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범죄. 그 실패.
하루는 서쪽으로 달려서 전류리포구 지나 김포 석탄리철새조망지 를 달렸고.
그곳에서 나를 반기려는 철새들의 군무가 펼쳐진다.
하루는 동쪽으로 달려서 탄천까지.
다음엔 모란시장까지.
어디선가 들은 바로는
숭늉을 끓일때 넘치지 않게 하려면 냄비에 나무주걱을 올려두면 된다고 기억이 났다.
잠시 잠깐의 시간.
이것을 불가에서는 찰나의 시간이라고 한다지?
어디선가 머리카락 혹은 대나무가 타는 냄새가 나는듯 싶었는데.
펄펄 끓고있는 숭늉이 넘치지는 않았는데 주걱의 머리부터 얼굴을 향해 등신불처럼 타오르는 중.
급하게 불을끄고. 훌훌불어 마시면서 어떻하면 완벽하게 범죄를 숨길수 있을까?
그래. 모란시장에 가자.
가서 흡사한 주걱을 사서 대체하면 될거야.
자전거 타고 달려서 굴포천을따라 아라뱃길 지나 행주대교와 방화대교. 그리고 여의도와 잠수교 지나서 탄천에 도착. 롯데빌딩이 보이는 삼거리에서 물을 마시면서 생각하니.
오늘은 모란민속장 날이 아니구려.
그렇다면 리턴.
세상은 변해서 이젠 모란시장 잡동사니가 다이소에 다있소.
그래도 모란민속장은 화훼와 먹거리의 경쟁력이 있어. 어느 좌판인가에는 소주한병에 만원을 내면 돼지고기 부속으로 볶아주는 안주가 무한리필.
어느 봄날의 화려할 그날을 꿈꾸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