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가라. 서커스. 천운영 作.
중국 연변에서 고대사를 연구하던 학자. 뭐하러 한국으로 왔는지. 속초 해변에서 온갖 잡일을 다 하고 산다.천삼백년 전에 만주와 연해주 땅에 해동성국이라 불리던 나라 '발해'를 연구하던 독립군의 후예. 한국은 과거의 업적을 알아주지 않는다. 그리고 '그'를 사랑하던 여인 림혜화.
당뇨로 발을 잘라낸 엄마는 좀 덜 떨어진 형을 장가보내기 위해 중국으로 선을 보러 보낸다. 동생과 함께.
" 비행기를 타고 옌지(延吉)에서 다시 버스를 타고 세 시간을 달려 둔화(敦化)에 도착했다. 여자의 집이 있는 사허옌(沙河沿)까지 가려면 다시 작은 버스를 타고 삼십 분을 더 들어가야 했다. 여자는 이 길을 사십시간 걸려서 왔다고 했다. 기차여행으로는 도저히 상상이 안 가는 시간이었다."
한국으로 온 여자. 부천 복사골이라 불리던 동네에서 오리탕집을 하는 형과의 생활이 시작된다. '나그네' 남편의 역할이다.
무량없는 생활의 연속.
" 산 쪽으로 볼일을 보러 가다가 베롱나무 아래 누운 엄마를 보았다. 낮잠은 자고 있다고 생각했다. 나무 그늘 아래에서. 나는 엄마가 되도로 깨지 않도록 발소리 죽이며 산 밑 도랑까지 갔다. 비가 오면 제법 시원하게 흐르는 도랑에 볼일을 보고 나서 담배까지 한 대 피우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엄마는 갈 때 보았던 모습 그대로 누워 있었다. 엄마에게 다가가서 기척을 내도, 엄마의 어깨를 흔들어대도, 엄마의 누운 모습은 변함이 없었다...... 엄마의 죽음은 그렇게 발견되었다
속초에서 동춘호를 타고 친구와 '따이공'이 된다.
세관에서 으례 뇌물로 바치는 약간의 선물 같은걸 가방을 열면 잘 보이도록 암묵의 약속된 통과의례.
엄마는 죽고. 동생은 떠나고. 여자와 남겨진 형은 그 여자가 떠날까봐 줄로 손과 발을 묶고. 결국은 여자가 떠나고. 언젠가 만났던 고향. 그곳 중국여인에게 찾아간다. 몸을 의탁하고. 추근대는 식당주인의 성화에 다시 길을 나서 지하철 통로에서 각종 약을 파는 사람에게 의탁을 한다.
자립하기위한 일자리. 모텔 '상그릴라'의 청소부가 되고. 사장이라는 자의 은근한 눈길과 협박. 나그네 와의 결산을 유산한다. 그리고 다시 방랑길.
형은 함께 배를 타다가 안개속으로 점프.
바다로 사라진다.
혜화는 고향의 흰 사과배꽃이 만발한 그곳으로 가기위한 방편인가. 옛 애인이었던 그 사람을 찾아 속초로 간다. 몽롱한 의식. 그 사람은 땟목을 타고 발해속으로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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