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카인의 후예. 황순원 作.

no pain no gain 2025. 2. 20. 18:34

카인의 후예. 황순원 作.

해방전후라는 소설을 쓴 이태준이라는 작가가 일제시대의 그 악랄했던 횡포를 잊지 못한다고 했다.

카인?. 성경에 나오는 카인과 아벨? 그 이야긴가 하고 생각했는데 전혀 다른 이야기가 전개된다.

해방 직후에 비행기에서 뿌려지는 삐라.
죽은듯 잠잠하던 집들에서 남녀노소가 몰려나와 줍기에 바쁜것. 일본인의 생명과 재산을. 절대 보장한다는 내용. 여태까지의 긍지와 체면은 없고 실낱같은 희망을 건 겁먹은 얼굴들.
시골 들길에서 파랗게 깎은 머리에 수건을 동이고 얼굴엔 숯검정을 칠하고 남자처럼 변장한 일본 여자들.

황순원은 그 유명한 소설'소나기'로 각인되는 봄날. 먼산 아지랑이 같은 그리움으로 대표되는 작가다.

주인공인 박훈과 그 상대인 오작녀가 펼치는 러브 스토리가 잡힐듯 아스러지는 미묘함을 그려낸 소설이다.
해방후에. 벌어지는 토지개혁과 지주의 청산문제는 남북한 모두의 가장 큰 이슈중의 하나였다.
북에서는 지주의 농지를 몰수해서 소작농들에게 무상으로 나눠준다는 테마를 가지고 혼란한 해방정국의 지렛대로 사용했다. 물론. 결국에는 모든 토지와 주택을 국유로 하고, 집단농장의 일꾼으로 배급이라는 정책으로 지금까지도 살고 있지만, 그때 당시의 여론몰이는 그렇지 않았다.

대지주의 손자인 박훈. 그리고 그 농지의 마름역할을 충실하게 하면서도 자신의 실속을 챙기는 도섭영감. 그리고 그의 아내. 시집간 딸. 오작녀와 아들 삼득이가 펼치는 간막극 같은 거라고 생각한다.

오작녀의 남편은 왈패에 난봉꾼이면서 노름패에다 제멋대로 살아가는 주당이다.
훈이가 평양에서 공부하다가 고향에 돌아와서 사촌동생 혁이와 야학을 운영하고 3년째 되는데, 살림살이를 오작녀가 도와주고 있는 것이다.
벼라별 소문을 다 만들어내는 우물가의 아낙네들. 결국은 오작녀의 없는 임신까지 만들어 낸다.
그걸 미끼로 돈을 울궈내려는 오작녀의 남편.

훈과 혁이는 남한으로 떠날 계획을 세우고, 오작녀의 남편이 군인들의 총을 맞고 죽자, 함께 떠나려고 계획을 세우나 오작녀에게 말하지 못하는 소심과 우유부단과 내적 갈등의 극한점까지 몰고간다.

훈이가 떠난다는 걸 아는 오작녀. 그 후에는 바위 언덕에서 자살로 마감하려고 오작녀는 결심을 한다. 혁이는 떠나기 전에 악랄하게 원한을 진 도섭영감을 살해하려고 한다.
그에 앞서 일을 벌이는 훈.
도섭영감의 옆구리를 칼로 찔렀으나 실패. 낫을 들고 달려드는 영감을 막아서는 삼득이. 어깨에 낫을 찍힌다. 흘린 피로 점점 정신을 잃어가는 도섭영감.

아쉽다면 조금더 길게 마무리를 해서 훈과 혁. 그리고 오작녀와 함께 떠나는 마지막 모습이 보고 싶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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