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류.
풍류라는 것은 제가 가꾼 뒤꼍 대체 채마밭에서 아침이슬을 함뿍 받고 열린 외를 따서 안주로 하여 소주 한 잔을 든다든가, 풀어놓은 소를 타고 돌아오며 퉁소라도 한 가락 분다든가, 사이참을 들다가 논두렁에서 농주에 흥이 나서 꽹매기라도 한 가락 돌린다든가, 글 읽던 밤에 달이 떠 있는 우물물을 깨뜨리고 정갈하게 시원한 냉수를 뜨며 마당가에서 잠시 바람을 쏘인 다든가, 이를테면 물이 맑아 갓끈을 빨고, 물이 흐리면 발을 담그는 그런 것이다.
황석영의 장길산을 읽는 중에 가장 뛰어난 문장을 찾아 즐긴다든가. 풍류란 그런 것이다.
'독후감'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봄날은간다. 이윤기 作. (1) | 2025.02.17 |
---|---|
📚 가을여자. (0) | 2025.02.10 |
📚 장길산 1.광대<재인말>. 황석영作 (0) | 2025.01.12 |
어떤 날. 하루. (1) | 2024.12.21 |
📚 결혼은 세번쯤 하는게 좋아. 고요한作. (2) | 2024.12.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