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복날 푸념.

no pain no gain 2024. 6. 10. 09:10

누군가의 복날 푸념.

운동을 하는데 옆에서 누군가를 상대로 푸념을 한다.
집에서 키우는 개가 어떤 영문인지 모르지만 가출을 해서 경찰에 신고하고 찾으러 다니고 해서일주일 후에 어느 택시기사가 길거리에서 찾았다고, 데리고 와서 보니 말그대로 피골이 상접하게 말라서 갈비뼈가 튀어나와 동물병원에서 온갖 검사와 주사치료와 영양제를 맞고.

수의사 말대로 인큐베이터에 일주일간 입원한 다음 데려왔는데, 택시기사한테 수고비 20만원 주고 병원비 530 만원이 들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놀란 마음에 병원비가 아까운 줄 몰랐는데 하루하루 지날때마다 내가 그깟 개 때문에 너무 많은 돈을 썻구나하는 자괴감이 들더란다.

더 큰 문제는 이제 이 개도 늙어서 가끔 한번씩 병원에 가면 나도 안맞는 온갖 영양주사로 몇십만원씩 들어가는데, 앞으로 동물병원에 수시로 들락거릴텐데 하는 생각을 하면 아찔하다는 이야기.

맨 처음엔 다른 누군가가 여름인데 보신탕 한그릇 어떠냐고 던졌고, 보신탕을 좋아 하느냐로 해서 같이 살다보면 빤히 쳐다보는 눈매가 어찌 사람 마음을 그대로 읽고 외로운 마음을 달래준다는 것과 차라리 염소탕은 어떠냐고 하니까 슬픈눈매는 염소가 더 이쁘다고 하다가, 예전에는 복날이 되면 보신탕을 즐겨 먹었는데 개를 키우면서 부터는 안먹는다는 이야기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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