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릿대 세상 가야산.
지난번 설악산에서 눈 속에 파 묻혔다가 살아나와서 다시 간 곳이 가야산.
당일 산행이라서 새벽에 출발하면서 한마디. 게으른 사람은 취미생활도 못해요!
대전을 지나고 인삼 랜드 휴게소를 스치는 것으로 아하! 여기가 지리산 자락......
그리고 갑자기 화창하게 햇살이 비쳐 어제 내린 비로 인한 고생은 없겠구나 싶었는데,
88고속도로를 거쳐 합천 해인사에 멈춘다.
왁자하게 쏟아진 일행들.
미쳐 인사를 다 하지 못한 3대 버스의 사람들로 갑자기 분주 해진다.
원래 목적대로 라면 반대 방면의 산행이 되어야 함에도 친절하신 우리 1호 차 기사님의
속 깊은 배려로 좋은 코스로 인도하셨다(?) 위안을 삼고.
해인사를 둘러볼 경황도 없이 구호를 외치면서부터 서둘러 선발대는 출발을 한다.
팔만대장경이 쉬고 있는 곳. 누군가 어느 분은 이 많은 팔만 대장경판을 한번 쯤 읽어나
보셨는지? 그리고 강화에서 원판을 만들어 합천까지 운반해서 올 때 그 많은 땀과 노력의
흔적들은 우리 후손들은 얼마나 잘 알고나 있는지?
산행 초입에서부터 널 부려진 조릿대.
지금의 젊은 아해들은 밥을 지을 때마다 어머님의 손길로 쌀을 일어 뉘나 돌을 거를 때
쓴다는 그 이름이나 알기나 한지?
새로운 문화의 발전은 애초부터 석 발기라 해서 돌을 고르는 기계를 거쳐 지금은 아예
조릿대를 사용할 기회마저도 박탈해 버린 그 현실 속에서 아니 더 나아가 이제는 아예
밥 지어 먹는 것 부 터 싫어 한다는...... 그래서 쌀이 남아돌아 농촌에 새로운 문제를
야기시킨다는 가슴 아픈 현실을 이 조릿대는 알고나 있는지?
어느 정도 올랐을까 갑자기 한 고비 올라서자 탁 버티고선 석불여래상.
그냥 갈 수 없잖아? 그래서 잠시 쉬면서 사방을 둘러 볼 겸 사진 한 장 남기고.
올라가도 바쁜 길을 다시 아래로 내려서는 철 계단과 아직 덜 녹은 겨울의 잔해
속에서도 봄은 꾸준하게 흐르고 있다.
졸졸거리는 물 소리 항상 들려 왔겠지만 다시금 새롭게 들리는 봄을 알리는 듯 한
새 소리 휘파람 소리.
칠 부쯤 올라서자 능선으로 들어서면서 한 눈에 탁 트인 정상의 거대한 돌덩어리.
가자 정상으로
조릿대 숲 길 속으로 난 목제 계단을 그림처럼 펼쳐진 이곳에서 한 편의 영화가 찍어지는
봄날을 상상하면서 듬성듬성 비죽이 솟아난 고목들이 오히려 힘들게 보이는 건 무슨
연유일까?
어느 모퉁이부터 였는지 눈 녹은 물과 함께 질컥거리는 잔설들은 산행인들의 발길을 잡는다.
아이젠을 신고 차가운 바람에 옷을 꺼내서 입고 바람꽃이 핀 나무 등걸을 신기하게
바라보면서 올라선 상왕봉. 여기는 정상.
얼마나 부대끼며 혹독한 시련을 견뎌 냈던지 한쪽 팔로만 견디고 산 늠름한 자태로
배경이 되어주던 그 늙은 소나무 등걸과 어느 인연이 있었던지 지나가는 사람들과의
만남을 그냥 보내지 못해서 마주 잡는 모습으로 허리를 내준 작은 나무 등걸의
그 반질거리는 매끄러움과 작은 흠집으로 발 디딤의 역할을 마다 하지 않은 거대한
바위 돌의 희생으로 오늘 이 자리를 추억으로 남기고 넘어가는 한 곡의 아리랑이 된다.
하산 길.
어린 시절 형들을 따라 철길너머 작은 개천에 벼 베기가 끝나고 갔던 천렵에서 도랑을 막고
물을 퍼내고 미꾸라지 잡던 기억이 한 발 한 발 내 디딜 때마다 자꾸만 떠 올라지는
것은 왜일까?
작은 물 소리가 언제 부 터 일까? 제법 큰 물길을 이루면서 내려와 점점 차 오르는 맑고
푸른 내를 이루면서 들어찬 그 깊은 계곡에서 잠 시 발길을 멈추고 쉬어가게 만든
넙적한 바위 위에서 들리는 바람소리하며 지천으로 널려진 다래 넝쿨에서
달콤함이 배어 나오기도 했었지요.
하여튼 그렇게 미끄러지고 미끄러지고 철벅 이면서 조릿대 숲 사이로 난 그 오솔길을
계곡마다 무더기로 남아있는 덜 녹은 눈 덩이 들과 발길에 채이는 자잘한 돌들을
피해가면서 비상식량이 다 떨어지기 전에 하산한 백운동 매표소.
먼저 온 일행들이 반갑게 맞히며 권하는 동동주 한 잔은 감로수 보다 더 달콤함이
배어있지요.
남는 시간에 둘러본 밭 고랑에서 눈에 띄는 냉이를 캐며 오래 만에 하는 부부 동반
산행을 다시금 음미하면서 좀 늦고 쳐지기도 하고 때론 불안함이 어깨를 짓 누르기도
했지만 아무런 사고 없이 무사하게 산행을 마쳐준 아내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이제 봄이 멀지 않았지요.
좋은 계획들 많이 세워서 인생이 더욱 윤택해지는 아름다운 동행을 만들어 나가시기
바랍니다.
지난번 설악산에서 눈 속에 파 묻혔다가 살아나와서 다시 간 곳이 가야산.
당일 산행이라서 새벽에 출발하면서 한마디. 게으른 사람은 취미생활도 못해요!
대전을 지나고 인삼 랜드 휴게소를 스치는 것으로 아하! 여기가 지리산 자락......
그리고 갑자기 화창하게 햇살이 비쳐 어제 내린 비로 인한 고생은 없겠구나 싶었는데,
88고속도로를 거쳐 합천 해인사에 멈춘다.
왁자하게 쏟아진 일행들.
미쳐 인사를 다 하지 못한 3대 버스의 사람들로 갑자기 분주 해진다.
원래 목적대로 라면 반대 방면의 산행이 되어야 함에도 친절하신 우리 1호 차 기사님의
속 깊은 배려로 좋은 코스로 인도하셨다(?) 위안을 삼고.
해인사를 둘러볼 경황도 없이 구호를 외치면서부터 서둘러 선발대는 출발을 한다.
팔만대장경이 쉬고 있는 곳. 누군가 어느 분은 이 많은 팔만 대장경판을 한번 쯤 읽어나
보셨는지? 그리고 강화에서 원판을 만들어 합천까지 운반해서 올 때 그 많은 땀과 노력의
흔적들은 우리 후손들은 얼마나 잘 알고나 있는지?
산행 초입에서부터 널 부려진 조릿대.
지금의 젊은 아해들은 밥을 지을 때마다 어머님의 손길로 쌀을 일어 뉘나 돌을 거를 때
쓴다는 그 이름이나 알기나 한지?
새로운 문화의 발전은 애초부터 석 발기라 해서 돌을 고르는 기계를 거쳐 지금은 아예
조릿대를 사용할 기회마저도 박탈해 버린 그 현실 속에서 아니 더 나아가 이제는 아예
밥 지어 먹는 것 부 터 싫어 한다는...... 그래서 쌀이 남아돌아 농촌에 새로운 문제를
야기시킨다는 가슴 아픈 현실을 이 조릿대는 알고나 있는지?
어느 정도 올랐을까 갑자기 한 고비 올라서자 탁 버티고선 석불여래상.
그냥 갈 수 없잖아? 그래서 잠시 쉬면서 사방을 둘러 볼 겸 사진 한 장 남기고.
올라가도 바쁜 길을 다시 아래로 내려서는 철 계단과 아직 덜 녹은 겨울의 잔해
속에서도 봄은 꾸준하게 흐르고 있다.
졸졸거리는 물 소리 항상 들려 왔겠지만 다시금 새롭게 들리는 봄을 알리는 듯 한
새 소리 휘파람 소리.
칠 부쯤 올라서자 능선으로 들어서면서 한 눈에 탁 트인 정상의 거대한 돌덩어리.
가자 정상으로
조릿대 숲 길 속으로 난 목제 계단을 그림처럼 펼쳐진 이곳에서 한 편의 영화가 찍어지는
봄날을 상상하면서 듬성듬성 비죽이 솟아난 고목들이 오히려 힘들게 보이는 건 무슨
연유일까?
어느 모퉁이부터 였는지 눈 녹은 물과 함께 질컥거리는 잔설들은 산행인들의 발길을 잡는다.
아이젠을 신고 차가운 바람에 옷을 꺼내서 입고 바람꽃이 핀 나무 등걸을 신기하게
바라보면서 올라선 상왕봉. 여기는 정상.
얼마나 부대끼며 혹독한 시련을 견뎌 냈던지 한쪽 팔로만 견디고 산 늠름한 자태로
배경이 되어주던 그 늙은 소나무 등걸과 어느 인연이 있었던지 지나가는 사람들과의
만남을 그냥 보내지 못해서 마주 잡는 모습으로 허리를 내준 작은 나무 등걸의
그 반질거리는 매끄러움과 작은 흠집으로 발 디딤의 역할을 마다 하지 않은 거대한
바위 돌의 희생으로 오늘 이 자리를 추억으로 남기고 넘어가는 한 곡의 아리랑이 된다.
하산 길.
어린 시절 형들을 따라 철길너머 작은 개천에 벼 베기가 끝나고 갔던 천렵에서 도랑을 막고
물을 퍼내고 미꾸라지 잡던 기억이 한 발 한 발 내 디딜 때마다 자꾸만 떠 올라지는
것은 왜일까?
작은 물 소리가 언제 부 터 일까? 제법 큰 물길을 이루면서 내려와 점점 차 오르는 맑고
푸른 내를 이루면서 들어찬 그 깊은 계곡에서 잠 시 발길을 멈추고 쉬어가게 만든
넙적한 바위 위에서 들리는 바람소리하며 지천으로 널려진 다래 넝쿨에서
달콤함이 배어 나오기도 했었지요.
하여튼 그렇게 미끄러지고 미끄러지고 철벅 이면서 조릿대 숲 사이로 난 그 오솔길을
계곡마다 무더기로 남아있는 덜 녹은 눈 덩이 들과 발길에 채이는 자잘한 돌들을
피해가면서 비상식량이 다 떨어지기 전에 하산한 백운동 매표소.
먼저 온 일행들이 반갑게 맞히며 권하는 동동주 한 잔은 감로수 보다 더 달콤함이
배어있지요.
남는 시간에 둘러본 밭 고랑에서 눈에 띄는 냉이를 캐며 오래 만에 하는 부부 동반
산행을 다시금 음미하면서 좀 늦고 쳐지기도 하고 때론 불안함이 어깨를 짓 누르기도
했지만 아무런 사고 없이 무사하게 산행을 마쳐준 아내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이제 봄이 멀지 않았지요.
좋은 계획들 많이 세워서 인생이 더욱 윤택해지는 아름다운 동행을 만들어 나가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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