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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이야기.

고등학교 시절에 읽은 수필이야기. 어떤 사람이 "주역"이라는 책을 손에 넣고 만번을 읽었더니 세상에 떠다니는 귀신이 보였다 한다. 어느 동네에서 대대로 명의로 소문난 가문이 의원을 열었는데, 고래등같은 기와집의 지붕에는 이루 헤아릴 수 없는 귀신들이 바글바글 하더란다. 그래서 이집은 안되고 어제 개업을 했다는 어느 젊은 의원집에 갔는데 지붕에 벌써 네명의 귀신이 앉아 있더라는 이야기. 또 2차 세계대전때 젊은 독일 군의관이 점령지 파리의 늙은 의사에게 몸의 근육 이름 삼백 예순넷의 명칭을 이야기 하라 해서 생각나는 몇개의 이름을 댔더니 그 젊은 군의관이 줄줄이 이름을 대면서 그딴 실력으로 어떻게 오십년이나 의사를 했느냐고 비웃더라는 이야기. 세월은 흘러서 제목도 지은이도 기억나지 않지만 그때 느꼈던 감흥..

수필 2024.05.28

어리연

어리연 노란 품. 비가 내린다. 하나둘 떨어지던 빗방울들이 도레미 도레미 수면을 두드린다. 퐁퐁거리는 패턴은 같은곳을 다시가지 않는듯 내리지만 어느덧 피아노 건반은 동서남북 쉬임없이 봄의 환상곡이 연주되면 아! 그 노란 어리연 꽃잎은 하늘 향해 웃는 얼굴을 씻는다. 삶을 즐기고 살라고 얼굴 펴고 살라고. 내리는 빗방울은 조곤조곤 속삭인다. 점점 거세지는 비. 솔. 라. 시. 도. 옥타브는 한없이 올라가고 어리연은 웃는다. 나를 향해 웃는다.

시어 2024.05.20

복싱.

1983. 그날. 우리는 박종팔과 나종원의 복싱시합을 보면서 회사에서의 월급적음과 사회적 서러움을 달랬다. 박종팔은 졌다가 3개월 후 재시합에서 이겼을 때 내일인냥 기뻐하며 좋아했다. 그리고 3년후 주니어 미들급에서 백인천과 황준석의 시합을 보면서 괜스레 흥분을 했다. 라이트는 넘어서고 월터급이나 미들급을 안되고 우리가 뛰려면 라이트 미들급 정도일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밀고 밀리는 사각의 링. 자신감이 떨어지는 순간 두려움의 그 순간을 피할수는 없다. 인생이 그렇다. 이때 나는 생각했다. 기택이가 복싱을 했었는데 사회적으로 성공하려면 남산을 뛰어다니며 저렇듯 운동을 해야했을까? 가끔은 남산에서 쉐도우 복싱을 하는 어린 친구들. 어느날인가 저렇듯 빛을 볼 날이 올텐데? 하는 생각도 했었다. 더빙으로피하..

수필 2024.05.19

📚 人生. 위화作.

📚 人生. 위화作. " 10년 전에 나는 한가하게 놀고 먹기 좋은 직업을 얻었다. 그것은 바로 촌에 가서 민요를 수집하는 일이었다. 그해 여름 내내 나는 어지러 니는 참새처럼, 시끄러운 매미소리와 햇빛 가득한 시골 마을 들녘에서 빈둥거렸다". " 마을 사람들은 음담패설이나 지껄이고, 구슬픈 노래를 천연덕스럽게 불러대는 사람이 또 찾아왔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사실 모든 언급한 이야기, 구슬픈 노래는 다 그들에게 배운 것이었다. 나는 그네들이 무엇에 흥미를 느끼는지 알고 있었고, 그것이 자연스레 취미가 되었을 뿐이다 " 이렇게 시작되는 화자는 "푸구이"라는 노인을 만난다. 노인은 햇빛이 쏟아지는 오후에 나와 함께 잎이 무성하게 자란 나무 아래 앉아, 자기가 살아온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늙은이가 늙은 소에게..

독후감 2024.05.13

꽃과 여인.

꽃과 여인. 세상은 온통 꽃 천지다. 매화 피었음직을 알리고 생강나무. 산수유. 그리고 진달래. 벚꽃보다 먼저 핀 살구꽃. 가로수로 핀 이팝나무와 연결되는 아카시까지. 한동안 불어닥치는 꽃 천지에 세상이 화사하게 돌아간다. 나는 꽃을 보러 여기저기 다녔는데, 구례. 광양. 하동. 여수. 순천. 서울. 부천. 일산까지. 다니면서 보니까 늙어가는 눈으로 바라본 세상은 수많은 꽃같은 여인들이 많다는 거다. 젊게 피어나는 꽃도 있지만 때가 지나 철지난 떨어질때가 된 꽃들도 여기저기 붉고 화사한 색으로 포장한 늙은 꽃도 많다는 거다. 친구는 꽃을 좋아한다. 피고지는 꽃이 아니라 '항상 살아 움직이는 인간꽃'을 좋아하는 거다. 나이가 들면 완숙미를 찾고 젊은 이라면 싱싱미를 찾는다. 그런면에서 그쪽으로는 타의 추종..

수필 2024.05.08

📚 요트. 서하진 作.

📚 요트. 서하진 作. 재개발이라는 호재를 안고 30층에 고층 아파트 그 25층에 무려 59 평의 새 아파트에 입주할 예정. 이사갈 꿈에 젖어들던 그때. 남편은 친구의 제안으로 세계일주 요트여행이라는 환상을 꿈꾸게 된다. 젊은 신혼시절. 남들이 하지 않는 일들을 곧잘 하는 편 1년 내내 적금을 부어서 배낭을 메고 유럽을 가거나 달랑 500불을 들고 미국 일주에 나서기도 하고 어느 박물관이나 공원 입구에서 찍은 사진들은 시간에 쫓기기도 했지만 터무니없이 비싼 입장료 탓에 구질구질한 여행에 정말 많은 일들이 많았었다. 미국여행중 출산예정일을 두달 앞둔 어느날 길거리에서 산기를 느껴 조산으로 태어난 아이. 국적이 미국이 된다. 작은 출판사에 근무하는 아내. 그에게 전해준 한 몽치의 원고. 그것은 남편의 친구가..

독후감 2024.05.04

🎥 언더파이어. (도쿄공습 실화).

🎥 언더파이어. (도쿄공습 실화). 비행기 탑승인원은 5명. 도쿄공습을 마치고 중국까지 간 폭격기는 연료고갈로 엔진이 멈출때까지 비행을 하고 낙하산으로 탈출을 시도한다. 4명과 떨어진 조종사 1명 잭. 그 일본군 점령지역에서의 도피는 쉽지않다. 남편은 군인으로 남경에서 전사하고 학교다니는 딸과 함께사는 중국인 엄마 영자. 누에를 키워서 명주실을 뽑아서 시부모를 봉양하는 착한 며느리. 딸 유유는 산길을 가다가 나무에 매달린 미군을 발견하고 엄마와 확인후. 어린시절 친했던 친구이자 지역 이장인 친구에게 연락을 해서 구해낸 미군을 동굴속으로 숨겨준다. 그리고 끼니를 해결해주기 위해 도시락을 배달한다. 일본군의 수색작업을 피해 집으로 옮겨오고 식탁아래 비밀지하창고로 들어간다. 이장인 친구는 비밀을 안고 사형을 ..

독후감 2024.05.03

子孫萬歲.

꽃은 피고지고.옛피던 등걸에 꽃은 피는데 꽃잎은 바람따라 흩날리다가 내린비로 다 떨어지고 꽃자루도 떨어져서 바닥을 수 놓더니 두꺼운 카펫마냥 한 켜로 쌓이는 세월.해마다 피고지고 피고지고 흘러온 시간들.不結子花는 休要種이라 했는데 벚나무 꽃자리가 다 떨어진줄 알았는데 마지막 남은곳에 버찌는 맺혀있고 이제는 붉고 검게 익을 날만 남았구나.세태를 탓하는가 결혼도 아니하고 자식도 낳지 않는다고 하던데, 물가에 선 벚나무만도 못한 요즘 풍속을 탓해서 무엇하리.돌이켜보면 삼십년 세월이 세상을 바꿨구나.지나온 것은 지나온데로 참의미가 있다고들 하던데, 앞으로의 삼십년이 어떻게 흘러갈지!

수필 2024.04.30

소가 되어

소가 되어 .땅콩밭. 100평. 로터리와 골을 내고 비닐을 씌워야 구멍을 뚫고 땅콩을 심는다.친환경적인 일을 하다보니 열배는 힘들다.그래서 바꾸기로했다. 로터리와 골을 내는 걸 부탁하고, 농협 농기계센타에 전화하니 비닐피복기를 조합원이라면 무상임대가 가능하다고 한다.분해해서 차에 싣고, 온갖 벌레를 퇴치한다는 제충국을 산다.제충국을 뿌리고 비닐피복기를 조립해서 사용해보니 이건 맨땅에 해딩하는 수준으로 완전히 소가 되어 밭을 가는 일이다.자꾸만 스폰지로 되어있는 바퀴가 비닐을 누르지 못하고 연결로 용접된 부분이 자꾸만 비닐을 찢어 먹는다. 다시 들어서 끌고가고.어찌어찌 하여 100미터 사래 긴 밭을 몇차례 왕복하면서 비닐을 씌웠다. 녹초 일보직전에 마무리를 하고 기계를 반납하고 미리 불려둔 땅콩을 심고 마..

수필 2024.04.29

노동의 새벽

그때 그시절. 박노해시집은 커녕. 조잡한 유인물에 박노해 시 한편만 실린 그런 것 만으로도 회사는. 경찰은 죄인취급을 하고 빨갱이라 취급했다. 그렇게 민주화와 인권과 노동해방을 위해 싸웠다. 스크럼을짜고 노동가를 부르고 파업을하고. 그때 인간의 가장 기초적인 요구사항을 가지고 싸우던 시절 쥐락펴락하는 권력을 가졌던 자들이 지금은 정치를 한다고 쥐락펴락하는 세상에 산다. 투쟁속에 동지여 힘차게 전진 전진해 사랑속에 동지여 뜨거운 혼으로 휘몰아치는 바람에도 부딪혀오는 거센억압에도 동지여 가리라 노동자 한길에 오늘도 전진 1 휘몰아치는 거센바람에도 부딪혀오는 거센 억압에도 우리는 반드시 모이었다 마주보았다 살을 에는 밤 고통받는 밤 차디찬 새벽서리 맞으며 우린 맞섰다 사랑~ 영원한 사랑 변치않을 동지여 사랑~..

독후감 2024.0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