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출산에 일출을 보러 떠나다.
산행에 대한 약속 날짜를 잡아놓고 지독한 황사가 눈까지 맵게 하여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하던 그날 밤.
천지가 가득한 흙 냄새가 싫었지만, 그래도 약속은 약속인지라
한 밤중 영암을 향해 떠납니다.
아직은 어둠의 천지.
간단한 식사를 마치고 한 밤중인 4시 30분 머리마다 랜턴을 밝히고 줄지어서
천황사 절터를 오릅니다.
모두가 잠든 밤이지만 간간이 발 아래 보이는 붉은 동백은 봄을 앓는 슬픔처럼 보여
바람이 불어올 때마다 마치 흰 눈이 빗 사각으로 휘날리는 착각 속에서 새벽을 여는
이정표 였지요.
어쩜 이번 산행으로 진짜 짧게 가버릴 애절한 봄의 노래가 될지도 모른 아쉬움도
뒤섞여 있었겠지만 간혹 들리는 물소리며 단 차에서 떨어지는 작은 소용돌이
소리조차도 정답기만 한 즐거움이었지요.
여기도 조릿대가 그득한 숲을 이루고 한참을 올라 물 떨어지는 소리가 유난히
귀를 자극하는 지점엔 바람폭포가 자리하고 있었지요.
15 미터의 긴 폭포라 하지만 어둠 속에서 랜턴으로 비춰본 그 폭포는 이제 막 겨울
잠에서 깨어난 기지 게를 켠 상태라 아직은 힘찬 물줄기를 기대하긴 좀 어려우리라
생각이 들었지요.
어느 정도 올라 희부염 한 천지가 열리고 능선에 다가갈 즈음에서 지천으로
울어대는 새 소리는 바야흐로 사랑의 짝짓기 계절로 수컷들의 힘찬 구애의
힘이 느껴지는 신선한 소리. 구르르르 ~ 푱 찌이익 !...구르르르 ~ 푱 찌이익 !
통천문을 지나 땀을 흠 치면서 서서히 안개가 걷히고 드러난 천황봉.
몇 년 전에 다녀 올 때는 반대 코스여서 도갑사에서 출발을 해서 무척 빨리
먼 길을 돌아온 상태여서 길게만 느껴 졌는데, 천황사 코스는 의외로 너무 짧고
산을 거의 한 바퀴를 돌아서 내려가던 구름다리 코스는 아직도 공사 중이라 언젠가
다시 또 찾아와야만 할 미지의 약속을 남겨둔 상태가 되었습니다.
6시 10분. 희부염 한 하늘이 열리는 가 싶더니 이내 구름 속으로 가라 앉아버려
일출을 출영 나온 많은 등산객들의 아쉬움을 남기기는 했지만 그래도 잠깐 먼데 부 터
밝아지듯이 저 아래 남해 바다부터 서해의 목포 바다까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세찬 바람 속에서 천황봉 돌 비석 옆에서니 수천 년을 이래로 제사를 지냈다던 그
영봉에서 조상님들의 숨결을 느껴 봄니다.
이젠 하산.
얼마쯤 내려와서 우뚝 솟은 남근석을 지나면서 저 맨 꼭 데기 돌멩이를 밀면 떨어
질듯하다는 말에 평소에 죄 많은 자는 등산도 조심해서 다녀야 하겠다는 농담을
던지면서 오던 길을 뒤 돌아보니 그새 안개 속에 묻힌 천황봉의 자태가 더욱 신비롭기
만 하다.
개활지를 지나 여인네들이 베를 짜면서 난을 피해 살았다는 베틀굴에 들르니
어찌 하여 남근석을 향해선 그 자태가 그리 자연의 오묘함을 닮아있던지......ㅋㅋㅋ
이건 가본 사람만 알지어다.
용이 승천을 하였다는 구시암에 들르려 하니 앞으로 3XL 이상은 코스로 잡지 말라는
조언을 해 주고 싶다.
겨우 우겨서 들어간 곳. 바위에 담겨진물하며 작은 개구리가 정말 의미를 주기
나름일 텐데, 어찌 하여 이런 산 정상에 바위를 뚫고 이렇듯 아홉 개의 시암이
있단 말인가?
능선을 타고 내려선 길에서 산 안개와 이름 모를 꽃들의 잔치마당에서 약한 보랏빗
초롱처럼 잎 하나 달고 바닥에 바짝 엎드려 있는 작은 꽃들의 천지에서 다시 한번
오묘한 조화를 느낀다.
억세 밭에서 온몸으로 맞는 바람은 마치 나를 환영하는 듯한 태초의 바람임을 느끼고
계곡 따라 하산 길에 들리던 계곡 물 소리가 너무 정겨워 배낭을 벗고 발을 담그는데,
이건 얼음 물보다 더 차가움을 정겨움을 표현해야 할까 한 순간에 피로가 다 씻기는
느낌이 온다.
너와집의 소재로 쓰인다는 줄 참나무와 황사 바람 속에서도 반짝이는 잎과 어느 님의
붉은 정열의 표현인가 빨간 동백꽃잎에 마음까지 녹아 든다.
아 ! 애절한 봄.
이렇게 해서 6시간의 산행은 끝이 나고,
이렇듯 천천히 산천경개를 둘러 보면서 내려선 도갑사 절 마당에서 약수로 목을 축이고
새벽바람에 와서 둘러보지 못했던 번뇌와 속박이 없는 곳으로 가는 길이라는 해탈문과
석조여래좌상이 봉안되어있다는 미륵전을 둘러보며 물길 따라 심어진 벚나무들의 향연에
눈을 거두고 왕인 박사 축제마당과 보성 차 밭을 들러 봄맞이 산행을 마쳤다.
이 글을 읽는 분들의 모든 일들에 만사형통의 가호가 그득하기를 바랍니다.
추신: 함께 가기로 한 내무부장관께옵서는 친구들과의 약속이 잡혀 있다는 통보를
끝으로 잘 다녀오라는 말과 함께 혼자 가야만 했음을 아쉽게 생각하며,
" 아내는 힘이 세다 " 말을 절로 실감하는 하루 였습니다. 걀걀.
산행에 대한 약속 날짜를 잡아놓고 지독한 황사가 눈까지 맵게 하여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하던 그날 밤.
천지가 가득한 흙 냄새가 싫었지만, 그래도 약속은 약속인지라
한 밤중 영암을 향해 떠납니다.
아직은 어둠의 천지.
간단한 식사를 마치고 한 밤중인 4시 30분 머리마다 랜턴을 밝히고 줄지어서
천황사 절터를 오릅니다.
모두가 잠든 밤이지만 간간이 발 아래 보이는 붉은 동백은 봄을 앓는 슬픔처럼 보여
바람이 불어올 때마다 마치 흰 눈이 빗 사각으로 휘날리는 착각 속에서 새벽을 여는
이정표 였지요.
어쩜 이번 산행으로 진짜 짧게 가버릴 애절한 봄의 노래가 될지도 모른 아쉬움도
뒤섞여 있었겠지만 간혹 들리는 물소리며 단 차에서 떨어지는 작은 소용돌이
소리조차도 정답기만 한 즐거움이었지요.
여기도 조릿대가 그득한 숲을 이루고 한참을 올라 물 떨어지는 소리가 유난히
귀를 자극하는 지점엔 바람폭포가 자리하고 있었지요.
15 미터의 긴 폭포라 하지만 어둠 속에서 랜턴으로 비춰본 그 폭포는 이제 막 겨울
잠에서 깨어난 기지 게를 켠 상태라 아직은 힘찬 물줄기를 기대하긴 좀 어려우리라
생각이 들었지요.
어느 정도 올라 희부염 한 천지가 열리고 능선에 다가갈 즈음에서 지천으로
울어대는 새 소리는 바야흐로 사랑의 짝짓기 계절로 수컷들의 힘찬 구애의
힘이 느껴지는 신선한 소리. 구르르르 ~ 푱 찌이익 !...구르르르 ~ 푱 찌이익 !
통천문을 지나 땀을 흠 치면서 서서히 안개가 걷히고 드러난 천황봉.
몇 년 전에 다녀 올 때는 반대 코스여서 도갑사에서 출발을 해서 무척 빨리
먼 길을 돌아온 상태여서 길게만 느껴 졌는데, 천황사 코스는 의외로 너무 짧고
산을 거의 한 바퀴를 돌아서 내려가던 구름다리 코스는 아직도 공사 중이라 언젠가
다시 또 찾아와야만 할 미지의 약속을 남겨둔 상태가 되었습니다.
6시 10분. 희부염 한 하늘이 열리는 가 싶더니 이내 구름 속으로 가라 앉아버려
일출을 출영 나온 많은 등산객들의 아쉬움을 남기기는 했지만 그래도 잠깐 먼데 부 터
밝아지듯이 저 아래 남해 바다부터 서해의 목포 바다까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세찬 바람 속에서 천황봉 돌 비석 옆에서니 수천 년을 이래로 제사를 지냈다던 그
영봉에서 조상님들의 숨결을 느껴 봄니다.
이젠 하산.
얼마쯤 내려와서 우뚝 솟은 남근석을 지나면서 저 맨 꼭 데기 돌멩이를 밀면 떨어
질듯하다는 말에 평소에 죄 많은 자는 등산도 조심해서 다녀야 하겠다는 농담을
던지면서 오던 길을 뒤 돌아보니 그새 안개 속에 묻힌 천황봉의 자태가 더욱 신비롭기
만 하다.
개활지를 지나 여인네들이 베를 짜면서 난을 피해 살았다는 베틀굴에 들르니
어찌 하여 남근석을 향해선 그 자태가 그리 자연의 오묘함을 닮아있던지......ㅋㅋㅋ
이건 가본 사람만 알지어다.
용이 승천을 하였다는 구시암에 들르려 하니 앞으로 3XL 이상은 코스로 잡지 말라는
조언을 해 주고 싶다.
겨우 우겨서 들어간 곳. 바위에 담겨진물하며 작은 개구리가 정말 의미를 주기
나름일 텐데, 어찌 하여 이런 산 정상에 바위를 뚫고 이렇듯 아홉 개의 시암이
있단 말인가?
능선을 타고 내려선 길에서 산 안개와 이름 모를 꽃들의 잔치마당에서 약한 보랏빗
초롱처럼 잎 하나 달고 바닥에 바짝 엎드려 있는 작은 꽃들의 천지에서 다시 한번
오묘한 조화를 느낀다.
억세 밭에서 온몸으로 맞는 바람은 마치 나를 환영하는 듯한 태초의 바람임을 느끼고
계곡 따라 하산 길에 들리던 계곡 물 소리가 너무 정겨워 배낭을 벗고 발을 담그는데,
이건 얼음 물보다 더 차가움을 정겨움을 표현해야 할까 한 순간에 피로가 다 씻기는
느낌이 온다.
너와집의 소재로 쓰인다는 줄 참나무와 황사 바람 속에서도 반짝이는 잎과 어느 님의
붉은 정열의 표현인가 빨간 동백꽃잎에 마음까지 녹아 든다.
아 ! 애절한 봄.
이렇게 해서 6시간의 산행은 끝이 나고,
이렇듯 천천히 산천경개를 둘러 보면서 내려선 도갑사 절 마당에서 약수로 목을 축이고
새벽바람에 와서 둘러보지 못했던 번뇌와 속박이 없는 곳으로 가는 길이라는 해탈문과
석조여래좌상이 봉안되어있다는 미륵전을 둘러보며 물길 따라 심어진 벚나무들의 향연에
눈을 거두고 왕인 박사 축제마당과 보성 차 밭을 들러 봄맞이 산행을 마쳤다.
이 글을 읽는 분들의 모든 일들에 만사형통의 가호가 그득하기를 바랍니다.
추신: 함께 가기로 한 내무부장관께옵서는 친구들과의 약속이 잡혀 있다는 통보를
끝으로 잘 다녀오라는 말과 함께 혼자 가야만 했음을 아쉽게 생각하며,
" 아내는 힘이 세다 " 말을 절로 실감하는 하루 였습니다. 걀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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