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홍도를 찾아서...

no pain no gain 2007. 6. 16. 15:32

섬을 찾아서] 홍도를 찾아서...

글쓴이 : 정길진 번호 : 9 조회수 : 22 2001.09.25 14:14

사용자 PC 해를 끼칠 있는 스크립트를 차단했습니다. 원본 글을 보시려면 여기 클릭하세요.


그러니까 때는 바야흐로 1977년 여름.
뛰는 가슴을 진정시키기 힘든 호연지기의 실천으로 난 친구 최성용과 함께 홍도를 찾아서 고향을 떠났던 이야기를 할까 한다
.

순천과 여수를 거쳐서 영산강을 바라보면서 덜럭거리는 삼등열차에 몸을 싣고 길고 긴 시간을 달려서 도착한 목포
.

유달산 어느 중턱쯤에 텐트를 치고- 지금은 안되겠지만... 식사를 한 다음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타향의 밤을 설레는 가슴으로 간신히 잠이 들다
.

부두에서 배를 기다리면서도 마냥 즐겁고 흥분된 영상이 지금도 환히 떠오르는데
...

얼마나 기다렸을까 드디어 승선
.
뱃전에 부서지는 포말을 바라보며 즐거워하는 것도 잠깐 길고 긴 선박여행은 우리들을 서서히 지쳐가게 만들었는데, 가끔씩 나타나는 처음 보는 바다 동물들의 출현에 승객들의 환호와 수선거림으로 잠시 즐겁기도 했지만 그 기나긴 시간을 어떻게 보냈는지 하였튼 우린 홍도 부두에 도착했다
.

야영지를 정하고 텐트를 치고, 식수를 구해서 민생고를 해결한 다음에는 그저 망망한 바다를 바라보면서 어디선가 몰려오는 그 길고 긴 파도의 행렬을 하염없이 바라보고는
......

동네 여기저기를 쏘다니다가 심심해질 때 쯤엔 낮 선 곳 산도 한 바퀴 돌고
.

어느덧 낙조에 스러지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저녁 해를 바라보면서 인생이 저렇듯 아름답게 저물 수만 있다면 하고 생각도 하고, 철석 이는 바다 소리에 함께 몰려왔다가 쓸려 내려가는 파도에 씻겨 아주 작은 몽돌로 굴러다니는 해안의 풍경을 바라보면서 우리도 세월이 흘러 세파에 시달리다 보면 여기 있는 몽돌처럼 반질반질한 인생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하면서
....

이어지는 저녁 한 풍경
.
시끄러운 음악과 함께 어울린 이름도 모르고 성도 모르는 낮 선 사람들과의 하룻밤 유흥이 이어지고
.......
캠프 화이어 불빛에 발갛게 달아오른 청춘들의 군무리 속에서는 깊어가는 여름날의 하루가 무척이나 짧았는데
.

모든 것이 끝나고 텐트에 누워서 어디선가에서 들려오는 키 타 선율에 잠시 망상의 바다를 헤 메이다가
.

잠시 눈을 들어 하늘을 보니
,
!-
하늘을 가득 메운 별자리에서 촘촘히 수놓은 듯 가슴 어느 한 구석부터 몽글몽글 피어 오르는 열정에 깊은 숨을 몰아 쉬고, 길게만 이어지는 은하천의 끊임없이 피어나는 듯한 숨어있는 별자리를 보면서 현란하게 보이는 쌍둥이 자리, 전갈자리, 오리온, 페가소스가 그 어느 날엔가 보았던 입체 영화처럼 관우가 창을 휘두르면서 적토마를 타고 달려드는 듯한 착각에 빠지다
.

고개를 돌려 눈을 감고 잠을 청해보지만, 기억의 한 켠을 메우고 있던 지난 어린 날의 아스라한 추억들이 오버랩 되면서 피어나다
.

어릴 적 놀던 시절에는 댓 자리 깔린 평상에 누워 깊어가는 여름 밤의 찬란하게 빛나던 여름 별자리를 그리도 많이 바라보았었는데, 그때 그 시절의 친구들은 모두 다 어디 가고
......

알퐁스도테의 ""보다도 아름다운 이야기가 숨어있는 곳 홍도
.

더 자세한 이야기는 할 수 없지만
......
젊은 날의 로맨스를 남기고 떠나온 홍도
.

난 그 곳을 떠나오면서 별보다 더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를 심어놓고 떠나왔다
.

이제는 사십 대 중반의 늙은이가 되어 추억의 한 페이지를 넘기고 있지만


아직도 그리운 기억 속의 홍도는 내 가슴에 영원히 살아 숨쉬고 있습니다
.

 

'수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지 중사를 소개합니다  (0) 2007.06.16
가을비 초상  (0) 2007.06.16
혼자 하는 산행.  (0) 2007.05.28
한탄강 야유회  (0) 2007.05.28
추억으로 가는 여행  (0) 2007.0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