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

no pain no gain 2008. 3. 3. 15:11

사랑하는 아들에게

 

올 겨울엔 유난히 눈도 많이 오고 추위도 길어진 듯 하나 모든 것이 사람이 느끼기 나름인지라, 사실 따지고 보면 예년에도 모두 그렇게 지나간 것을 잠시 피해 있다 보면 그리 현실 감이 떨어질 뿐이란 생각이다.

 

다만, 네가 군생활에 매인 몸이다 보니 조금만 추워도 느낌이 더욱 큰 것이라 그렇게 느껴질 것이란 생각을 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이제 조금 있으면 언제 봄이란 것이 왔느냐 싶게 여름이 오고 또 한바탕 물 난리를 겪으면서 모기와 싸우다 보면, 금새 가을이 오는 그런 생활의 연속에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지난번에는 남원시청에서 수지산에 대한 숲 가꾸기 동의서가 와서 동의서를 서명해서 남원시청으로 보냈다.

사실 말이 간단해서 동의서지 만일 내가 하려고 한다면 그게 무지하게 복잡하고 엄청난 일이 아닐 수 없다.

수지산을 가꾸고 관리 한다는 것. 비용도 비용이려니와 그곳에 매달리고 작업계획서를 세우고 인원과 장비를 충당하고 하는 일련의 일들이 너무 복잡하고 힘든지라, 남원시청에 근무하는 친구한테 물어봤더니 숲 가꾸기 사업에 동의만 하면 그냥 공짜로 해 준다고 해서 몇 년 전에 신청한 것이 지금에 와서야 그 효과가 나타나는 경우라 참으로 다행이라 생각 한다.

 

또 작은 할머니 가 병원에 입원을 해서 지난 번과 같은 수술을 마치고 이번 주에 퇴원을 한다면 아산에 사는 혜진이 작은 고모가 모셔 간다고 하더라. 아마 당뇨로 진행된 그 후유증과 합병증이 와서 운동량이 적다 보니 심혈관에 쌓인 고지혈이 동맥경화와 겹쳐서 관상동맥을 막아서 생긴 일이라 생각되니 앞으로도 이런 일들이 자주 일어나지 않을 까 하는 의심이 든다.

그래서 항상 건강할 때 건강을 지켜주지 않으면 누구나 피해 갈 수 없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지난 주말에는 토요일에는 혼자서 계양산을 다녀오고 일요일에는 영동에 있는 천태산에 다녀왔는데, 엄마는 천태산이 두 번째인데, 그리 높지도 않고 밧줄을 타고 오르는 암벽이 딱 좋아서 재미있었다고 하나, 나는 맨 뒤에서 후미를 책임지라고 무전기를 맞기는 바람에 가다 다 올라가기를 기다려서 또 가고 하다 보니 산행을 하는 것인지 아니면 뒤를 따라가는 것인지 구분이 잘 안될 지경에다가 환자가 발생해서 함께 뒤 쳐져서 오다 보니 정말 싱겁기 그지없는 산행이 되고 말았다.

 

엊그제 주말에는 도서실에서 책을 두 권 빌려와서 보았는데, 일본소설 과 은희경이 쓴 아름다움이 날 절망케 한다 라는 책을 보고 오늘 또 동경산책, 저축기술, 나는 이렇게 나이 들고 싶다라는 책 3권을 빌려와서 보는 중이다.

 

이번 주말에는 소래산에 간부들이 가는 산행이 잡혀있는데, 실은 간부들이라서 그런지 작년에도 그랬지 만은, 산행은 핑계거리고 주된 목적은 소래 포구에서 배터지도록 회를 먹고 오는 그런 코스가 계획되어있는 것이다.

 

그리고 일요일은 엄마와 함께 가평에 잇는 연인산을 등반할 계획이다.

돌아오는 21일은 할아버지 제사라 아마도 전주에 갈 계획인데, 간 김에 주말이고 하니 저 남도 쪽으로 돌아오는 계획을 세워 볼까 한다.

 

작년에도 너와 함께 가서 구례로 내려가서 산수유 축제 한다는 곳을 찾았다가 지리산에서 내려오는 물에 발을 담궈 무지하게 시려오는 발에 비명을 질렀던 추억이 선연하다.

 

그리고 오면서 주워온 작은 몽둥이에 홍도 풍란을 더부살이시켜서 지금도 베란다에서 잘 크고 있다.

 

요즘에는 황사도 많고 자주 나타나니 엄살 같지만, 아무래도 보안경이라도 하나 결치고 마스크라도 하나 쓰고 다니는 것이 건강에 이로울 것으로 생각된다.

 

잘 지내고 다음에 도 소식 전하마.

 

2008 3 3    아빠가 보낸다.

 

추신: 심심 할 것 같아서 지난 번에 설악산 등반 다녀와서 쓴 것을 동봉한다.

너무 두꺼워서 갈려나 모르겠네?

 

 

'수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업구상  (0) 2008.03.26
바다 건너 그리움이 핀다  (0) 2008.03.07
그녀들의 수다  (0) 2008.01.24
장인어른 추억하기  (0) 2008.01.09
아버지의 장갑  (0) 2007.1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