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하염없이 주저리주저리 내리는 빗소리에 도로가 젖고 나무가 젖고 도시가 젖어 들면서 흐르는 빗방울에 추억도 따라 흐르던 울적한 마음에 점점 거세게 흩뿌리는 빗물을 바라보면서 창 밖 저 자연 색의 우산 속 그리움으로 상념의 시간을 따라가 본다.
5학년 1반.
심장순 선생님의 그 진하고 진한 사랑이야기는 접어두고라도 우리는 어린 시절 선생님의 취미인지 특기인지 모를 그 화초사랑에 자연에로의 접할 수 있는 시간의 여행은 그 이후의 생에 있어서 음과 양으로 인생에 많은 자양분은 주셨을 것이라 믿어 의심하지 않습니다.
낙엽 지는 가을이면, 학교 옆 느티나무 돌담을 따라 길게 늘어진 프라타너스 나뭇잎의 떨어진 낙엽들을 주워 모아 내년에 쓸 부엽토를 만들기를 위한 사전 작업의 하나로 일과가 끝나고 청소를 하는 시간이면 가슴 한아름 나뭇잎을 주워 모아 검사를 받아야(?) 만 그날의 임무가 끝나는.....
그때 함께 청소하던 친구들 키가 컸던 영일이를 비릇 하여, 태호,선호, 병덕, 점덕,정현, 판근이 그리고...그리고....함께하던 친구들은 무척 많았던 것 같은 데, 왜 생각이 안 날까?
너무 오랜 세월이 흘러서인가?
어젠 그 우울한 기분을 떨치려고 창극을 보러 갔습니다. 길거리에 떨어지는 그 넓은 푸라타너스 나뭇잎을 보면서 그 옛날의 심선생님이 지금도 살아계신다면 아마도 전부 모아놓고 낙엽 주워오라는 지령을(?) 내리실 것 같은 생각이 들었지요.
이젠 낙엽하면 누런 황톳길에 뒤 덮여 지나가는 길손의 발길을 회상에 젖게 하는 김포 장능이나 노오란 은행잎들로 뒤덮여서 주말이면 세실 극장에서 한편의 공연을 보고 덕수궁 돌 담길을 외투 깃을 세우고 걷던 그 추억이나 아니면 남산 길을 올라가면서 붉게 물들어서 바닥을 더 이상 선홍 빛이 될 수 없는 단풍잎이나 벚꽃이파리가 붉은 카펫처럼 깔린 길도 생각의 한 구석을 차지 하고 있겠지만요.
길 잃어 헤 메이던 낙옆 진 지리산 골짜기의 생사를 걸고 헤매던 빗속의 어두워진 그늘의 추억도 생각납니다.
창극은 어머님에 대한 주제였는데, 출연진의 그 너무나도 인간적이고 리얼한 연기가 오랬 만에 나도 몰래 주체 할 수 없이 가슴으로 흐르는 눈물을 감당하기 너무 어려워 못다한 효에 대한 다시금 생각케 하는 고귀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책상 위에는 붉게 물든 벌레 먹어 구멍 뚫린 작은 벗닢파리 하나 놓여 있습니다.
이 시간에도 그 잎 속에서는 그 옛날의 지난 이야기를 소 근 거리는 듯 합니다.
여러 친구들은 어떤 추억을 담고 있나요? ~ 샬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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