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 지옥.
사마루 친구가 땅콩 씨앗을 줬는데 그 친구는 그해 먹어보지 못하고 죽었다.
그리고 남은 종자로 하우스 옆에 텃밭에 100여평 농사가 시작됐다.
처음엔 어떻게 할줄모르고 석회와 유기질비료를 뿌리고 밭을갈아 시작된 땅콩지옥.
수확은 생각보다 많았다.
문제는 기계를 사용하지않고 삽으로 고랑과 이랑을 파고 오로지 손으로만 이루어지는 작업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생산된 수확물은 여기저기 선물로 나가고. 투자대비 수입은 0원. 그냥 반찬해 먹는 수준이다.
다음해도 마찬가지. 그렇게 개고생하고 피와 땀과 눈물로 지은 농사.
이제 3년차. 이번에는 친구가 기계로 비늘을 씌워주는 바람에 담배로 대신 보상을 했다.
중간에 땅콩의 특성상 자방병이 나오기 시작하면 비닐을 걷고 포기 중앙에 수로에 있는 흙을 한삽씩 떠서 복토를 해서 수확량을 2배로 늘려야한다. 어렵지 않은 작업은 없다.
올해는 유난히 줄기차게 내리는 비에 수확시기가 점점 멀어져간다. 왜냐하면 비가 내리면 밭이 뻘처럼 변해서 말라야 수확이 가능하다. 그러다보니 늦었다. 시기를 놓치면 땅콩줄기가 썩어서 줄기잡고 뽑으려고해도 모가지가 짤려서 나오지도 않고, 땅속의 땅콩은 발아가되서 먹지 못하는 불량 땅콩이 나오게된다. 4명을 투입해서 1박2일에 걸친 대대적인 작업. 단조로 두둘겨서 만든 삼지창으로 한포기씩 뒤집으면 나머지는 호미로 주변에 흙을 긁어 숨겨진 땅콩을 마치 호주의 오팔을 캐어내듯 찻아내는 작업이다.
그렇게 해서 70% 작업하고 다시 3명이 가서 나머지 작업을 마쳤다.
캐낸 피땅콩을 물로 씻고 바람에 말리고. 멀쩡하게 보이는 것만 선별작업을 거쳐서 1키로에 만원씩 판다. 물론 1봉지라도 배달이다.
그렇게 얻은 수입 71만원.
결산하면. 3년 동안 서하리를 66번 갔고.
연료는 41번 급유를 했으니 대략. 2460리터.
노동력은 공짜로 쳐도 가성비가 나오지 않은 작업. 단지 선물로 기분좋은 친목의 선물인 셈이다.
경제학을 공부하면 여러가지 이론이 나오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기회비용과 효용가치라고 요약할 수 있다.
어디다 들이대도 아무런 답이 나오지 않는 땅콩농사. 그걸 왜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