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낙옆의 길

no pain no gain 2007. 6. 16. 18:50

낙옆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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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엽은 미래에의 동경도 없고....
 
 슬픔과 희열에 넘치는 감정도 없어
 
 그러나 세상을 터득한 철학이 있고
 
 애련을 놓아버린 평화가 있어
 
 이제 어디에 떨어진다 해도 불만이 없어
 
 바람이 불어오는 데로 따라가면 되는 것
 
 돌담 밑 그늘진 곳도 좋고
 
 양지 볕 따스한 곳도 좋아
 
 어디인들 쉴 곳이 아니겠어
 
 하늘하늘 바람결에 춤추듯이
 
 내려오는 낙엽에는 
 
 아무 불만 없는 그냥 자연이 있을 뿐 
 
 봄부터 고운 싹을 틔워 일년을 사는 동안
 
 아무 불평 없이 바람과 물결치는데로
 
 자기의 생을 다하고 한 잎 한 잎 떨어지는 낙엽들....
 
 우리네 인생도 머지않아 낙엽 같은 인생인 것을.....
 
 우리는 사는 동안 가끔은 길을 잃고
 
 얼마나 많이 헤매는지 모르겠어
 
 어느 땐 조용한 계곡을 흐르다가
 
 갑자기 천길 낭떠러지 아래로 
 
 폭포 되어 떨어지기도 하고
 
 큰 바위를 넘고 넘어 흙에 스며들어
 
 잔잔한 강이 되어 유유히 흐르기도 하고
 
 아무리 거세게 부딪쳐도
 
 아무리 무섭게 떨어져도 깨지지 않고
 
 자기임을 알고 끝없이 길을 찾아 흘러가는
 
 아름다운 물결들
 
 우리의 인생살이와 다를 것이 없어
 
 .................
 
 이 세상에 바람이 불지 않는 곳은 
 
 아무데도 없는 것 같아
 
 아무리 거센 바람도
 
 언젠가는 멈추어 준다는데
 
 그래서 바람이 지나간 자리에는
 
 또 다시 맑게 갠 하늘에 따뜻한 햇빛이
 
 포근히 내리 비쳐 주겠지
 
 그 바람은 금방 또 잠잠해질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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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가까운 계양산 등반 하는 날.
 
꿈의 시체가 수북한 낙옆 진 길을 걷다가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바스락?
 
자갈밭 돌 투성이의 산을 오르면서 
 
우연하게 동행하게 된 어느 중년의 커풀.
 
대화를 듣게 되었는데,
 
노오란 숲 속의 길이 아니라 갈 길이 두 갈레 
 
한쪽은 약간의 경사만 있지만, 
 
한 길은 암벽으로 무척 험하다 .
 
여인네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 여보 그 쪽으로 가요 난 이쪽을 갈 테니..."
 
그러자 한숨과 함께 답변이 온다.
 
" 이것 저것 보험 많이 들더니 나만 위험한 길로 가라고....
 
도대체 여자를 믿을 수가 없어 어휴 내 팔자야 !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