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쯤 호숫가 빈 벤취위를 적시는 비는
언젠가 꽃피웠던 봄날의 추억과
뒷 모습을 보이고 떠난 우산속의 옷자락이
아롱지듯 명멸하는 불빛 잔영으로 남아
뜨거웠던 그 여름날을 다독이고 간다.
잊힐만하면 다시금 내려
온통 흙탕물 소용돌이를 만들어
가라앉지 못하게 들 쑤셔논
내 가슴 속의 강 줄기는
어느님의 손끝에서
낙조처럼 피어나듯
초연의 심성고운 빛 켄버스가 되려나
언젠가는 언젠가는 그리고 언젠가는...
이젠
비가 그쳤으면 좋겠습니다.
내 방황도 여기쯤 머물렀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