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410

생강나무

새벽시간. 잠들기 전에 알파치노와 로버트 드 니로가 열연한 대부2 영화를 보다가 너무 길어서 그냥 잤는데, 새벽에 깨서 뒤척이다가 책을 봤어요. 수필과 산문집. 2권을 읽는 3시간이 가고 여명이 밝아서. 그런데 희붐하게 흐려진 창밖 풍경은 마치 봄비를 기다리는 생강나무 기다림처럼 보입니다. 우연히 산길 조그만 쉼터에 피어있던 봄의 전령사 생강나무. 산수유를 닮은 노란꽃술은 입에넣고 씹으면 희안한 생강맛이 나던 꽃. 세월이 흘러도 잊혀지지 앉는 그 빨간 패딩은 오늘도 점멸하는 신호등마냥 머리 한켠에 켜졌다 꺼지기를 반복하면서 봄만되면 재방송 처럼 다시금 피어납니다.

수필 2023.03.04

낙성대

별이 떨어진다. 落星臺. 낙성대14번길에서 감성에술교육센타 모임을 하고 걸어서 서울대까지 걸어가는데, 작은공간에 강감찬장군의 생가터. 하늘에서 별이 떨어져 그곳에서 태어난 강감찬장군이 나라를 구해낸 역사적인 공간을 지나 이름을 딴 공원에는 말탄기상의 동상이 서있다. 언덕을 넘어 수의과 대학에서 동창모임을 하고, 지나온 과거와 현실의 삶을 가지고 서로의 교감을 나눈다. 앞으로 자주 만나요. 그런데 현실을 짚어보면 나이들어서도 사회에서 필요로 하기 때문이겠지만, 다들 현업에서 발을 뺄수가 없다. 장애인 지도를 하고 있는분은 자신만의 세계에 갖혀서 자폐인의 삶으로 생각과 활동의 범위를 정해놓고 더 이삿 벗어나지 않는 삶과의 비교에서 정상인의 삶보다도 더욱 행복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는 논리에 탁 떠오르는..

수필 2023.02.27

초계탕 그 추억.

난, 회사를 오래전에 그만뒀어도 몇가지 음식은 항상 그리움 속에 남아 향수를 자극한다. 초계탕. 운동갔다가 늦은 점심을 먹느라고 받아보면 초계탕. 이미 건더기는 다 배식하고 남은 찌끄러기? 잘게잘게 실처럼 부서진 닭고기에 가루가 되어버린 감자. 그리고 이미 녹아버린 도라지나 그밖의 약초들이 작은 닭뼈들과 어우러지는 죽보다도 더 부들부들한 그런 음식을 한그릇으로 부족해서 두그릇씩 먹던 기억. 가을 김장을 하고 나오던 김장김치. 서글서글하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이제 막 숙성된 배추김치. 한 입에 넣으면 뒷통수까지 그 입맛이 자극적이어서 아! 소리보다도 아삭하게 씹히는 시원한 맛. 그럴때면 기회를 놓치지않고 밥에 쓱쓱 비벼서 두그릇이 게눈감춘듯 먹던 시절. 회사의 일도 물론 즐겁게 보냈지만, 기다려지던 식사..

수필 2023.02.24

호국원과 소나무.

호국원에 다녀왔어요. 국가를 위해서 이 한몸바친 영령들. 인생은 언젠가는 간다. 사회에 남기는건 아무것도 아니야. 목숨바쳐 나라를 지켜내기 위해서. 오늘같은 사회가 되리라고는 생각지 않으셨겠지요. 내려다. 보면서 느낀건. 그냥 그날 하루하루를 나름대로의 의미를 남기고 살면된다. 또 다른 추모공원. 소나무 아래 묻힌영혼. 가족은 그 소나무를 2500으로 치렀다. 중앙에 선 안중근장군의 천당지복 영원지락 글씨가 새겨져 있는 위령탑. 돌아서는 발길에 생각이 많아진다.

수필 2023.02.24

티비안녕?

어느날인가 티비가 파업을 시작했다. 나오다 말다. 한쪽이 시커멓도록 보이고. 또 줄무니가 가로세로. 암 보내드릴게요. 15년 썼으면 가실때도 되었지요. 그리고 6년쓴 L*. 바꿀때도 되었지요. 처음 계약시보다 안나오는 채널이 늘었어요. 특히 스포츠나 다큐같은것? 그래서 K*결정. 인터넷설치하러 오는날. 첫번째는 서구담당이 와서 작업하다가 못찾겠다고 가고. 두번째는 부천담당이 와서 작업하다 지하실을 오르락내리락 하더니 못찾겠다고 가고. 나중에 전화가 와서 14일에 계양구담당이 오다고 미안하다고 하고요. 약속한 14일. 오늘 아침에 전화와서 설치를 못한다고. 부랴부랴 인터넷으로 뒤져서 s*신청. 100m. 222c. 28050원. 현금지원없음. 대신 13200*36개월로 할인으로 대신한다고함. 오늘 5시 설..

수필 2023.02.14

요즘 헬스장에서

새로 생긴 체인점으로 젊은 회원들이 대부분 입니다. 예전과 다른첨? 1. 코치와 운동을 배우는 사람들이 대부분은 플라스틱 커피컵을 하나씩 들고 다닙니다. 그리고 그냥 아무 생각없이 운동기구 의자에 놔둡니다. 여기저기. 누군가는 기구 사용시 물어보고 컵을 치워야 하고. 관리자도 회원들도 아무런 의식이 없는듯 합니다만. 예전에 같은면 덤벨이 날아올(?) 상황. 2. 모든 기구는 정기점검이 필요합니다. 볼트, 너트를 주기적으로 조여주고 윤활부분은 급유가 필요하고, 바닦에 너트나 볼트가 떨어져 있어도 아무도 신경쓰지 않습니다. 다만, 작동이 안되면 수리중이라는 태그만 붙여두고 as기사 방문시까지 그냥 방치수준 입니다. 사실. 잉여 케이블을 준비하고 있으면 웬만하면 아무나 교환할수 있는데, 나서기도 그렇고 참! ..

수필 2023.02.10

감기

감기. 일요일에 자전거를 타고 염창동을 다녀왔는데. 좀 오랫만에 탄거라 무리가 된것 같았다. 목소리가 변하고 몸살같은 통증이 있고. 나이들수록 아프면 안되는데. 월요일은 모래주머니를 차고 러닝머신에서 7.2키로로 70분을 걷고. 약간 발목이 뻐근하다는걸 느꼈다. 화요일에는 윤여사 칫과 다녀오고. 운동하는데 시간을 보면서 하니까 건성으로. 정작 문제는 수요일에 목이 갑갑하고 허리가 아프고. 자다깨다 반복하고. 목요일에 의원에 갔더니 코로나 검사를. 하자고 해서 작년에 했다니까. 7월에 한건 소용이 없어서 다시 해야한다고. 코를 쑤시고. 음성. 비염이 있냐고 해서 계절성 비염이라 5월쯤되야 증상이 나타난다고 했지. 감기기운에 주사를 놔드릴까요 해서. 괜찮다고 헬스장에서 과로 때문인것 같다고. 역시 건강하셔 ..

수필 2023.02.09

오늘한끼

오늘한끼. 돼지국밥. 운동하고 아들이 사준 돼지국밥을 받아서 소주한잔 에 지는 노을을 바라보면서 먹는 시간. 얼마나 더 재미있게 즐겁게 시간을 보낼지는 모르지만 이 시간이 행복한거다. 오전에는 "오사카에 사는 사람들"이란 유투브에서 마쯔다가 정준하 후배라는데 술과 안주로 나오는 먹방이 참 인생 재미있게 사는구나 하는 생각이들어서. 부럽다. 얼마전부터 15년된 티비가 먹통이다. 그래서 딸이 75인치가 좋다고 사서 보낸다고 한다. 앞으로 한 10년 잘 보리라. 갑자기 마지막 불꽃인지 티비가 잘 나온다. 이제는 헤어질결심인거다.

수필 2023.02.07

오래전에 읽었던

오래전에 읽은 책에서. 여성의 삶. 7* 7살에 남여를 인식해서 만들어진게 남녀칠세부동석. 14살에 생리를 시작해 댕기머리에 붉은 천을 달고. 21살에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게 피어나며. 35살에 가장 성욕이 왕성할때고. 49살에는 생리가 끝나고 황혼기에 접어든다고. 남성의 삶. 8*. 8살에 공부를 시작하고. 16살에 사정이 시작해 호패를 차고. 24살에 가장 꽃다운 얼굴로 피어나며. 36살에 세상에 무서울것이 없고. 40살에 유혹을 뿌리치는 불혹이라하고. 64살에 사정이 종료된다는데. 이제는 쓴맛단맛 다 흘러간 청춘. 그래서 옛 사람들이 내청춘 돌러달라고 아우성.

수필 2023.0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