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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장 형님.

헬스장 형님. 언젠가 나에게 물었다. 월남 갔다 왔어요? 아니요. 저는 그렇게 나이가 많지 않아요. 나는 월남 파병되었을 때에 원래 1년인데 장기 지원해서 하사관으로 2년 근무하고 왔어요. 대단하십니다. 그럼 연금은 얼마나받아요? 고엽제 수당 안준다고 해서 소송해서 다 받아냈어요. 그래서 합하면 140정도 됩니다. 연세가? 46년생 입니다. 지금 일반적으로 먹는 약도 없어요. 건강관리가 탁월 하십니다. 평가를 해보면. 그렇게 큰키는 아니지만, 단단한 체구에 뼈와 근육 만으로 이뤄진 강골체형이라 기구운동도 평행봉과 철봉과. 그 연세에 자유롭게 구사하는 능력자입니다. 어느날인가 내가 벤치 160을 들고 있는데 한마디. 하십니다. 나도 저렇듯 힘쓸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인생 다 가고 구경만하는 신세가 되었..

수필 2024.09.11

아버지의 유물

아버지의 유물. 그때 그시절 폼나던 최고오급 오메가시계. 하루를 흔들고 다녀야 시계바늘이 돌아가는 지금으로서는 꽤나 귀찮은 물건이지만, 그걸 고쳐서 가져온 아들. 온 동네 통틀어서 하나뿐인 좌우로 문이 열리던 전축도 있었지. 그때는 커다란 괘종시계도 부의 상징이라고 시간만되면 댕댕 종을 울리던 것을 어느날인가 전자시계 장사가 무슨 욕심에선지 조용한 전자시계로 바꿔갔던 그 물건. 세월은 가고 님도가고. 그저 그런 흔적만 남아. 이제는 나도 남겨줄 유물도 없지만 하나씩 정리해야될 나이. 아! 인생은 결국 공수래공수거. 빈손은 빈손으로 떠나는 것.

수필 2024.09.01

📚 늙은 베르테르의 기쁨. 유안진作

늙은 베르테르의 기쁨. 유안진作 퇴직한 60대 남편이 집에서 하루 한 끼도 안 먹으면 영식님이고, 한 끼만 먹으면 한식씨이고, 두 끼를 먹으면 두식놈, 세끼 다 먹으면 삼식이 새끼라는 구박도 받아가며, 늙은 아내와 함께 사는 그의 일과는 양품가게 차린 며느리가 맡긴 손자를 봐주는 일이다. 대개는 아내가 돌봐주기 때문에 손자 재롱만 즐기다가, 아내가 외출하면 놀이터에 데리고 나가 그네를 밀어주거나, 다치지 않도록 지켜봐주고, 용변 시중을 들어주고, TV 채널을 돌리거나 그림 동화책을 읽어주고, 계란도 삶아주는 등 간식을 먹이고 놀아준다. 그러다가 외출한 아내가 돌아오면 손자 보육의 일과에서 해방된다. 모임이 있는 날은 친구들과 만나 만원씩 내놓고 서로 손자 자랑하고, 모은 돈으로 점심 사 먹고 차도 마시고..

독후감 2024.0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