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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섬. 쥴리 리바넬리 作

마지막 섬. 쥴리 리바넬리 作. 40가구가 살고 있는 섬. 지상낙원에서 평온한 삶을 이어가고, 잣나무 숲. 천연 수족관과 같은 새파랗고 투명한 바다. 형형색색의 물고기. 순백의 유령처럼 쉬지 않고 날아다니는 갈매기. 숲속에 자리한 낡고 오래된 집과 함께 세월의 내맡겨진 자급자족이 가능한 독립된 세상. 섬. 그러던 어느 날 '그' 왔다. 그렇게 해서 우리 섬의 역사와 축복은 영원히 뒤바뀌게 되었다. 오랫동안 계속 된 철권통치 후에 국민에게서 외면 당하고 혁명회가 사임시켰던 전 대통령. 섬에 와서 숲길을 없애고, 자기 집에 우유와 과자를 배달하러 간 구멍가게 주인의 아들을 경호원이 주먹을 날리고, 갈매기들을 적으로 간주해 몰살하기 위해 총을 쏘고, 알들을 깨뜨리고. 갈매기들의 공격에 여우들을 들여서 천적으로..

독후감 2023.08.28

인간극장 태웅이.

농부가 되겠다는 마음. 6년이 지난 인간극장 재방송 보면서. 태웅이의 15살 중학교 2학년 짜리를 부럽게 본다. 73살된 할아버지. 엄마는 37살에 돌아가시고 그때의 아버지는 7개월후에 새엄마를 데리고 와서 야밤에 강원도로 떠났다. 외삼촌 한테 농사를 배운 15살의 할아버지는 맨손으로 일궈서 농부가 됐다. 태웅이 아버지는 농사가 싫어서 도망만 다니고 기특하게도 농사가 좋다는 손자와 소. 염소. 닭. 그리고 논과 밭. 고추 농사도 짓고. 생산된 계란은 이웃 노인들에게 선물로 준다. 닭을 키워서 계란을 모아 판 돈으로 염소를 사고. 염소 판 돈으로는 소를 산다는 야무진계획. 경운기와 트렉터를 가지고 땅을 일구고 남의집 일손도 돕는 중2. 친구들은 피씨방과 놀러가자고 하는데. 농사걱정에 집으로 달려온다. 논에..

수필 2023.08.27

여름 손님. 윤수례 作

여름 손님. 윤순례作 별빛보다 멀고 아름다운. 선화는, 23살에 청도의 일식집 술상에 앉아 번 돈으로 한국에 가다 잡혀 북송되고, 감옥살이를 하다 건강을 해치고, 죽을 힘을 다해 또 다시 압록강을 넘었다가 내몽골 오지에 팔려 20살이나 많은 한족 남자와 살며 원치 않는 아이를 낳았다고 말하면서도 숟가락질을 멈추지 않았다. 신용불량자가 되고 피붙이들마저 등을 돌린 후에 콩팥 하나 팔아 마련한 돈으로 밀항선을 타면서 종우는 세상이 보였다. 70년생 김원철의 공민증을 손에 넣는 기회를 기적으로 만든 것도 어둠의 밑바닥이었다. 썩은 생선 냄새가 진동하는.. ... 눈 속에 칼날이 박힌 듯 날카로웠던 남민 지위 심사위원들 앞에서 탈북자 김원철 이 살아온 세월을 늘어놓을 때 종우는 눈물을 쏟았다. 추방을 당하면 어..

독후감 2023.08.27

추억의 일상

추억. 그 특별한 일상. 어제는 간간이 비가 내리고 책을 보는데 현대판 이숍이야기. 한 남자가 낚시를 가서 얼음을 뚫고 낚시를 하는데, 아무것도 잡히지가 않아서 푸념으로 아무것이나 잡혀라 했는데, 정말 웬 항아리같은 것이 묵직하게 올라와 뚜껑을 열어보니 이상하게 생긴사람이 나타나고 누구냐니까 '나는 악마다' 뭐든지 할수있지. 그럼 금화를 달라고하자 그건쉽지 하면서 하나. 그리고 계속되는 요구에 또. 또. 계속 욕심대로 쌓이는 금화. 결국 무게를 이기지 못한 얼음은 깨지고. 이승에서의 삶은 욕심으로 점철된 징검다리. 그리고 헬스장에서 운동하면서 듣는 음악. 이수미. 방주연. 하춘화. 듣다가. 신중현의 미인. '한번보고 두번보고 자꾸먼 보고 싶네 그 누구의 애인인지 정말로궁금하네.' 앞에서 앉아 컬하는 미모..

수필 2023.08.23

무명의 사람들

무명의 사람들. 오성은 作. 상주식당. "상주 말이네. 십이 년 됐지. 슈퍼 간다고 나갔다가 돌아오질 않더라니. 어디 행방이나 들었으면 좋겠는데. 원래 정신이 좋은 애는 아니었네. 장가도 못 든 놈이 사람은 또 좋아해 늘 따라다녔으니까. 전국을 수소문하다가 가게를 하나 냈네. 터미널 뒤에. 앞쪽으론 돈이 부족해 안 되었고. 조금이라도 터미널 가까이 두면 지가 안 찾아오겠나 싶었던 게야. 이미 죽었으면 혼이라도 와서 밥을 먹고 가라고, 저 이름으로 간판도 안 달았는가. 상주가 집 나간 게 딱 어제였네. 제사는 지내지도 않는데 음식은 매년 하네 만. 문 밖에 누군가 서성이는 느낌에 난 또 그놈아가 온 것일까 싶었네." 지난밤, 미란에게 전화를 걸었을 때 경도가 하고 싶다는 말은 흔히 빠진 그저 그런 말이었다..

독후감 2023.08.22

잠못드는 밤

"배신자가 계속 배신하는 이유는 배신이 주는 쾌감에 중독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사기꾼은 언제나 가까이 있다. 모르는 사람에게 사게 치는 것보다 가까운 사람을 유혹하는 게 더 쉬우니까" "길고양이가 은혜를 갚기 위해 두더지를 몰고 왔다 " "기억하지 못한다고 없던 일이 되는 것은 아니다" "지구에 사는 지구인이 오로지 달에 한 면 밖에 볼 수 없는 것처럼, 개개인이 받은 상태는 고유해서 누구도 그 상처에 깊이를 이해할 수는 없습니다" "생산 넣고 무넣고 하얗게 끓여내는 걸 우리 어렸을 때 할머니가 그걸 끓이면 생선살을 먼저 먹겠다고 달려들었지. 동생이 제일 큰 몸통을 젓가락으로 잡아서 포크로 손가락을 찍었지. 얼마나 세게 찍었는지 넷째 손가락 손톱밑에 살점이 다 떨어져서 병원에 가서 꿰메고 흉도 크게졌지..

독후감 2023.08.16

베로니카의 낮과 밤

베로니카의 낮과 밤. 김미리作 "결혼할래요?" "안 할래요." "왜요?" "사랑하는 사람이 있으니까요." "나를 사랑한다고 말했잖아요" "당신 사랑한다고 했지, 당신만 사랑한다고 하지 않았어요." " 우리는 아무 사이도 아니에요." " 나를 사랑한다면서요?." " 사랑해요." " 그런데 어떻게 아무 사이가 아닌가요?" " 나는 아름다운 것은 다 사랑해요. 굳이 예를 들자면 조지아 오키티의 그림이라든지 춤을 추듯 유영하는 가오리라든지 여름날의 맑은 아침 하늘도 모두 내가 사랑하는 것들에요. 말했듯이 당신은 무척 아름답고, 그래서 당신을 사랑해요. 당신은 내가 사랑하는 무수히 많은 아름다운 것들 중 하나일 뿐이에요." "그 사람도 나를 죽일 뻔한 적이 있었어요. 죽이려고 했던 건 아니지만." " 아주 근사한..

독후감 2023.08.09

내손내작

내손내작. 가끔은 밭에 가서 노지 방울토마토와 오이 가지 고추를 따고. 적양배추에 토마토 넣은 셀러드도 만들고. 수로에 풀과 경쟁하라고 심은 옥수수도 쩌서먹고. 수확을 기대하지 않지만 시험삼아 뿌린 수수. 잘 크고 있어요. 몇개 심은 갓. 갈비에 소주를 마시면서 쌈장에 찍어먹은 갓 잎파리. 장마가 끝나고 작열하는 태양아래 노지에서 자란 갓 잎은 그 고유의 톡쏘는 향취가 코끝이 찡하면서 눈물이 찔끔나올 정도의 맛과 멋이 있어요.

수필 2023.08.04

잼보리와의 추억 한토막

잼보리 추억. 오래된 이야기입니다. 고등학교 시절에 옆에 앉은 친구가 최고등급으로 도대표가 되었다는 걸 이야기하다 들었습니다. 고등학생쯤 되면 활동이 거의 없다시피 하지만, 어린시절에 외국의 잼버리대회에 자주 나갔다는 말을 자랑스럽게 했습니다. 어느날은 내게 여고에 공적인 일로 가야 하는데 함께가자고 졸라서. 잼버리 하던 친구들과 함께가면 되지 왜 나야하고 반문했지만, 결국은 같이 갔어요. 여고도착. 운동장을 가로질러 가는데 2.3층 창가에 고개만 내민 수 많은 여고생들이 까~약 하고 내지르는 소리에 나도 모르게 뒤 돌아보기도 했지만 수백명의 환호를 뒤로하고 교무실로 직행. 잠깐의 용무를 마치고 학교에서 받은 깃발을 들고 돌아나오는 길에 다시한번 꺅꺅 거리는 소리. 마치 구름위를 미끄러지는 황홀경과 아마..

수필 2023.08.03

묵언스님

默言스님. 김영한作. 채권자에게 쫓기느라 절까지 찾아간 화자. 묵언수행 중에 선방에 불이나면 어떻게 해야할지? 묵언을 깨고 만해서 사람들을 대피시켜야 하니. 아니면? 양은대야를 두둘기면서 대피를 시켜야 하나. 세 시 반에 일어나 시오리 산길을 3킬로 기와 10장을 지고가는 지옥훈련으로 이어지는 날들. 3번을 왕복하고 밤에 천배를 하거나 坐禪三昧를 하거나. 묵언을 하는 이유는 신구의身口意 삼업중에서 입으로 짓는 악업惡業을 피하기 위한 수단. 공양주보살은 불미스런 일로 몸을 피해 기도겸 요양왔던 여인. 하얼빈에서 돈 벌러왔다가 유부남에 속아 애 낳아주면 돈은 달라는 데로 준다고 했으나 애만 뺐고 불법체류자로 신고하는 통에 절까지 숨어든 사연. 퉁퉁부어터진 젖을 빨아주는 대가로 얻은 이상한 소문. 재벌기의 무..

독후감 2023.0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