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달이 뜨는 월출산을 오르다

no pain no gain 2007. 5. 28. 14:26

월출산을 오르다.

높이
: 808.7m

남도를 찾아 떠나는 여행에서 밋밋하다 시 피한 영암을 지나갈 즈음해서 우뚝 솟은 암벽이 나타나 그게 월출산 인줄 알았다
.
함께 가던 님이 한번 보고 가자 했으나 여건이 여의치 않아서 그냥 지나친 길
.
그곳을 다시 찾아간 것은 지난 토요일 밤이었다
.

"
달이 뜬다 달이 뜬다 월출산 천황봉에 보름달이 뜬다." 하춘화라는 가수가 그리 즐겨 불러서 귀에 익숙한 노래였지만 그 흐느적 이면서도 늘어지는 곡조에서 남도 특유의 멋과 한이 어우러지는 영암아리랑
.
노랫말이 말해주듯 월출산은 산 봉우리와 달 뜨는 광경의 어울림이 빼어난 산이다. 구름을 걸친 채 갑자기 우뚝 솟아 눈앞에 다가서는 천황봉의 신령스러운 모습, 그 위로 떠오른 보름달의 자태는 달맞이 산행의 명산이기도 하다
.

전라남도의 남단이며 육지와 바다를 구분하는 것처럼 우뚝 선 산 월출산은 서해에 인접해 있고 달을 가장 먼저 맞이하는 곳이라고 하여 월출산이라 한다
.

정상인 천황봉을 비롯, 구정봉, 향로봉, 장군봉, 매봉, 시루봉, 주지봉, 죽순봉 등 기기묘묘한 암봉으로 거대한 수석 전시장 같다. 정상에 오르면 동시에 300여명이 앉을 수 있는 평평한 암반이 있다
.

지리산, 무등산, 조계산 등 남도의 산들이 대부분 완만한 흙 산인데 비해 월출산은 숲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의 바위산에다 깎아지른 산세가 차라리 설악산과 비슷하다. 뾰족뾰족 성곽모양 바위능선, 원추형 또는 돔형으로 된 갖가지 바위나 바위표면이 둥그렇게 팬 나마 등은 설악산보다도 더 기이해 호남의 소금강이라 한다
.

바람폭포 옆의 시루봉과 매봉을 연결하는 구름다리는 지상 120 미터 높이에 건설된 길이 52m, 0.6m의 한국에서 가장 긴 구름다리로 월출산의 명물이다. 사자봉 왼쪽 산 중턱 계곡에서는 폭포수가 무려 일곱 차례나 연거푸 떨어지는 칠치폭포의 장관을 볼 수 있다. 월출산은 서해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일몰풍경이 장관이고, 봄에는 진달래와 철쭉꽃, 여름에는 시원한 폭포수와 천황봉에 항상 걸려있는 운해, 가을에는 단풍이 아름답다. 월출산은 동백꽃과 기암괴석이 한창 절묘하게 어우러져 해빙기의 등산로로도 압권이다. 천황사에서 계곡에 이르는 1㎞ 남짓한 초입부터 동백꽃으로 곱게 단장하고 있다.


월출산의 운해는 평야의 들바람과 영산강 강바람이 맞부딪쳐 천황봉 정상에서 만들어내는 구름바다가 볼만하다
.

월출산 일대인 영암, 강진, 해남은 "남도 문화유산답사의 1번지"로 꼽을 만큼 문화유산이 많이 남아 있는 곳이다 천황봉을 중심으로 남쪽으로는 단아한 모습의 무위사, 서쪽에는 통일신라 말 도선국사에 의해 창건됐다는 도갑사가, 구정봉 아래 암벽에 조각한 높이 8.5m의 마애여래좌상(국보 144) 등 많은 문화재가 있다. 무위사 극락보전은 국보13, 도갑사 해탈문은 국보 50호다. 또한 도갑사 서쪽 성기동에는 백제의 학자로 일본에 논어와 천자문을 전해 아스카문화의 원조가 된 왕인 박사의 유적지가 국민관광단지로 조성돼 있다.


월출산은 악산이 아닌데도 산행코스가 상당히 험해 어린이를 동반하기는 무리이다. 철사다리가 유난히도 많고 바위와 돌, 그리고 계단도 많으며 계단간격이 높은 곳이 많다
.

월출산 산행기점은 천황사, 도갑사, 경포대, 무위사 등 모두 4곳이다
.
대표적인 등산코스는 천황사를 기점으로 하여 천황사 - 천황봉- 미왕재- 도갑사 코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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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코스는 새벽 6시 동트기 시작할 무렵부터 하지만 우린 역으로 시작하여 도갑사로부터 시작하여 숨이 턱까지 차오를 무렵 1시간여 등산 끝에 도착한 능선 미왕재라 불리는 억새풀이 뒤덥힌 능선에서 온몸으로 바람을 맞으며 향로봉을 거쳐 9개의 바위 웅덩이가 있다는 구정봉. 어떻게 그 웅덩이를 만들었을까? 궁금하기도 하지만…… 구정봉 정상에 가면 우리나라에서 최 고단에 위치한다는 8미터 높이의 국보급인 마애여래상이 깎아지른 절벽에 조각이 되어있고, 그 아래에는 특이한 개구리가 산다는 구시암이 있고 이어서 철 계단과 암벽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타고 오르면 능선에는 연꽃송이, 사자, 뱀의 머리, 매의 부리, 죽순, 붓끝 같은 기암 괴봉이 도처에 널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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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이 났다가 식을 무렵쯤에서 펼쳐진 천황봉. ! 그 달이뜬다는 천황봉이 저게로 구나
.

정상에서는 장흥군 일대와 목포시, 아득히 두륜산과 무등산까지 보인다. 천황봉의 바위 절경을 즐긴 후 하늘로 통한다는 통천문을 지나 자잘한 돌 조각들을 밟으며 때론 철 계단을 오르고 때론 파이프라인을 잡고 건너면서 바람골로 불리는 계곡길을 따라 오르면 바람폭포에 이르고 그 옆에 월출산 명물인 구름다리가 보인다. 암봉에 걸쳐져 있는 다리를 지나다 보면 등골이 서늘해진다.


그리고 이어지는 하산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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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잘스런 돌 자갈을 밟으며 동백나무 잎 파리가 어느 친구의 곱디고운 얼굴처럼 마치 기름 먹은 헝겊으로 하나씩 모두 닦아 놓은 듯한 모습으로 반짝반짝 빛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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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나무 군락지를 지나 물길을 따라 계곡을 터덜거리고 내려서면 6시간에 걸친 등반이 모두 끝나고 천황사 잔디밭에 앉아 영암산 동동주에 두부김치를 한잔 하면서 입가심으로 흘린 땀이 한 순간에 싹 씻는다
.

마무리. 다시 서울로 올라오는 길. 잠깐 졸다시피 하면서 방금 등반을 끝내고 떠나온 월출산을 무대로 한창 영화가 찍어지는 가 싶은데, 군산 휴게소라 하더니만 그때부터 막히기 시작한 길은 서해고속도로를 버리고 국도로 다시 경부고속도로로 해서 밤이 깊어서야 인천에 도착했다
.

추억을 가슴에 안고 지난주에 갔던 도봉산 등산에서는 하산 길에 잠깐 들른 계곡 물 에서 그 작은 가재들과 도룡용이 들이 헤엄치는 것을 보면서 아직은 그래도 자연이 잘 보호되고 있다고 위안을 삼았는데, 좋은 강산 잘 보존하여 영원한 대한민국이 되도록 후손에게 물려 주어야 한다는 걸 다시금 일깨운 주간이었고 이런 모태로 더욱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의지를 다져야 하리라 하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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