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은 마니산엘 다녀왔습니다.
그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사전 계획은 치밀하게 점검했고요, 혹시나 하는 마음에서 기획된 코스를 두 번이나 사전 답사를 했지요.
인원이 인원이니 만큼 삼십 여명을 버스에 싣고 가면서 사전 설명을 드렸다.
오늘 모처럼 많은 인원이 함꼐 가는 행사이니 만큼 기획팀에서 만반의 준비를 했다고 했으나 혹여 부족한 점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여러분들의 성숙한 문화시민의 의식을 믿으며, 오늘 행사를 마치는 그 마지막 순간까지 안전사고 없는 영원히 추억되는 기념적인 유쾌한 하루가 되시길 바라면서 지휘부의 안내에 적극 따라주시길 바라나이다....
마니산 입구에 도착. 여기저기 등산객들의 화려한 옷차림이 봄을 노래한다.
올라가는 초입부터 연두색 물감으로 옅게 칠해둔 듯한 산 단장을 반기면서, 어제부던 바람이 무색하다.
" 간밤에 불던 바람 만전도화 다 지거다 아이는 비를 들고 쓰려고 하는구나 아서라 낙환들 꽃이 아니라 쓸어 무삼 하리오"
올라가는 시멘트 포장도로가 길가에 심어져 한때는 화려한 봄날을 노래했던 흔적의 잔해들이 하얀 모자이크가 되어 반점 섞인 카펫처럼 펼쳐있다. 흐르는 물소리 시원한 바람, 새소리 더불어 노래하니 맑아지는 머리 속 상큼함에 가득 담긴 여정이 흥겹다.
기념사진을 한 장.
이제는 계곡 맑은 물소리를 거슬러 첨성 단으로 갑니다.
가는 길에 만난 동행. 이마에 흐르는 땀을 씻느라 잠시 머물렀던 자리에서 물어본다. 여기에서 정상까지 얼마나 절반정도 왔나요? 절반 조금 못 미쳐 왔습니다. 아니 그렇게나 요? 일단 한번 올라가 보시지요. 정상에 서면 후회 안 하실 걸요.
올라가자 내려가자 일행끼리 옥신각신한다.
어디서 오셨나요? 전주에서 왔습니다. 그래요? 그 멀리 서 이렇게 오셨는데, 기왕이면 정상까지는 가셔야지요. 결국은 하산하는 뒷 모습을 보면서 우리 일행은 앞으로 앞으로.
능선에 올라서니 서해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아 ! 이렇게 시원하고 탁 트인 서녘이 가슴을 통과하는데.... 등 줄기를 흐르던 땀이 한 파람 긴 호흡에 씻긴다.
첨성단에 올라 경건하게 단군님의 단군조선의 역사 창조하심을 경건하게 경하 드리고 인원점검에 들어갔는데,
맨 앞에 선두에서 달리던 용사가 4명이나 실종이다. 10분....20분....30분을 기다려서 겨우 도착한다.
껍데기는 대형차로 엎 그레이드 됐는데, 엔진이 경차라서 경사로 올라가는데 문제가 좀 있었다고...ㅋㅋㅋ
이제부터는 능선을 타고 바위로 연결된 함허 동천을 향하여 약 1 킬로 정도 진행하게 됩니다. 여기에서 주의 할 점은 절대로 의심되는 바위를 밟지 마시고 혹여 안전선이라고 그어진 라인 밖으로 가지 말기 바랍니다. 여기는 산 능선이 가파르고 경사가 험해서 오른쪽으로 낙반사고가 발생할 경우 인명피해가 날 수도 있고 또 그런 사고들이 종종 있었던 곳입니다. 선두는 너무 빨리 진행하지 마시고 중간에 가끔씩 인원 점검이 있을 예정이니 속도를 조절하시고 아까 맨 나중에 도착하셨던 분이 이번에는 선두에 서기 바랍니다.
누가 이리 힘들게 이런 바위를 밀어 올려 쌓았단 말이냐! 틈틈이 빈 공간을 채우려고 작은 바위로 엇돌을 끼우고 조금 휭하다 싶은 자리엔 키작은 소나무로 수를 놓아 틀을 짰구나.
점점이 떠 있는 섬들과 간간이 떠가는 작은 배들과 넓게 둘러친 낮게 깔린 구름과 오천년을 지켜온 단군님의 손끝과 앞으로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자손 만대 이어나갈 이 한민족의 영원무궁한 역사가 이어지길 간절한 마음으로 축원하면서 한발 한 발 조심 스런 시간들이 흘러간다.
여기는 삼거리. 다시 인원점검을 하니 또 그 인원이 없다. 얼마나 기다렸을까 허덕이면서 다시 합류한다.
아까는 엔진만 문제가 있는 줄 알았는데, 이제 보니 언더바디, 하체, 써스펜션과 타이어까지 문제가 있음을 알았습니다...
정수사로 갈라지는 길. 우리는 함허동천으로 갑니다. 얼마나 내려왔을까 다시 흐르는 물소리 갑자기 귀가 시원하다. 계곡 길게 이어지는 바위를 덮어 흐르는 물길 따라 육자배기 한가락이 절로 흥겹다.
마지막 코스에 도착한 뒤. 강화 인삼막걸리로 목을 축이면서 미리 준비된 부페식 식사를 한다.
흥겹게 이어지는 족구순서. 엎어지고 뒹굴고 웃고 떠드는 가운데 하루가 간다. 여기까지만 쓰겠습니다.
돌아오는 길. 아 우리는 지금 인생의 몇 페이지를 점을 찍고 돌아가는 길인가?
화려했던 봄날은 이렇게 마무리 하기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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