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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길산. 운주 미륵. 황석영 作.

📚 장길산. 운주 미륵. 황석영 作. 호남 전도는 토지가 비옥하고 바다를 끼고 있어 해산이 풍부한 고장이다. 특히 남해안에는 수백 섬이 있어 예로부터 극변의 유배지로 널리 알려졌다. 전라도는 평야가 광대하고 관개가 훌륭하여 이곳에 풍년이 들면 팔도를 먹인다 하였으나, 예로부터 중앙에서 멀고 현달한 이가 적어 부임하는 수령들은 마음 놓고 조세를 과하여 부역과 작료가 가혹하였으며 지방 서리배들의 농간은 극심한 고장이라 민란이 잦았던 것이다.세상의 모든 천민 이여 모여라. 모여서 천불천탑을 세우자. 그들은 보리밭 밭고랑에 돌을 뉘어 놓고 새기기도 하고, 산비탈에서 쪼기도 하며 암벽 중간에 매달려서 정과 망치를 두드리기도 하였다. 고수는 망치소리를 모두 뒤덮을 만큼 우렁차게 북을 때리고 또 때렸다.천불천탑을..

독후감 2025.02.27

📚 장길산 12권의 마무리. 황석영 作

📚 장길산 12권의 마무리. 황석영 作"그대가 운산군수 최형기 인가?"무리 속에서 길산이 물었다. 마당 안에는 장정들이 쳐든 횃불빛이 휘황하여 최형기 얼굴을 잔뜩 찌푸리고 있었다. 마당을 꽉 채운 사람들의 어깨 위로 번쩍이는 칼날과 총포의 숲이 내려다보였다."양곡과 무명이 많이 비축되어 있었습니다. 어찌할까요?"" 말 꽁무니에 매어서 운산 고을 곳곳에다 뿌려두어라. 백성들이 흔적도 남기지 않고 모두 쓸어갈 것이다. "" 사또, 그렇지 아니한가. 그대는 살아 남더라도 고을을 점령당한 죄로 조정해서 파직 처분을 받게 되겠지. 우리를 토포하려고 준비한 군량은 모두 주인에게 돌려주겠다."최형기는 그가 분명히 마감동 보다는 고수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마감동과 맞섰을 때는 팽팽한 긴장감과 함께 그의 속임수가..

독후감 2025.02.27

ㅡ목넘이 마을의 개. 황순원 作

목넘이 마을의 개. 황순원 作.어디를 가려도 목을 넘어야 했다. 남쪽 만은 꽤 길게. 굽어든 골짜기를. 이루고 있지만, 동서남북. 모두 산으로 둘러싸여 어디를 가려도 산목을 넘어야 했다. 그래 이름지어 목넘이 마을이라 불렀다.지나가는 길손 중의 하나가 어느해 봄철 두고간 개. 방앗간에 뽀얀 먼지 앉은 풍구. 밑을 혓바닥으로 핥고 있었다. 절룩거리면서 배가 흘쩍 달라붙은 떠돌이 개. 어쩌면 서북간도 가는 나그네가 버리고 간 개가 아닐까?.신둥이 몸에 물든 황토색은 저 아랫녘 황토빛이다.그 동네에 살고있는 동장네 검둥이. 작은 동장네 바둑이. 그들의 구유에 남은 밥알들을 얻어먹는 신둥이. 그것은 암캐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초복이 오기전. 검둥이와 바둑이는 개장국이 되어 술안주로 마감했다.신둥이를 미친개로..

독후감 2025.0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