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 핸드폰

no pain no gain 2023. 12. 31. 14:23

핸드폰. 류진원作.

"제 방은 102호 에요."
그날 밤 시간이 꽤 늦어서야 엔서우이는 3층에서 1층으로 내려가 102호로 들어갔다. 맙소사 그녀 농구공과 신음소리는 기가 막혔다! 약속이라도 한 듯 두 사람은 동시에 오르가즘을 느꼈다. 게다가 온도까지 기가 막혔다. 그녀의 체온은 다른 사람보다 2도 정도 높은 것 같았다. 그녀의 몸에 살이 닿으면 온몸이 짜릿짜리했다. 하지만 뼈는 딱딱했다. 게다가 뭐라고 형언 할 수 없는 가느다란 용수철 같은 것이 정수리에 안테나 처럼 있어 전파를 보낼 뿐만 아니라 받아들이기도 하는 것 같았다. 이 세상에 태어나서 앤서우이는 처음으로 '갈증 해소'라는 표현이 정확히 어떤 의미인지 알게 되었다. 위엔쥐엔이나 다른 여자들과 가졌던 잠자리는 갈증해소와는 거리가 멀었다. 이전까지의 잠자리는 순식간에 초를 씹어 먹는 맛이었다.  우유에가 갈증을 해소시켜 주는 것은 이것으로 그치지 않았다. 그 짓을 하는 동안 내내 우유에는 세상에서 가장 지저분한 음담패설과 욕지거리들을 마구 쏟아냈다. 그녀에게 흘린 그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마음속 깊은 곳에 있던 가장 은밀하고 지저분한 평소에는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던 말들을 전부 다 내뱉었다. 새벽 2시부터 아침 6시까지 두 사람은 한순간도 쉬지 않았다. 쉴 새 없이 몸을 움직였고 한 순간도 입술을 멈추지 않았다. 몸에 갈증만 해소된 것이 아니라 위장도 더러운 욕으로 세탁된 것 같았다. 철저하게 더러워지고나니 오히려 때 묻은 옷을 벗어놓고 세옷을 갈아입은 것처럼 몸이 깨끗하고 상쾌해진 기분이었다. 어둠이 지나가면 환한 대낮을 맞이하는 법이다. 엔서우이는 처음으로 욕설의 장점을 알게 되었다. 욕을 실컷 하고 나니 환골탈태한 듯 마음이 정화된 기분이었다. 그 짓이 마치 소독약처럼 느껴졌다.

베이징으로 돌아오는 엔서우이는 황홀한 상태로 보름을 보냈다. 생활에 치인것 같았다.

예전에 저질렀던 불장난들을 돌이켜보면 침대에 오르기는 쉬웠으나 내리기가 쉽지 않았다. 상대방이 일을 어렵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억제하는 것이 힘들었던 것이다.  잘못된 길에는 항상 이겨내기 힘든 유혹이 있기 마련이었다. 옆으로 갈수록, 구비가 많을수록, 유혹도 더 컸다. 그러나 불장난은 어디까지나 한낮 장난에 불과했다.

" 핸드폰 안에는 다른 사람에게 알리지 못할 비밀이들이 얼마나 많이 담겨져 있습니까? 이런 식으로 하면 언젠가는 핸드폰이 수류탄으로 변할 것이 분명합니다. 제가 보기에는 차라리 핸드폰 안에 있는 비밀을 전부 공개해 버리는 것이 나을 것 같습니다."

중국소설. 방송진행자의 핸드폰은 얼마나 많은 비밀을 품고 있을까?
속이고 속는 판도라의 상자처럼. 열려서는 안되는 비밀이 세상 밖으로 나온다.
중국문학의 특성상 긴 서설과 짜임새 없는 지루한 장동사니 이야기가 많지만 해드폰이 가지고 있는 우주의 세계는 무한대다.
단, 남이 알기 전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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