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을 태우면서. 이효석作 가을이 깊어지면 나는 거의 매일같이 뜰에 낙엽을 긁어모으지 않으면 안 된다. 날마다 하는 일이건만, 낙엽은 어느덧 날고 떨어져서 쌓이는 것이다. 낙엽 이란 참으로 이 세상 사람의 수요보다도 많은가 보다. 삼십여 평에 차지 못하는 뜰이건만, 날마다 시중 이 조련치 않다. 벚나무, 능금나무...... 벚나무 아래 긁어모은 낙엽은 산더미를 모으고 불을 붙이면 속의 것보다 푸석푸석하기 시작해서 가는 연기가 피오르고, 바람이 없는 날이면 그 연기가 낮게 드리워서 어느덧 안에 가득히 담겨진다. 낙엽 타는 냄새 같이 좋은 것이 있을까. 갓 볶아낸 커피 냄새가 난다. 잘 익은 개암 냄새가 난다. 갈퀴를 손에 들고는 어느 때까지 든지 연기 속에서 우뚝 서서 타서 흩어지는 낙엽의 산더미를 바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