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봄봄

no pain no gain 2023. 4. 3. 13:33

봄. 그리고 소생.
지난겨울 머릿속은 온통 텃밭에 가있다.
언젠가는 파야지.
단조로 만든 삼지창. 참 그녀석 쓸만하다.
힘껏 땅에 박고 제끼면 뒤집어지는 흙덩이.
나무로 만든 자루였다면 벌써 몇개는 부러졌을 것을.
숙면하고 나온 각종 벌레와 길고 굵은 왕지렁이들. 자세히 보면 마치 바늘이 올라오듯 이제 막 싹이터서 모여있는 잡초들.
하루이틀사흘. 그렇게 한노동의 댓가로 파고 이랑과 고랑을 만들고. 비닐과 부직포로 덮고.

온몸이 부서져라 노동을하고 지친 허리와 퉁퉁부은 손. 부시시한 얼굴로 작년에 못캐고 남은 더덕 몇개가 식탁에 올랐다.

비가 온다는데 뭘 심을까 구상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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