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모임 후기

no pain no gain 2007. 6. 16. 22:30

모임 후기



뿌리는 용성의 같은 줄기인데, 전혀 다른 정서의 친구들을 만나는 날.

술도 한잔 할 겸해서 전철을 타고 도착해 보니, 각자 명찰을 하나씩 달고 자기소개가 한참 진행 중 이었다.

이 크 잘못 들어왔나?- 아니 어떻게 아는 사람이 하나도 없고 웬 중늙은이 들만 잔뜩(?)......ㅋㅋㅋ

누군가가 반갑게 인사를 한다. 그래 나도 반갑다. 잘 못온 것은 아니로군.

" 난 화정리 사는 ***입니다, 아니 하정리 말고, 화장터가 있는 왕정리 말고 화정리 예요. 내 친구는 **,** 가 있었고.....아! 거 지방 방송 좀 끕시다.....하였튼 반가와요. 앞으로 자주 만남의 기회가...."ㅉㅉㅉ

"난 배구하던 ***입니다"
"난 육상하던 ***예요"

이어지는 회칙과 .....아 그런 건 회장만 뽑고 회장단에 일임합시다.

그리고 끼리끼리 모여서 이어지는 한담.

오영일이는 키가 젤 컸었는데, 양선호는 뭘 하지?
야 흰머리, 너 왜 그렇게 늙었냐?
아니, 사돈 남 말하고 있네 그려, 그런 너는 속알 머리는 다 어디 두고.....ㅋㅋ
그리고 슬슬 일어선다. 그래 2차가자.

주점에서 술과 음악과 이어지는 노래 솜씨, 춤 솜씨?

직업을 바꿔야 할 사람이 여럿 있군.

약속된 시간은 흐르고 이젠 다음을 기약하면서 헤어져야 할 시간.

돌아오는 차 속에서 잠시 생각에 잠긴다.

어렸을 때 무지개가 환상의 꿈을 ,
상상의 노래를 할 수 있는 신비의 존재에서 어느 싯 점에서부터 인가는 일곱 색깔 무지개가 분석 이되고,
빛의 파장이 400 ~ 700nm로 볼 수있는 가시광선 속에 짧은 파장이 파란색으로 긴 파장이 빨간색으로 보이기 시작 한다는 걸 알고,
눈의 망막에 있는 시세포가 흡수한 빛의 반사로 색을 감지한다는 상식이 하나씩 늘어갈 때부터
우린 또 다른 그 동안 가슴속에 커다랗게 간직해오던 소중한 기억들을 하나씩 잊어버려야 했다.

달무리, 오로라, 무지개.....그리고 은하천을 흐르는 오작교와 기타등등 기타 등등....

어느날 가까운 글자가 잘 안 보인다는 친구의 하소연을 들으면서 어린시절의 두꺼운 돋보기 너머로 팔을 길게 하고 펼쳐진 신문을 보시던 어르신의 모습을 닮아가는 나이가 아닌가 한다.

눈을 더 혹사 시켰으니 그 속도도 비례해서 빨라지겠지?

이런 저런 생각으로 30년 저편의 잔 물결 같은 기억들을 한 페이지씩 들춰보다.

또 다른 생각은,
전국적으로 흩어져있는 용성 출신들을 하나로 결집해 낼 방법은 없다.
다만, 가능하다면 오프라인 상에서 각 지역별로 자주적인 모임을 활성화 하고, 온라인 상에서는 상호간의 그리움들을 이야기 하자.

시간이 좀더 흐른 뒤에 함께 할 수 있는 방법을 다양한 각도로 찾아내기로 하고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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