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탄강 야유회
친구들 안녕?
지난 7월 21일에 회사 직원들과 함께 한탄 강으로 야유회를 떠난 이야기를 할까 한다.
새벽 5시부터 수선을 떨어 준비해간 야영장비를 차에 싣는데 한두 방울씩 떨어지기 시작하는데, 이거 심상치가 않군.
한 바퀴 돌아서 동료를 태우러 가는데 갑자기 떨어지는 소나기(?)
한치 앞이 안 보인다면 표현이 맞는 걸까?
일단 집결 지에 도착해서 다시 짐을 옮겨 싣고 차량을 나누고......부산을 떨면서 중동고속도로를 진입해서 김포대교를 거쳐 비구름이 어젯밤 꿈에서 본 주마등처럼 흘러간다. 굵고 힘찬 빗방울을 흘리면서...... 어느 님 이 이토록 이별을 서러워했단 말인가!
자유로를 달리는 가운데 비가 멎었다 뿌렸다 한다.
드디어 37번 도로를 타고 파주 문산 방향으로 달려 적성을 거쳐 전곡 시내에서 나머지 몇 가지 물건을 더 사다.
아침 식사를 해야 하는데 비가 떨어지는 모양세가 금방 그칠 것 같지는 않다.
빠른 결정으로 동료 집을 선택하다. 일단 집으로 들어가자.
도착과 즉시 가자 나눠진 역할분담으로 식사준비에 들어갔는데, 이처럼 일사 불란할 수가 없다.
척척 손발이 맞아 떨어지는 가운데, 준비된 메뉴는 이름 하야 "북태평양 참치 찌게" 커다란 후라니 팬에 가득 담긴 요리에 모두들 늦은 아침이라 군침을 흘리다.
식사시작. 둥그렇게 둘러앉아 허겁지겁 퍼먹기 시작하는 가운데 비지땀은...... 눈물인가 땀인가 구분이 안될 정도로......이 세상에 태어나 이처럼 맛있는 참치 먹어본 사람 있으면 나와 보라 그래......
마지막 한 방울까지 모두 비워낸 장한 우리의 친구들.
두 가지의 디저트 그리고 커피와 숭늉메뉴를 놓고 잠시 갈등에 빠지다.
간단한 설거지와 함께 다시 재무장한 우리들은 모두 식식한 모양새로 목적지를 향해 출발!
한 바퀴를 돌아서 토착한 곳은 모래사장이 드넓게 펼쳐진 곳.
" 자 살 바 위"
깎아 지른 절벽이 한 눈에 보아도 예사롭지가 않다. 태곳적의 신비가 감싸 도는 것 같은 한 켠에는 천연의 그림으로 조성이 됐겠지만 검은 우산을 쓰고 색동저고리에 고동색 치마를 입은 여인네의 멋스런 자태가 고독에 몸부림치는 사내들을 불러 영혼을 홀렸던 곳이려서 자살바위런가!
저 멀리 북한에서부터 철원을 거쳐 길이길이 흘러온 한탄강.
그 누가 그리도 섭게 무슨 원한으로 목놓아 통곡을 하던 한탄강이련가!
지금은 아주 높직이 공사중인 미완된 다리를 옆으로 돌아 백사장으로 내려가 분담된 역할로 일부는 집을 지고, 일부는 물가로 내려가 그늘 막을 치다. 이름 하야 베이스 캠프와 전진 캠프.
주변의 안전을 고려하여 우선 순찰 조를 양 켠으로 보내 상황을 살피고, 처음으로 시작된 견지 낚시~!
일단 파래미라도 한마리 신고하는 사람은 포상으로 식사당번 면제!
그런데 용감하게 물로 뛰어들어간 친구들 소식이 모두 감감하다.
아니 이 피래 미들이 모두 동해바다로 피서를 갔나?
앗 누군가 건져 올린 피래미 한 마리 모두의 시선 집중!
가운데 손가락만 하다.
그것도 잠시 그것뿐이었다.
시들해진 동료중의 한 명이 제안을 한다 수중 전을 펼치면 고래라도 한 마리 잡지 않을까? 그래 그게 좋겠다. 수영이라면 나도 한가닦 하지.
옛날에 섬진강 물개가 나가신다!
수영과 함께 푸덕이면서 보낸 한나절. 벌써 배가 출출.....
일단 떨어지는 비를 피해서 베이스 캠프로 철수하자.
그늘 막에 않아서 떨어지는 비를 엉덩이에 맞으면서 생고기 삼겹살 파티가 벌어지다.
주거니 권커니 부어 마시는 가운데 하염없이 내리는 빗줄기 화음을 삼아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한두 사람씩 떨어져 나간다. 취했단 말이지!
한마디 한다 " 비 맞으면서 삼겹살을 먹어보지 않은 사람은 인생을 논하지 말라!"
잠시의 후식시간을 나누고 다시 거짓말처럼 그친 비!
아까 술 먹으면서 하는 이야기를 들으니 술 먹으면 으레 나오는 군대이야기 속에 현역과 방위로 나뉘어서 축구한판.
좋다 모두 모여라 축구하자.
어데선가 떠내려온 타이어가 골대가 되고, 양 켠으로 갈라선 국가대표를 능가하는 늠름한 기상의 술 취한 눈 방울들......
호각과 함께 시작한 맨발의 전사들 팬티만 걸친 가운데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작전은 훌륭한데 몸이 말을 안 듣는 구나. 한번 들어보자! 롱패스, 3각 패스로 보내줘, 야! 오버헤드 킥으로 날려!, 두루 패스해서 사이드로 치고 들어가면 인 싸이드킥으로 정확하게 쏴!, 토 킥으로 토 킥으로 !, 슛을 할 때엔 드리블 하지 말고 팀워크를 이용해서 어시스트 해주면 슛을 하라고.!!!!!!!!!!!!!!!!!!!!!
발목까지 푹푹 빠지는 모래밭에서 누가 술 취한 몸을 이끌고 저리도 훌륭한 축구를 할 수가 있단 말인가!
말로만 들으면 A리그전을 상상하겠지만 실은 말 뿐이고 몸은 천근 만근.
앗 누군가가 반칙을 했다. 기름에다 불을 당긴 꼴이 이런 것일까?
이제부터는 신종 럭비와 축구를 합친 경기를 한동안 벌이고......
모두가 지칠 대로 치친 다음에야 경기는 상처만 남기고 끝이 났다.
물로 뛰어들어가 머리와 팬티 속을 뒤집으면서 모래를 털어내고......
이어서 벌어진 휴식 속의 수박파티.
갈증에 허덕이던 목마른 사슴이 마시는 감로주가 이보다 더 시원하고 맛있을까?
축구할때 쉬었던 비가 다시 내린다. 어찌 알았을까 우리가 쉬는 걸?
일부 제안이 들어온다. 이럴 때 공부가(?) 최고라나?
동양화가 숨가쁘게 돌아간다.
전쟁엔 언제나 승자와 패자가 있는 법.
잃은 사람은 많은 데 딴사람은 말이 없다.
다시 비가 그치고 또 시작된 견지 낚시. 그리고 어항을 건지러 간 친구 상황 보고를 하는데 어항이 무거워서 줄이 끊어질까 봐 못 들고 왔다고? 뭣이라고?
갑자기 분위기가 술렁이고 상황은 반전된다.
일조 매운탕 준비!
우여곡절 속에 매운탕이 끓고 있다. 이건 모두의 작품이다. 왜냐고? 모두 매운탕을 끓이는데 입으로 양념을 한가지 이상씩은 추가했으니까 말이야.
우선 무를 썰어라. 아니 그렇게 깍두기 모양 썰지 말고 아가씨 속치마처럼 말이야. 그 다음엔 물을 붓고 쑥갓을 넣지. 감자를 넣어봐 감자는 아주 큼직하게 썰어서 말이야. 고기를 얹고. 양파와 고추를 썰어 넣고. 고춧가루를 뿌리고 마늘을 넣고, 고추장을 풀어. 그래도 비린내가 난다면 내가 다 먹지. 수제비를 뜰까? 아니야 그건 경기도 식이야. 그럼 마지막에 먹고 남으면 그때 라면을 넣어서 끓여서 먹으라고.
이젠 국물이 반으로 줄 때 까지 졸여봐!.
그 다음엔 할 말이 없다. 왜냐고?
먹는데 전쟁이 벌어졌으니까 말이야.
정말 마지막엔 라면을 넣어서 뽁아서 국물도 없이 모두 긁어 먹고......
해가 지기 시작한다.
이어지는 캠프 화이어! 어둠에 물든 강가의 모래 백사장이 용의 혀처럼 붉은 빛을 토하며 날름거리는 환몽 속에 불티가 하늘을 수놓듯 날아간다.
다시금 떨어지는 빗속에서도 잦아들지 않고 타오르는 젊음의 끓는 피는 자살 바위의 고고한 형상에도 끄덕하지 않고 날름대며 타오른다.
그대 영원한 심장이여!
누군가 하는 이야기. 자살 바위에서 부르는 영혼의 목소리는 젊은이들의 많은 유혹을 삼켰다고, 한 번 가면 다시는 오지 않은 영혼들......인생은 일회성이기 때문에 소중하고도 나를 위해 존재해왔던 많은 조상님들의 노고에 보답이라도 할라치면 그리 쉽게만 버릴 수 없는 인생이기에 더 열심히 그리고 많은 은혜를 베풀면서 살아야 하는 것이 주어진 사명이라는 인식으로 남은 생을 마무리 지어야 한다는 숙명으로 더 많이 사랑하고 더 아름다운 말로 주위를 빛내는 보람찬 인생이 되어야 하지 않을 까 하는 다짐도 해보고 말이야.
삭으라 지는 불. 인생도 언젠가는 저렇듯 갈 텐데 말이야.
재만 남기고, 그래 어차피 그렇게 가는 인생이라면 우리는 "사리'를 남기고 가는 인생을 만들자 꾸나.
깊어가는 밤 주위도 사려오는 고고한 밤.
잠깐 비친 구름 걷힌 하늘에는 낮게 드리워진 금방이라도 손에 잡힐듯한 잔별들....... 이별은 뉘 별이며 내 별은 어디메뇨!
비취 빛 터진 하늘가에 잠시 비친 밝음은 달맞이 꽃을 부르고 풀벌레소리가 잦아들다.
우렁 우렁 흐르는 계곡 물소리가 긴 밤을 잠 못 이루는 교룡의 포효처럼 날아다니는...... 낯선 이방인의 꿈을 달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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