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들깨수재비

no pain no gain 2023. 12. 3. 14:41

들깨수재비의 추억.

예전에 검단산에 간부산행을 갔지요.
그리 높지는 않지만 땀을 흘리고 쉬었다가 올라가고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이 안개가 흩어지는 한강의 절경이 참 멋드러졌던 기억.

반대편으로 내려서는 길.
팔당댐 아랫쪽에 산속에 있는 식당에서 함께하던 식사자리.
메뉴는 들깨수재비 였지만 실은 다른 코스요리에 고기와 야채. 그리고 좀 시골스러운 반찬들이 많이 나왔던 걸로 생각되는데 역시 삼겹살은 빠질수없는 화려한 식사를 마칠 즈음에 마지막으로 나온 그날의 주인공 "들깨수재비 "

반공기 정도되는 양.
모두들 후루륵. 들이 마시듯 적은 양으로 조금 더 먹을수없냐는 질문에 준비한게 그것 뿐이라는 대답을 듣고 회식을 마쳤지요.
그리고 남은 미련. 조금더 푸짐한 들깨수재비가 오랫동안 생각이 났어요.

몇일전에 시골에서 힘들게 만든 도토리가루를 사왔는데, 휴일 점심 메뉴로 들깨가루를 곱게 쳐서 끓인 육수에 도토리가루가 듬뿍 들어간 들깨수재비. 마치 수제비 속에 고기를 넣은 듯한 쫄깃쫄깃한 그 식감이 바로 옛추억을 들춰낸 황홀감입니다. 거기에 곁들인 쪽파를 감아서 만든 동치미까지.

훌륭한 한끼입니다.

여가로 어제 다녀온 후배아들 결혼식장에서 만났던 후배들. 모두 건강하게 곱게 늙어가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습니다.
아들을 태국 왕립대학교에 유학을 보냈더니, 덤으로 며느리까지 데리고 온 아들. 앞으로 잘 살겠지요.





'수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포종점.  (2) 2023.12.07
살면서  (2) 2023.12.05
오래된 자동차  (0) 2023.11.25
완전범죄.  (1) 2023.11.24
오래된 지인.  (0) 2023.1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