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금오산(金烏山) 산행기

no pain no gain 2007. 5. 28. 14:30



금오산(金烏山) 산행기




경북 구미에 있는 금오산 도립공원에 가면 입구에


오백년 도읍지를 필마로 돌아보니


산천은 의구한데 인걸은 간데 없네
......

하는 길재 선생의 시비가 있다
.


초등시절 이런걸 알면 사는데 얼마나 많은 도움이 된다고 그토록 외우라고


성화였는지 모르지만 일단 예전부터 잘 알고 있는 듯한 반가움이 앞선다
.


새로 심어서 조성한 숲이 아니라 오래됨직한 굵은 소나무들이 이끼를 머금고


길 한편에 조성되어있어 마치 오래된 지우를 만난듯한 반가움도 있다
.



처음부터 아이젠을 챙겨? 말아? 하는 갈등 끝에 두고 온 브레이크 생각이 초입부터


간절할 정도로 4월 까지는 보험인 냥 아이젠을 가지고 다녀야 한다는 기초를 무시한


응분의 보답을 톡톡히 치러야 했다
.


등산로 초입에는 제법 잘(?) 정비된 탓에 원형과 사각으로 정성 들여 쌓았을 돌탑


무더기를 지나치면서 어느 님이 이토록 염원을 빌어 이런 탑을 쌓으면서 발복을


했나 하는 생각과 과연 이런 정성을 들여서 그만한 성과가 있었는지의 의아함이


기회비용과 효용가치를 얼마나 실현 했는지 현대인의 무지로서 궁금증이 들었다
.


조금 올라가다 선 자리
.

그곳엔 그토록 유명하다는 대혜폭포(大惠瀑布)가 자리를 잡은 곳에 제법 널찍한


해운사(?)가 있었는데, 지금이니까 교통편도 좋고 문명의 발전도 가져와서 편리하게


이 깊은 곳을 드나들지만, 언제 부 터 이런 깊은 산 속에 저리도 웅장한 사찰을


옛 부 터 유명하다는 고승들은 얼마나 많은 시주를 받아서 이토록 크나큰 불사를


일으켰는지 산에 들어 갈 때마다 느끼는 궁금증의 하나인데
......



아직은 때가 이른 지라 모두 얼어 붇고 가운데 틈새로 졸졸거리는 물길이


그래도 봄이 왔음을 알려 주는 듯하여 반갑다
.



가이드 해 둔 쇠사슬을 잡고 헐떡(?)거리며 올라가니 안내문엔 할딱대고 올라온다고


할딱고개라 표시되어있다.ㅋㅋ



눈과 얼음이 녹아 내리는 질컥거리는 길을 쉬지 않고 걸으면서 어느 부분에서는


아직도 못다 보낸 겨울의 잔해가 남아 쌓인 눈 길로 인해서 무척 조심스럽다
.


웬만한 지역의 산에서 이만한 바위산 이라면 있음직한 석불 등등이 그리 눈에


띄지 않는 걸 보면 아마도 석질의 차이 때문이었으리라 미루어 짐작을 하고
,



해발 976미터의 정상에서 사방을 휘 둘러 보니 그리 맑지 않은 날씨여서 그런지


깨끗한 시야 대신 희뿌연 반 투명 속에 날로 발전하는 구미시가지가 한 발 아래에


펼쳐져 있다
.


여타 산에서 보지 못한 거대하게 조성된 헬기장에서 간식을 먹으면서 이런 산 정상에


이렇듯 큰 공사를 하기 위해 흘렸음직한 군인들의 땀과 정성과 노력이 다 보이는 듯하다
.


한 숨에 내려온 하산길. 그러고 보니 서울 남산을 올라 감직한 적당한 높이여서


어린 자녀들을 데리고 올라오기에도 별 무리가 없을 듯이 보인다
.


폭포 옆으로 난 비좁은 길을 따라 들어가니 길재 선생이 수도를 하였다는 도선굴


속에는 만일 비가 온다면 적당한 인원이 피해 있기 딱 좋은 곳이 나온다
.

은은한 향을 맡으면서 되 돌려 내오면서 뒤 돌아보니


이곳은 계절로 보아서 가을 산쯤으로 정하면 좋을 듯하다
.


하산하여 천지신명께 모든 산악인의 안녕을 비는 시산제가 시작되고 모든 수고를


아끼지 않고 산행까지 포기하며 음식준비에 여념이 없었을 집행부와 준비요원들의 수고


속에 푸짐한(?) 음식을 적당한 동동주와 함께 곁들인 여흥이 왠 거지(?) 김종필씨의


넉살 좋은 입담으로 시작되는 기분 좋은 하루 였지요
.


돌아오는 길에 들른 휴게소에서 화장실에서 만난 총리가 한마디 한다
.

"
아까 동냥해서 이천원벌었응께 나가서 함께 코피 한잔 하드랑께
"

그래서 내가 그랬지요. 아무리 그려도 그렇지 얻어 쳐묵을 때가 없어서 거지색끼 한테

얻어 묵는 다냐? 너나 많이 쳐 묵으라!......ㅋㅋ



식사 하면서 마신 동동주가 깰 때쯤해서 도착할 때까지 그 혼잡하고 복잡한 고속도로를


안전하게 운전하신 기사님의 노고에 다시 한번 박수를 보냅니다
.


아직 계획 중인 산행이 있다면 아이젠은 필수라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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