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죽음을 향한 여정. 미나미 지키사이作.
체력과 기력은 노력한다고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또 아무리 몸에 좋다는 걸 찾아서 먹고 병원을 드나들며 건강을 챙겨도 마음이 고독하면 삶이 즐겁지 않다. 물론 혼자 지낸다고 해서 꼭 고독한 건 아니다. 많은 이들 틈 바구니에 있으면서도 고독을 느끼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다.
정말 중요한 건 사람과의 인연이다. 살아생전 주변 사람들과 인연을 다지는 건 얼마든지 가능하다. 다만 하루아침에 좋은 인연이 만들어지지 않으니 정성껏 가꾸어야 한다.
자신을 활짝 열고 다른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고 노력해야 한다. 나에 대한 아집을 버릴수록 남과 연을 맺기 수월하다. 칭찬받고 싶고, 이익을 보고 싶고, 친구를 많이 만들고 싶은 욕심을 버리라는 건 이런 의미다.
죽으면 어디로 갈까.
불안해 할 것 없다. 내가 갈 수 있는 곳이면 천국이든 지옥이든 마찬가지일 것이다. 누군가가 있을 거고, 말이 통할 거고, 이 세상과 크게 다르지 않다. 돌이켜 보면 살면서 크게 좋거나 크게 나쁜 일을 한 게 아니잖아? 그러면 괜찮다. 우리 같은 사람이 많이 있는 곳으로 갈 거다. 그곳에는 먼저 세상을 떠난 가족도 있겠지요.
아마도 지금 내가 극락 간다면 너무 평화로워서 금세 좀이 쑤시지 않을까. 어디 가든 연꽃이 만발하고 선녀가 맞이할 뿐이지 않은가. 지옥도 금방 익숙해질 것이다. 가시나무 산에 눕든 펄펄 끓는 물에 빠지든 두 번 다시 죽지 않는다는 걸 깨달으면 그런 고통이야 신경통쯤으로 여기게 될게 뻔하다.
저세상 걱정은 심심풀이로 나 하면 될 일. 죽음은 어차피 알 수 없으니 마음을 편히 놓아도 된다.
결국 우리가 살아생전에 할 수 있는 일은 결코 알 수 없는 죽음을 받아들이며 사는 방법을 깨치는 것이다. 어쩌면 산다는 것은 이게 전부다.
운동하러 가서 나이가 많은, 인생을 멋지게 살아오신 선배들을 만난다.
악보의 도돌이표 처럼 처럼 다시금 후진하는 중.
열심히 만들었던 근육과 잘 지켜왔던 건강과 마음의 안정이 자꾸만 뒤로 후진하는 중이다.
자신에 비추어서 조금 뒤에 따라오는 내가 부러워서 자꾸만 말을건다. 그런데 그 길은 자신이 조금전에 갔던 길임에 틀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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