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목련향

no pain no gain 2021. 10. 27. 19:54







오뉴월 목련향.

운동삼아 자전거를 타고가는데 오늘은 펫 바이크. 처음부터 조짐이 좋지 않았어. 역풍이 불어서 무거운 자전거를 타기가 쉽지 않았지.
그래도 남자의 자존심이 있지. 깡으로 달려보는거야.
한참을 가다보니 뒷바퀴에서 쎅쎅소리가 들려? 이게 뭔 일?
수향루 언저리에서 사진을 찍고 점검을 해보니 뒷바퀴에 협착된 브레이크!
그래도 그걸타고 김포아울렛까지.
돌아오는 길에 머리속에 삼만오천가지 생각이 쉬지않고 맴돌아. 원래 이과출신들인  다 그렇잖아.
시천나루 건너서 자전거 대여점에서 엘렌치를 빌려달라고 하니 돌아오는 대답이 엘렌치는 없고 육각렌치만 있습니다.ㅋ

빌려서 수정하다보니 로터가 휘어진게  보이네. 타고오다가 다시 수정.
아하! 구름타고 날아가는듯이 달리는 자전거.

저녁식사를 싱싱하고 잔뜩 알실은 꽃게탕에 남원 동동주 한잔. 캬.

이럴때 드는 생각은 고교시절 시골 친구집에 놀러갔을때 성인대접하면서 밥상에 귀한 친구가 찾아왔다고 키우던 개를잡고 막걸리 내놓던 친구 어머니의 지극한 정성과 그 달콤하고 알딸딸하게 느껴지던 기분. 한잔하고 평상에 누워서 밤하늘의 별을보면서 나누던 이야기.

추수가 끝난 논길을 걸어서 이웃 친구를 찾아가던 밤길에 그토록 환하게 비치던 달빛.
또 한잔 곁들여 마신 막걸리에 동네 처녀들이 모두 춘향이처럼 보이던 시절.

청춘.
오뉴월 목련향이 부럽지 않던 그 기분을 다시 느낌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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