외출한 아내가 돌아오면 손자 보육의 일과에서 해방된다. 모임이 있는 날은 친구들과 만나 만원씩 내놓고 서로 손자 자랑하고, 모은 돈으로 점심 사 먹고 차도 마시고..

독후감 2024.08.30

당신의 뇌는 안녕하십니까?

당신의 뇌는 안녕하십니까? 오늘 헬스장에서 만난 사람들 보자마자 회원 76된 회원 한사람이 뇌출혈로 열흘 고생하다가 사망했다고 한다. 이구동성으로 죽기에는 좀 이른 것 아닌가 하는. 그래도 요즘엔 80정도는 살아야 정석이란다. 화재의 인물은 평소 운동보다 입담이 좋아서 남자의 자존심은 운동해서 몸으로 증명하는 것이 아니라 최애약품인 비아그라가 능력을 세워준다고 평소의 지론이었다 한다. 이야기가 흐르다가 무산소로 근력운동을 했으면 반대급부로 유산소로 혈관개선을 해줘야 한다고 했더니, 한사람이 걷기를 무척 사랑해서 심곡천과 한강을 따라 롯데타워까지 걷는다는. 하루 3만보씩 해서 일년을 걷는다는데 일년에 일억보를 걷는다는 대단한 걷기의 소유자다. 세상은 넓고 기인은 많다. 어제는 인천공항화물역에서 영종도 삼목..

수필 2024.08.28

📚  모든 사랑의 불륜은 없다. 마광수作

📚 모든 사랑의 분륜은 없다. 마광수作 1. 섹스가 사랑이고 사랑이 섹스다. 모든 사랑의 불륜은 없다. 모든 사랑의 변태도 없다. 모든 사랑의 퇴폐도 없다. 사랑은 '순간을 연소'시키는 것이다. 거기엔 아무런 조건도 규약도 제도도 개입하지 못한다. 섹스가 사랑이고, 사랑이 섹스다. 인간의 사랑은 개나 돼지의 사랑과 똑같다. 개의 섹스에 무슨 윤리가 필요가 있는가? 그들은 섹스파트너도 마음대로 바꾼다.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길에서도 눈치 안 보고 마음껏 섹스를 한다. 그래서 그들은 착하고 아름답다고 거룩하다. 보통 '불륜'이라고 하면 대개 기혼자의 '혼외정사'를 가리킨다. 20세기 초까지만 해도 남성의 불륜은 별로 문제시되지 않았다. 남녀평등이 안 이루어졌던 탓이다. 그래서 오직 여성의 불륜만이 흥미의 대상..

독후감 2024.08.25

📚 두권의 책. 박성우와 문순태.

두권의 책. 박성우와 문순태."미숫가루를 실컷 먹고 싶었다부억엌 찬장에서. 미숫가루통 훔쳐다가동네 우물에 부었다.사카린이랑 슈거도 몽땅 털어넣었다두레박을 들었다 놓았다 하며 미숫가루를 저었다빰따귀를 첨으로 맞았다"박성우作 혼자 먹으려고 우물에 미숫가루를 탄 것만은 아니다.논밭으로 일을 나간 엄마, 아빠와 동네 아저씨, 아줌마들도, 언덕이며 모정으로. 몰려다니며. 뛰놀던 형, 누나, 동생들도 같이 나눠. 먹으려 했을 뿐이다. 물론 이 우물물로 밥도 지어야하고 빨래도 해야 한다는 사실에는 생각이 미치지 못했다.봉재공장 보조사원으로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야간대학에 다니면서 시공부를 하던 시절. 사부로 모시던 봉팔이 형은 언제나 주머니에 시집이 한켠에 있었다.문순태는." 나는 광주 천을 걷거나 떠올릴 때마다 배고..

독후감 2024.08.20

덕유산.

덕유산. 눈 꽃에 파묻히다. 덕유산. 무주 구천동으로 더 잘 알려진 이 곳은 사실 삼십여 년 전에 비 포장 도로를 달려 그 유명하다는 33경을 구경하고자 애인이었던 그 사람과 함께 다녀온 적이 있는 추억이 깊이 새겨진 곳. 그 애인과는 지금까지 손잡고 산행 다니면서 알콩달콩 잘 살고 있답니다. 전날 뉴스에서 덕유산의 눈 꽃이 영상으로 스치면서 기대는 한껏 부풀었다. 안성안내소를 출발해서 얼마 가지 않아 언 땅과 얼음으로 뒤 덮인 길을 계곡 물 흘러가는 반주를 벗삼아 걷는 길이 이건 겨울 산행이 아닌 묘한 느낌이 든다. 이게 봄이 오는 소리인가? 5부 능선쯤부터 끊긴 물소리와 나타나는 눈발이 임무교대를 하면서부터 거친 숨소리 길게 늘어지는 행렬이 산행의 난이도를 말 하는 듯 하다. 8부 능선쯤부터 보이기 ..

등산 2024.0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