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은 피고지고.
옛피던 등걸에 꽃은 피는데 꽃잎은 바람따라 흩날리다가 내린비로 다 떨어지고 꽃자루도 떨어져서 바닥을 수 놓더니 두꺼운 카펫마냥 한 켜로 쌓이는 세월.
해마다 피고지고 피고지고 흘러온 시간들.
不結子花는 休要種이라 했는데 벚나무 꽃자리가 다 떨어진줄 알았는데 마지막 남은곳에 버찌는 맺혀있고 이제는 붉고 검게 익을 날만 남았구나.
세태를 탓하는가 결혼도 아니하고 자식도 낳지 않는다고 하던데, 물가에 선 벚나무만도 못한 요즘 풍속을 탓해서 무엇하리.
돌이켜보면 삼십년 세월이 세상을 바꿨구나.
지나온 것은 지나온데로 참의미가 있다고들 하던데, 앞으로의 삼십년이 어떻게 흘러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