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

할미꽃

no pain no gain 2007. 7. 11. 14:19
내리는 봄비에 기대서서
 
어제는 비가 내렸지 키 작은 나뭇잎 새로....

어제는 봄비가 내렸지요.
아침부터 하루 종일 내리는 비를 바라보면서
가슴 속에 모락 모락 피어오르는
옅은 연무 속에 그려지는 희미한 그림들이 생각 났어요.

내가 아는 은밀한 장소에는 봄을 가장 가슴아프게 알려주는
무더기로 피어나는 할미꽃이
하나하나 마다 사연을 담은 듯이 솜털 곱게 피어 있지요.
하마 삼십년을 뛰어넘은 고향의 언덕 배기 일 수도 있고,
어쩜 영원히 회귀 할 수 없는 그리움의 고향일 지도 몰라요.
마치 어제 일인냥 핏자욱 뚝 뚝 떨어지는
심신 산천에 불이 피어나는
애틋한 사연의 응어리 인지도 모를 일이예요.
그냥 추억이라 하기엔 너무나 큰 아쉬움이 남지요.

할미꽃

숨겨둔 가슴 한 켠에는
타오르는 봄날이 고개 숙인채
당신의 손끝인냥 떨고 있지요

그날
그날은 다시 오지 않지만
석양의 한 장면을 퍼 담은
기다림의 여운이
깊게 패인 흔적으로
돌아가고 싶은 봄날이 떨고 있지요.


시위를 떠난 화살과
어제 한 말과
물과 함께 흘러가 버린 시간들이
내가 살아감에 있어서 다시는 돌아올 수 없다는....
봄날 아주 간절하게 호소하듯 내리는 비를 바라보면서 생각해 봤지요.

아직도 미숙의 미로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나의 이런 작은 생각들은 언제쯤이면
어제 내리던 봄비처럼 그칠 날이 올련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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