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시지 않을 수 없는 밤. 정지아作. 2023.
엄마는 빨치산으로 지리산에서 활동하다가 남편이 죽고, 잡혀서 감옥살이를 한다. 두번째 남편인 아버지는 빨치산 출신으로 마주본 지리산과 백아산의 이름을 따서 '지아'라고 지었다.
고향 구례의 산골에서 엄마의 독특한 학습지도로 공부만 하는 학생이 된다.
어떤 연유인지 아버지는 감옥에 가고 서울로 전학한 중학생인데, 정권의 혹독한 감시는 그냥 내버려두지 않는다. 항상 따라붙는 감시의 눈길. '빨치산의 딸'이라는 꼬리표를 안고 산다.
졸업후에 사노맹기자를 2년정도 했던 경력에 수배자가 된다. 이리저리 피해다니는 과정. 결국은 자수를하고.
여러가지 술 중에서 좋아하는 술은 '양주'성향이다.
지리산 등반중 마신 패스포트.
고교시절의 마지막 방학때 마시던 '매실주'.
도망중에 만난분과의 인연으로 마신 '시바스리갈'.
고향 친구집에서 마시던 황매실로 담은 '매실주'를 단지 째 놓고 밤새 마신다.
영어강사던 데이브와의 12년산 '시바스리갈'.
일본에서 마시던 '사케'.
영화 프로듀서 직업을 가진 후배와 시바스리갈.
지리산 등반후에 남은 돈을 탈탈털어 마시던 남원역의 막걸리.
실천문학에 근무할때 마시던 3박4일의 소주.
고향 반내골에서 큰아버지가 해주던 계란 껍데기에 쌀에 소주를 부어 만든 계란밥.
블라디보스토크로 에서 마신 초고급 보드카 짜르스카야.
몽골에서 마시던 조니워커 블루라벨과 시바스리갈 18년산.
소개받은 회장님과 신라호텔에서 샥스핀에 마시던 노얄샬롯 38년산
밝힐수 없는 나라? 베트남쯤으로 생각되는 곳에서 회장님과 마시던 발렌타인 30년과 그리고 맥켈란1926. 한병에 6억5천이라는 술.
아버지는 광주교도소에 계시고 엄마와 둘이 살때 서울에서 학교까지 찾아온 경찰. 그때 호의를 베풀던 선생님. 딱 거기까지. 조니워커 블루라벨이 바지락 된장국과 잘 어울리는 메뉴. 선생님께 대접하고 싶은 마음.
일본 오사카에서 만난 야쿠자 보스와 마시던 히비키 30년산. 민족 차별 분노로 일본놈들을 쥐이어패고, 목숨걸고 강을 건너 불발탄을 주워 팔아 하루를 연명하고 세월의 끝에는 야쿠자가되어 있던 회장님과의 아오모리 40도.
찬란하던 벚꽃이 지던 아름답게 휘날리던 날. 섬진강 어디메쯤 길거리에서 블루라벨에 취해 춤추던 날.
광주사는 친구의 집에서 양산을 함께 쓰고 장을보러가는 부모님. 밥상에서 생선을 발라 아내의 밥에 얹어주던 모습이 생경한. 그로부터 2년 후 어머니가 암으로 세상을 떴다는 소식. 아버지는 반년만에 새장가를 들고. 그의 딸은 연을 끊고 산다. 다정한 사람은 누구에게나 다정하다. 불행히도 혹은 공평하게도 다정한사람은 다정하지 않은 사람보다 외로움을 잘 못 견딘다.
몽고 초원의 게르에서 모닥불을 피워놓고 마시던 보드카.
아일랜드에서 교수를 하던 이탈리아인과의 인연으로 마시던 레드브레스트 15년, 21년.
2005년 초청 방문한 북한에서 남북한작가4명과 보위부와 안기부 4명이 만난자리. 아버지에게 안부를 전하라는 북한작가. 묘향산 호텔바에서 마시던 위스키. 보위부사람이 시킨 꼬냑. 보위부간부는 늙은 아버지와 닮은 모습. 삐쩍마른 몸매에 툭 튀어나온 광대뼈 형형한. 눈빛. 후배에게 노래를 시킨다. 남파간첩이었던 직원은 허리띠를 풀러 발에 밟고 노처럼 흔들면서 '두만강 푸른물~'.
기타 사연들이 펼쳐진 마시지 않을 수 없는 밤.
마시지 않아도 몽땅 섞어서 마셔 취한 눈으로 밤하늘의 은하수를 헤메는 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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