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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의 온도. 이덕무. 한정주 譯. 2018.

문장의 온도. 이덕무. 한정주 譯. 2018.아침노을과 저녁 노을.아침노을은 진사辰砂처럼 붉고, 저녁노을은 석류 것처럼 붉다.朝霞辰砂紅 夕霞榴花紅. -이목구심서 2-말똥구리와 여의주. 말똥구리는 스스로 말똥 굴리기를 좋아할 뿐 용의 여의주를 부러워하지 않는다. 용 또한 여의주를 자랑하거라 뽐내면서 저 말똥구리에 말똥을 비웃지 않는다. -선귤당농소-. 마음의 꽃과 입속 향기. 내가 열여덟 또는 열아홉 살 무렵에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마음에 망령된 생각이 없어야 한다. 그렇게 하면 마음에 꽃이 핀다. 입으로 망령된 말을 하지 않아야 한다. 그렇게 오래 하면 입에서 향기가 난다." 이때 백동수가 붓을 흔들고 무겁게 탄식하면서 "부처로다! 부처로다!"라고 말했다. 오랫동안 내 마음이 아팠다. -이목..

독후감 2025.07.09

문장의 온도 중에서. 이덕무. 한정주譯. 2018.

문장의 온도. 이덕무. 한정주譯. 2018. 사냥개와 사슴, 곰과 호랑이.사람이 사냥개를 시켜서 사슴을 쫓게 하면 사슴은 반드시 미친듯 내달린다. 개가 그 뒤를 쫓아가 거의 물려고 할 때 사람이 사냥개를 불러서 먹이를 주고 쉬게 한다. 그러면 사슴은 반드시 개가 다가오기를 기다리며 돌아보고 서 있다. 개가 다시 사슴을 쫓다가 또한 방금 전처럼 쉬면 사슴 역시 예전과 같이 기다린다. 여러 차례에 걸쳐 그렇게 하면 사슴은 기력이다해 넘어지고 만다. 그때 바로 개가 이빨로 사슴을 물어서 죽인다. 그것은 인(仁)인가 또는 신(信)인가. 곰과 호랑이가 서로 싸울 때 호랑이는 발톱과 어금니를 크게 벌리고 위세를 모아서 힘을 쓰는데 전념한다. 곰은 반드시 사람처럼 서서 큰 소나무를 구부려 꺾고 힘껏 내리친다. 한번 ..

독후감 2025.07.09

여종婢. 분을 팔며 늙어간 사연. 조구명쓰고. 최기숙옮김.

여종婢. 분을 팔며 늙어간 사연. 조구명쓰고. 최기숙옮김. 분 파는 할머니는 노비 출신이다. 젊어서는 얼굴이 곱상하고 자태가 아름다워서 뭇사내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하루는 이웃에 사는 남자가 마음을 고백하고 제발 마음만 받아 달라며 따라다녔다. 언뜻 본 눈길에 들어온 그 남자가 싫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시장 판에 놓인 탐스러운 복숭아를 찔러 보듯, 길가는 강아지를 부르듯, 담장 밑에 핀 들꽃을 간단히 함부로 꺽듯 대하는 것 같아 마음이 아팠다. 천한 노비였지만, 마음만은 옥돌처럼 단단하고 곱게 간직해온 터였다. 집안에 어느 정도 재산이 있어 눈으로 보고 듣는 것이 많았다. 예의범절 도 빠뜨리지 않고 몸에 익히고 있었다. 신분은 노예지만 마음만큼은 양가 규수가 부럽지 않다고 자부하던 터였다. 여..

독후감 2025.0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